운악산 산행 10월 30일 후기에요.
2011년도 어느새 두 달정도 남겨두고 있네요.
10월 30일, 운악산 등산 행사, 작년이(2010년 10월 28일 스키장 개장)라면 스키장에서
스노우보드를 타고 있을 때인데, 올해는 시즌이 늦어져서, 운악산으로 산행을 다녀왔어요.
얼핏 가볍게 식물탐사 위주로 하신다는 글을 보고 마음 편히 임했는데,운악산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코스라고하시더군요.
제가 하루종일 서서 견디는 일을 해야하고, 맡은 업무도 많다보니, 휴식도
없이 생활해서인지, 허리와 무릎이 좋지 못해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어요.
의사선생님이 휴식을 취하라고하시는데, 그런 식으로하자면 평생 해야할 일을
몇 번이나할 수있을까해서, 무리가되는 줄 알면서도 산행에 합류하게 되었답니다.
처음 산행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높은 산(해발 930미터가량)을 올라다니지
않았던 분도 있으셨어요. 처음에는 차량 정원에 맞게 접수가 되었었는데, 나중에
정족수가 변경되었더라고요.
산행을 한다는 것이 건강한 두 다리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요즘 10대나 20대들은 힘든 운동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하더군요. TV의 영향으로
닭가슴살과 근육보충제만 먹고 실내운동을 하는 것이 고작이라고해서 씁쓸한
느낌이었는데, 산행을 하다보니, 주축은 역시 50대와 60대쯤되신 아주머님과
아저씨들 뿐이셨어요. 우리보고 젊은 사람들이 산에 오는 것을 보고 무척 반가워
하셨을 정도여서 숙연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어요.
리딩 라이더이신 바람의전설님께서 산행시간보다 휴식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주셔서,
다리가 아팠지만, 그래도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살아오신 세월동안 늘 남을
먼저 배려하시는 마음씨를 본받고 있습니다. 수면시간도 충분치 않으신데도 항상
좋은 분의 경쾌한 말씀과 선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출발하면서부도 평균 15도정도의 계속된 비탈길을 걷는 것도 괜찮았고, 산길이
나오면서부터 적당히 가파른 길도 좋았습니다. 초입부터 산중턱까지는 온통 돌과
바위뿐이라서 식생대가 약했는데, 산정상에 올라가니까, 마치 우리들이 자주 가는
뒷동산처럼 흙도 많고, 나무나 풀들도 많아서 신기했어요.
바람의 전설님께서 우리나라 고산지대는 바위에 흙을 살찍 얹어 놓은 형태가 많다고
하셨는데요. 정상은 지면이 넓어서 흙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지만, 산비탈진 곳은
내린 비와 바람으로 흙이 쓸려내려가고, 거기다가 사람들이 오르내려서, 흙들이 모두
깎여버린 까닭에 돌만 남은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대표적인 산이 바로 도봉산인데,
지난 번에 갔던 도봉산계곡은 완전히 파괴되어서 계곡에 바위, 돌로 메워져 있었어요.
운악산도 사람들이 더 몰려들면 그렇게 될 것이라는 말도 와 닿았답니다.
마음씨가 착한 사랑초 님, 언제나 예쁜 웃음을 짓고 있는 설향 님, 지난 번 식물탐사에서
뵈었던 우렁이 님, 처음 뵈었던 레쓰비 님, 그리고 항상 무슨 일에든 악한 것이 아니라면
최선을 다하시는 열정적인 바람의 전설 님...... , 선하고 아름다운 분들과 함께한
산행이어서인지, 하늘은 더욱 파랗고, 바람은 더욱 신선한 것 같았어요. 45도가 넘는
경사면을 가진 바위에서 바위기공, 그리고 좋은 물을 마시는 것도 수기공에 하나라는
가르침을 9년 전 토기공 때 들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바위를 얉게 타고 흐르는
물을 나무가지로 품어 올려서 마시는 신기한 체험도 즐거웠습니다.
제가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회원님들을 많이 살펴드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하산할 때는 걷는 것보다 살짝 뛰는 것이 나아가기에 편해서 그렇게 했는데,
균형만 잘 잡으면 괜찮다고 하셔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끝나고나서 참나무 장작 바비큐집에서 맛난 바비큐로 마무리를 했던 것도
좋았어요. 항상 고맙고, 소중한 분들과 평생토록 인연을 이어갔으면합니다.
퇴근 시간을 지나고나서도 잔무가 많아서, 후기를 쓸 시간이 또 안 날 것 같아서,
마침 잠시 시간이 난 틈에, 시간을 내서 후기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