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가 묻고 교무가 답하다] 새벽 좌선이 너무 어려워요
김도준 교무
Q. 아침에 좌선이 힘들어서 대신 저녁에 염불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념을 주하는 데는 염불 수행이 더 맞는 것 같지만 좌선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좌선을 통해 적적성성한 자리에 들 수 있을까요?
A. 사람마다 직업이나 생활패턴 혹은 질문하신 것처럼 성향에 따라 새벽 좌선이 더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새벽에 좌선을 못하는 상황이나 좌선이 잘 맞지 않는 것에 퇴굴심을 내는 것보다는 먼저 좌선과 염불의 목적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염불과 좌선은 삼학공부 중 정신수양의 훈련과목이며 정신수양의 목적은 ‘천지 만엽으로 벌여가는 이 욕심을 제거하고 온전한 정신을 얻어 자주력(自主力)을 양성하기 위해 수양을 하자는 것’이라 했습니다. 자주력을 세운다는 것은 스스로 주인이 되는 힘을 기르는 것이고, 스스로 주인이 된다는 것은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 경계에 끌리지 않는 마음의 주인이 되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경계가 있기 이전의 나의 본래 성품, 온전한 마음자리를 알아가는 공부법으로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염불과 좌선의 공부법을 정해주셨습니다.
<정전>에는 “공부하는 사람이 … 염불과 좌선을 때에 맞게 잘 운용하면 그 공부가 서로 연속되어 쉽게 큰 정력(定力)을 얻게 되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망념을 쉬고 진성을 나타내는 좌선법과 천만가지로 흩어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드는 염불법을 하는 것을 각자 상황에 맞게 잘 운용하라고 하셨습니다. 다만, 좌선의 시간을 새벽에 둔 것은 그 시간이 좌선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간이기 때문에 지킬 수 있다면 지키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애플에서 나온 애플워치(시계)에 마음챙기기라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원래는 심호흡이라는 이름이었는데 최근에 사용자의 마음상태를 기록, 성찰, 심호흡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이름이 ‘마음챙기기’로 바뀌었습니다. 저도 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일을 시작하기 전이나 잠시 쉴 때 마음 챙기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5분간 심호흡을 하고 선을 하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조금씩 정진하는 힘을 키워나가고, 경계가 있을 때 마음을 알아차림으로 멈추는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용합니다.
생활 속에서 공부길을 잡아가는 것은 매우 어렵고, 쌓여왔던 습관과 경계에 무너질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무너지는 것에 좌절하지 않고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다보면 그 시간이 하나하나 쌓여 깨달음의 길에 닿을 것입니다.
경계가 있을 때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공부로 언제나 어느 때나 마음챙김을 잊지 않고 정진해나가는 나날이 되길 기원합니다.
/교정원 정보전산실
[2024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