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경춘선 강촌을 가다!
한 마음교회의 등산팀 멤버들과 함께 경춘선을 타고 강촌을 향했습니다. 남성 10명, 여성 3명, 아이들 9명 이렇게 22명이 되었습니다. 이들 모두가 열심히 사는 분들입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성실하게 주간을 보내다가 토요일에 등산모임에 참석했네요. 토요일날에 출발하는 오랫만의 등산이 참으로 기대가 되었습니다. 평내호평역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경춘선이 전철로 개통되기에 평내호평역은 새로운 역으로 단장을 했습니다. 가는 길은 입석이고 오는 길은 좌석입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내가 사는 금곡동에서 출발해서 평내호평역까지 갔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힘이 좀 들기는 하지만 이제는 제법 자전거여행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건강에도 좋고 타다보면 이력이 붙어서 오르막을 올라가는 힘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기차안은 서울에 있는 어떤 유치원에서 가족여행을 즐기는 분들로 출발하기 때문에 좌석이 꽉 차있었습니다. 우리가 타고 있는 열차간입구에는 라틴계통의 사람들이 제법 유쾌하게(시끄럽게?) 큰 목소리로 담소하며 여행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함께 가는 남성분들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늘 대화는 사람들을 유쾌하고 기분좋게 만드는 것같습니다. 사업하는 이야기, 교회를 섬기는 이야기, 옛날 이야기, 사람살아가는 이야기 등으로 이야기 주제도 다양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강촌역에 도착했습니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김집사님의 아들이 좋은 파트너로 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유치원에서 공동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팀들도 강촌역에서 내렸습니다. 우리들은 열심히 걸어가는데 이 팀들은 자전거로 이동을 했습니다. 여성들은 혼자 탔고 남성들은 뒤에 아이를 태우고 탔습니다. 제법 오르막길이 많이 있어서 아버지들은 아버지 노릇하느라고 꽤나 힘이 들어했습니다. 혼자 오르기도 쉽지 않은 길인데 뒤에 아이까지 태우고 패달을 밟아야 하니까 힘이 들 수밖에 없지요. 평소에 운동을 했던 분들은 할 만 했지만 운동이 부족한 분들은 힘이 좀 든 것같습니다. 그래도 그들 모두는 행복해 보였습니다. 크는 아이들의 부모노릇하는 일은 힘이 들기는 하지만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구곡폭포가 있었습니다. 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높은 골짜기에 아래로 내리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등산길에 흘린 땀을 식히기에는 폭포는 충분히 시원했습니다. 사람들이 폭포를 보려고 계단에서 줄을 지어올라갔다가 내려가는 모습도 보기에 좋았습니다. 구곡폭포에서 내려와서 오늘의 목적지인 문배마을을 향했습니다.
문배마을은 옛날에 이곳에서 화전민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마을의 유래는 아마 이곳에 문배라고 불려진 돌배나무가 있어서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고 또한 산등성이에서 보면 마을모양이 꼭 배처럼 생겨서 문배마을로 이름이 부쳐졌다고 합니다. 몇몇 가구가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면서 살았는데 등산객들이 많이 오게 되니까 그 화전민들은 이제는 음식점을 열어서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을은 작은 관광지로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식당옆으로는 채소밭이 잘 가꾸어져 있었고 등산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분수가 있는 작은 산정호수는 이 마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북돋워줍니다. 토요일이어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이곳을 찾았습니다. 찾았던 사람들의 얼굴모습이 모두가 행복해보였습니다. 가까운 사람들끼리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작은 연못에 떠있는 연꽃(혹은 수중식물)이 보기가 참으로 싱그럽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생기를 주는 것같습니다. 인생을 사노라면 작은 식물 한포기도 그렇게 정겹고 친구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연을 벗삼고 싶고 흙을 가까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옛사람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어지고 삶이 고단해질 때에 청산에 살려고 깊은 산을 찾았는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을 등지고 한적한 자연에 와서 자연과 벗삼아 인생을 마친 사람들도 있는 것같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없는 자연은 을씨년스럽게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 인간들끼리 어울림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인간들끼리 관계가 어려워 질 때도 있지만 인간관계란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게 되는 것같습니다.
함께 등반하는 몇몇 교우들이 호두의 껍질을 까고 있습니다. 이곳 호두는 둥그런 재래식 호두가 아니라 타원형의 호두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호두를 까는 어른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호두까는 모습을 보니까 마냥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우리 고향집도 큰 호두나무가 있어서 호두를 따다가 가마니를 덮어두면 껍질이 물러져서 벗겨내어 큰 바구니에 담아 냇가에 씻을 때가 참 행복했던 기억으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그 시골집도 도시형으로 바뀌었고 그 밭도 다른 사람에게 팔렸는데 언젠가 그 밭에 가보니까 호두나무는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점심식사는 일품이었습니다. 한끼에 육천원이었는데 산채비빔밥이었습니다. 너무 맛이 좋아서 많은 분들이 더 먹고 싶어했습니다. 아마 자연속에서 먹는 맛이 있었고요. 산을 올라와서 먹는 맛도 있었지요. 그리고 맑은 공기 속에는 먹는 맛도 맛을 더한 것같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일행들은 족구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족구장을 빼앗기니까 다른 놀거리를 제공하라고 아우성입니다. 교인들끼리 운동을 통해서 나누는 친교가 행복해보였습니다. 사람들은 족구를 하면서 열심을 다합니다. 한국분들의 특유의 경쟁심이 발동하는 것같습니다. 언제나 성도들끼리의 아름답습니다.
오는 열차편은 강촌역에서 3시 35분 기차여서 부지런히 내려왔습니다. 오후 2시 정도 산에서 내려와야 여유가 있는데 거의 2시 15분 정도 출발을 했으니까 정말 부지런히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습니다. 여성분들과 어린이들은 차를 태워보냈습니다. 내려오면서 편의점에 들려서 하드로 입을 즐겁게 했습니다. 강촌에 오니까 벌써 많은 분들이 있었습니다. 추억의 경춘선이 될 것같습니다. 기차안에서 과거에 대학다닐 때에 남이섬에 가서 고대 영자신문사동료들과 함께 MT를 했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그 때의 동료들도 한 번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 지나온 시간들은 젊었을 때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해있는 것같습니다.
평내호평역에서 등산에 참여했던 분들과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너무나 멋진 토요등산모임이었습니다. 산도 재미있었고요, 함께 산행에 참여했던 분들도 좋았고 고마웠습니다. 산행하는 동안 지켜주신 주님의 은혜도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