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라바트 카라반싸라이를 둘러보고 근처상점에서 기념엽서 3장을 사고, 언
덕을 돌아서 계곡으로 혼자서 내려왔다. 상점 문 앞에 걸려있는 온도계에는 그
때의 기온이 -2°C 를 가리키고 있다. 새벽녘에는 어쩌면 온도가 이 보다 더 낮
았는지도 모른다. 한낮의 더운 날씨는 30°C 가까이 되지만, 원체 고지대인데
다가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 더위는 별로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피서지로 유
명한 곳이다. 현지에 사는 사람들은 그냥 긴팔 옷과 긴 바지를 입고서, 낮이나
새벽에도 잘 견디면서, 추위도 더위도 타지 않는 것 같다.
▲ 타시라바트 카라반싸라이를 구경하고 돌아나오면서 눈길을 다시 돌리게 된다
▲ 타시라바트 옆에 있는 유르트마을과 뒷산에 완전히 햇살이 맑다
▲ 타시라바트를 관람하고 언덕배기에 풀을 뜯는 양떼들을 보고, 너머 산등성이를 촬영
계곡 언덕배기에서 자전거 트레킹 팀을 만났는데, 모두 젊은 사람으로만 이
루어져 있다. 정말 멋진 여행을 즐긴다고 생각하면서, 계곡으로 내려와 개울
을 건너서 초지(草地)를 가로질러 숙소인 유르트 마을로 돌아가려고 마음 먹
었다. 개울 가운데 바윗돌이 하나 놓여있어, 팔짝 뛰어 두 발을 그 바윗돌에
건너놓을 요량으로 그냥 뛰어 건넜다. 아뿔싸! 그 바위의 가장자리에는 물이
얼어 미끄러운 얼음이 붙어 있었다. 그만 미끄러져 깊은 개울물에 빠지고 말
았다. 물깊이는 거의 허리까지 찼다. 양말위에 스타킹도 신고 등산화를 신었
다. 그리고 아랫도리는 팬츠에 긴 바지까지 입었으니, 몹시 차갑고 입은 옷과
신발에 물을 흠뻑 먹어 몸이 몹시 무겁다.
▲ 타시라바트 주계곡으로 내려오면서 멋을 부리며, 내려와 함류하는 다른 계곡을 감상
▲ 타시라바트계곡의 개울물이 그냥 계곡의 단순한 도랑으로 알고 행동하면 위험하다
▲ 타시라바트계곡의 주변 경개 좋고, 목좋은 곳에는 관광용 유르트가 곳곳에 있다
혼자서 간신히 초원 풀밭으로 몸을 끌어올려 일어섰으나, 걸을 수가 없다.
아랫도리가 너무 차가운데다가 물먹은 옷으로 인하여 몸이 한 짐이나 되게
무겁고, 발목도 삔 것 같다. 할 수 없이 등산화 끈을 풀어 신발을 벗고 양말
과 스타킹, 팬츠와 바지까지 모두 벗어 물을 짜내어 옷을 털어서 다시 입었
다. “아이구, 차가워!” 그리고 오늘 스케줄은 유르트로 빨리 돌아가서 아침
을 먹고, 나린(Naryn / 纳伦)쪽에서 오는 차를 타고 아트-바쉬(At-Bashy /
阿特巴希)를 거쳐 나린(Naryn)으로 가기로 되어있다.
▲ 유르트 앞에 서있는 키르기스 아주머니
▲ 계곡을 내려오는데, 중간 언덕배기에는 말을 많이 기르는 집이 있다.
▲ 말을 초원에 몰아내어 풀을 뜯게 하고, 어떤 말에서는 말젖을 짜고 있다.
▲ 계곡의 초원과 언덕배기에는 아침햇볕이 들었다.
물을 짜내기 위해 옷을 벗었다가 갈아입으니 처음엔 몹시 차가웠으나, 유르
트로 빨리 돌아가서 아침을 먹고 오늘의 계획을 실행하려니, 긴장되고 추운
줄도 몰랐다. 어떤 속도로 어떻게 뛰어왔는지도 모르지만, 갈때는 양떼와 함
께 막 뛰어갔는데도, 타시라바트(Tash Rabat) 까지 가는데 40분 정도 걸렸
는데, 돌아올 때는 개울을 건넌 시점부터 30분이 조금 더 걸렸다. 유르트에
는 이선생이 기다리고 있고, 독일인들도 모두 짐을 싸고는 필자를 기다리면
서 아침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 계곡의 넓은 초원에서 보이는 다음의 가물가물한 유르트마을인데, 아주 멀다.
▲ 초원을 가로 질러 오는데, 들꽃 속에서 에델바이스형이 보여 사진을 찍었다.
