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계급], 미국/벨기에, 2013.
이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뭐랄까? 정부출연기관이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있고, 바르게살기 운동본부가 있다. 단체의 목적이라면 둘 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보다 더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지만, 한 단체는 기득권층에 대한 반기를 들고, 다른 하나의 단체는 기득권층을 옹호하는 듯한 정부출연기관이다. 뭐, 전적으로 내 주관이고,혼자 만이 지닐 생각이므로 누군가가 정정하려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 5계급]이란 영화는 위키리스크의 창립자인 줄리언 어샌지와 그의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그 결말은 마치 정부출연기관이 그들의 배후인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는 듯한 인상이다.
줄리안 어샌지는 보안이 철저한 플랫폼 안에 내부고발자들이 쏟아내는 비밀스런 정보들을 싣고자 한다. 그의 첫번째 원칙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이며, 두번째로는 그들이 올리는 자료에 대해 어떠한 편집도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샌지가 만든 <위키리스크>에 스위스 비밀계좌에 거대한 탈세금들이 모여있음이 제보되고, 남미 국가의 반인권 문제 자료들이 업로드 되고, 어샌지가 활동하는 아프리카 상황에 대해 전세계 네티즌들이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던 중 미국이 이라크에서 저지른 추악한 민간인 학살 장면과 군인들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고, 세계의 경찰 미국은 어샌지와 <위키리스크>를 뒤쫓는다. 비단 미국 뿐만아니라 러시아와 다른 나라들도 어샌지를 감시하는데.
미군의 과잉대응을 고발한 내부고발자의 신변이 밝혀져 연행되고, 그가 제보한 CD를 통해 수 십 만건의 군사기밀자료가 노출될 위기에 처하는데, 그동안 어샌지를 지원하던 동료와 특종에 대한 욕심으로 그에게 협조한 유력 신문들이 편집 없이 고개하는 것에 대해 반기를 든다.
이유인 즉슨, 내부고발자 및 선량한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모두 공개된다는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는 이 부분에 아주 아주 많은 시간과 장면을 할애한다. 그래서 정부출연기관(뭐, 미국의 어떤 기관이겠지만)이 친정부적인 모습을 보이는 영화라 평가한 것이다.
반면 줄리언 어샌지에 대해서는 편집 없이 원본을 그대로 올리는 것이 맞다는 강경론자로 그려놓음으로써 마치 독재자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 것처럼 묘사한다. 또한 내부고발자 문건이 공개되었을 때 선량한 사람들에 대한 피해는 어쩔 것이냐며 관객에게 반문하고, 내부고발자의 신변보호를 위한 플랫폼이 허술하다는 점까지 강조한다.
영화는 <페이스북> 창업자들의 혁신과 갈등을 그린 [소셜 네트워크]
와 닮아가려 했는지 모르지만 분명 [제 5계급]은 기득권층의 자기 옹호적인 냄새가 짙게 배어있다.
또한 어샌지의 말대로 고발된 원본에 대해 편집한다면 더이상 원본이 아닌 것이다. 즉, 편집본은 진실에서 멀어진다. 적어도 <위키리스크>에 고발된 내용이라면 원본이어야 한다. 선량한 사람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해서 대중을 이용하려는 기득권층의 자기합리화 역시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추가 :
인도의 카스트 제도
브라만 - 승려 4%
크샤트리아 - 귀족, 무사 7%
바이샤 - 평민 12%
수드라 - 노예 77%
그 외 불가촉천민 파리아 : 이들은 어떤 먹을거리든 가리지 않고 먹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