▲ 계곡의 초원을 지나고 작은 물도랑을 건너서 한참을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 타시라바트 계곡을 걸어서 내려와 묵었던 숙소마을로 돌아왔다.
필자는 속옷 팬츠와 바지를 벗고, 양말과 스타킹을 벗어 발과 온몸을 마른
타월로 깨끗이 닦았다. 물에 젖은 옷가지와 양말은 비닐봉지에 넣었다. 그
런데 큰일이다. 발등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퉁퉁 부어올랐다. 곧 괜찮아
지겠지(?) 그냥 젤리 약을 문질러 바르고, 파스를 한 장 붙였다. 그리고 양
말과 조깅화를 신고, 긴 바지를 입었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양, 유르트
주위를 서성거려 보았다. 조금 후 모두 둘러앉아 아침식사를 하였다. 식단
은 키르기스인들이 항상 즐겨 먹는 "리뾰쉬까" 빵을 자연산 벌꿀에 찍어먹
고, 말이형 빵도 따로 있었으며, 역시 양고기 수프에다가 설탕과 잼(jam)이
나왔다. 간단한 메뉴이지만, 배를 채우기 위해 "리뾰쉬까"빵과 꿀은 더 달
라고 요구하면, 더 가져다준다.
▲ 타시라바트 유르트의 자고 나온 집앞에 옷을 갈아입고 서서 한컷 촬영
태연한 척 옷을 갈아입고 오늘의 일정을 준비했지만, 발등이 아파온다.
▲ 조반 식탁 - 어제저녁처럼 이선생과 두류봉 그리고 독일인 3인 - 5명이 같이 먹었다
▲ 아침을 먹으면서 배가 안 차면, "리뽀쉬까" 빵을 더 달라고 하면 갖다 준다.
아침을 먹고 나서, 목축을 하는 주인집의 양우리(羊牢)라든지, 말들이 모여
있는 곳과 소에서 우유 짜는 장면 등을 구경하였다. 개도 여러 마리 기르는
데, 아침 일찍 우리(牢)에서 초지(草地)까지 양떼들을 몰아내주고, 저녁에 양
떼를 몰고 오는 일은 개가 맡으면서 밤 동안에는 그 개들이 양우리 앞을 지키
고 누어 있었다. 그리고 양젖에서 물기를 더 빼내고 치즈로 변화시키는 과정
도 보았다. 주로 이런 여러설명은 22살 먹는 주인집 딸이 비슈케크대학 영문
과 3학년생인데, 여름방학이라 집에 와 있는 이 아가씨가 투숙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영어로 설명해 주었다.
▲ 타시라바트계곡 숙식 유르트 주인집 유제품 보관창고
▲ 양젖에서 이렇게 물기를 빼내서 치즈를 만든다
▲ 주인 아저씨가 양젖을 소중히 다뤄서 함께 합한다.
▲ 주인집에서 기르는 양떼들은 산위로 올라갔고, 소들은 집 가까운 곳에서 풀을 뜯는다
필자의 원래 오늘 계획은 아트바쉬(At-Bashy)를 거쳐서, 나린(Naryn)을 구경하고 나린(Naryn)에서 말을 타고 트레킹으로 나린강(Naryn River)과 나린 산곡(山谷)의 초지에 놀다가 오후에 나린으로 돌아와 거기서 하루 묵 을 계획이었다. 걸을 수가 없기때문에 이선생에게 먼저 가고 필자 혼자 타 시라바트(Tash Rabat) 유르트에 남겠다고 말하였는데도, 필자와 같이 가 겠다고 하면서 버스를 타지 않는다. 그런데 운이 좋다. 10시반 쯤 중국여 행객 한 팀이 버스를 타고 들어왔는데, 내가 가서 인사를 하면서 침(鍼→針) 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물었더니, 한사람이 있단다. 그리고 그 사람 을 만나니, 필자의 삔 발에다 침을 놓아주었다(他给崴了的脚上扎针). 그 순 간 귀신같이 아픔이 가시고, 부기가 떨어진다.
▲ 주인집의 딸로 비슈케크대학 영문과3학년인 아가씨와 두류봉
▲ 자기집 외동딸이 최고의 보물이라고 말하는 주인 아주머니와 딸을 한 컷
▲ 관광용 유르트타운에서는 관광객의 증감에 따라 유르트를 더 세우거나 걷기도 한다
▲ 타시라바트계곡의 초원에서 풀을 뜯던 마소들이 개울가로 나와 물을 마신다
▲ 넓은 초원을 전체로 볼 때는 편평해 보여도, 실제로는 굴곡도 많고 웅덩이도 많다.
▲ 초원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산에는 나무가 없고, 흙만 보여 황량하다.
조금 앉아서 쉬다가, 신발을 슬리퍼로 바꾸어 신고 스틱을 지팡이로 하여 걸 어보니 그런대로 걸을 정도는 되었다. 그 때 미니버스가 또 한 대 마을로 들어왔다. 발등이 이 정도 아프다고 이런 귀중한 여행에 시간을 까먹는 것은 너무 아까운 일이다. 조금 무리이지만 그냥 버스를 탔다. 아트바쉬(At-Bashy)를 거쳐, 나린(Naryn)으로 가는 버스였다. 타시라바트(Tash Barat)골짜기를 나가면서, 공동묘지를 구경하고, 아트바쉬(At-Bashy)읍내에 도착하여 읍내의 여러곳을 이리저리 돌아보았다. 그 유명한 가축시장도 둘러보고, 일반시장도 돌아보았다.
▲ 넓은초원을 지나서 공동묘지로 가는 길 - 멀리 지평선이 보이고 햇살이 빛난다
▲ 초원 바깥으로 언덕배기 산언덕이 형성되어 있다
▲ 한 없이 넓은 초원 저 너머로 끝간 부분에 산이 보이고 지평선이 형성되어 있다
▲ 아트바쉬의 공동묘지는 이슬람식으로 형성되어 조금은 화려한 편이다 (가)
▲ 아트바쉬의 공동묘지는 이슬람식으로 형성되어 조금은 화려한 편이다 (나)
▲ 아트바쉬의 공동묘지는 넓은 곳에 터를 잡았고, 멀리 보이는 산은 높은 고산이다
▲ 이슬람식 묘지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어떤 것은 너무 화려하다.
아트바쉬(At-Bashy)군은 넓은 초지(草地)에다 아트바쉬강이 흘러 충분한 물을 공급하여 주어 목축업이 발달하였다. 동쪽에서 흘러내려와 계곡으로 흐르면서 아트바쉬산맥(At-Bashy Range)의 물을 받아 더욱 큰 물줄기를 이룬 뒤에 아트바쉬강(At-Bashi River)은 북서쪽으로 흘러가는데, 바이비체투산 맥(Baybiche-Too Range)의 협곡을 지나 도스투크(Dostuk) 근처에서 나린 강(Naryn River)에 합해진다. 아트바쉬군(At-Bashy District)은 나린주의 5개군(郡)중에서 면적은 가장 넓지만, 인구는 5만명(2002년현재 50,118명) 을 겨우 넘을 정도로 인구밀도가 희박한 곳이다.
▲ 나린주가 키르기스 7개의 주에서 가장 면적이 넓고, 아트바쉬군은 나린주의 5개군에서
면적이 가장 널다. 지도의 붉은 부분이 아트바쉬군이고, 나머지 선 경계까지가 나린주.
▲ 아트바쉬 읍내 시장 풍경 <1>
▲ 아트바쉬 읍내 시장 풍경 <2>
▲ 아트바쉬 읍내 시가지 모습
아트바쉬군(At-Bashi District ; 阿特巴希郡)에는 군 전체에 <aiyl okmotus> 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리(里)나 혹은 면(面)에 해당하는 10개의 농촌공동체가 있는데, 각 농촌공동체에는 그 중심 마을을 포함하여 1개 이상 5~6개의 마을이 소속되어 있다. 아트바쉬군에 속하는 10개의 농촌공동체는 다음과 같다.
▲ 아트바쉬 읍내 시가지 전경<가>
▲ 아트바쉬 읍내 시가지 전경<나>
① Ak-Jar aiyl okmotu (center - village Ak-Jar)
② Ak-Moyun aiyl okmotu (center - village Ak-Moyun, and also village Birdik)
③ Ak-Muz aiyl okmotu (center - village Ak-Muz)
④ Ak-Taala aiyl okmotu
(center - village Imeni Kalinina, and also village Terek-Suu)
⑤ At-Bashi aiyl okmotu (center - village At-Bashi)
⑥ Acha-Kaiyndy aiyl okmotu (center - village Acha-Kaiyndy)
⑦ Bash-Kaindy aiyl okmotu
(center - village Bash-Kaindy, and also village Bolshevik)
⑧ Kara-Koyun aiyl okmotu
(center - village Kyzyl-Tuu, and also village Kara-Bulung)
⑨ Kara-Suu aiyl okmotu (center - village Kara-Suu, and also village Dyikan)
⑩ Taldy-Suu aiyl okmotu
(center - village Taldy-Suu, and also villages Ozgeryush, Pervomayskoe)
▲ 아트바쉬 읍내에 사는 사람들
▲ 아트바쉬에서 농사짓고, 채소를 가꾸는 광경
▲ 아트바쉬 아이들이 양을 먹이고, 물을 긷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