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순에
초등학교 6학년이 내원한 것은,
도통 밥을 잘 안 먹어서 밥을 좀 잘 먹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상황들을 확인해 보니, 불과 3일 전에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다는 것도 있었습니다.
온종일 방에서 나오지 않고, 누워있으려고만 하고, 학교도 안 가려고 해서 정신과에 다녀온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검사에서 우울증 수치가 높아서 약이 처방 된 것이었고요.
이 어린이의 경우는 #혈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보통 평균 혈압은 120/80에 맥박수는 65-75 정도를 유지합니다.
이 어린이는 99/41 100이었습니다.
수축기 혈압이 99 이완기 혈압이 41. 맥박수가 100회. 식후 2시간 혈당은 96으로 정상이었습니다.
혈압이 너무 낮아서 저는 바짝 긴장을 했고, 잠깐 운동을 시키고 혈압을 다시 재어봤습니다.
80/41 106으로 더 떨어지는 혈압이 확인되었습니다.
사람은 평온할 때 혈압보다는 운동을 한 다음에 혈압이 당연하게 올라가야 합니다.
120/80이었다면 운동 후에는 130/85 같은 형태로 혈압이 올라가야 하는데,
이 환자는 110/70과 같은 형태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 것이었습니다.
운동 후에 혈압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그야말로 몸은 비상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80/41이 되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낮은 혈압이어서 무엇을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온종일 아이가 누워있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혈압이 올라와야 일어나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인데
100/60도 안되는 혈압 상태인데다가, 움직이면 혈압이 더 떨어지니까
생명의 위협을 본능적으로 느끼지 않았을까요? 대뇌가?
그래서 자연스럽게 누워서 지내도록 했겠지요.
상황 파악이 되어서. 일단 우울증 약은 중지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혈압을 올리는 약을 처방했습니다.
이완기 혈압이 60 이하면 혈액량 자체가 너무 작아서 #탈수의 상태라서
혈압의 볼륨을 먼저 올려야 하긴 하는데, 좌우 혈압을 확인했을 때
한쪽은 109/68 110에서 운동 후에 99/41 100이었기 때문에 진짜 고민이 많았습니다.
탈수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지, 아님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먼저 치료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일단 혈압을 올리기로 결정하고, 엄청나게 쓴 약을 주었습니다.
7월부터 벌써 3달이나 복용했네요. 그 쓰디쓴 약을. 어른들도 복용하기 힘들어하는 약을.
지난주에 다녀갈 때 아직 흔들림이 있기는 하지만, 한쪽 혈압은 운동 후에 혈압이 올라가는 양상을
한쪽은 여전히 내려가는 양상을 보였지만, 그 떨어진 폭이 처음보다는 줄어든 상황이었습니다.
학교도 체육이 있는 날은 선생님께 체육 못하겠다는 말을 못 하겠기에
아예 결석을 선택하던 것을 선택했었다는데, 학원을 다니겠다고 학원을 보내달라고 했다더라고요.
그것도 무려 2가지나!
방 안에서 나와서 집 안에서 돌아다니기도 하고,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음식 만드는 것도 돕기도 하고. 밖에 나가는 엄마 따라서 나가기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치료 중에 발생하니까 기운이 나서 돌아다닐 힘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부모들이 너무너무 기뻐하더라고요.
학원을 보내달라고 했다고...
#코로나를 앓고 난 다음에 무기력하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분들이 내원해서 진료를 받을 때 혈압을 확인해 보면
다 '평상시 혈압보다 운동 후 혈압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증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코로나 확진 후에
너무 힘들어하는 분들의 특징들 중에 그런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상을 벗어나는 것은 치료의 대상이고, #한약으로는 환자의 정도에 따라
한약치료 기간이 달라지긴 하지만, 치료가 안되는 경우는 없는(아직까지는) 증상입니다.
학생들이 이런 상태가 되는 경우보다는 대체로 3-40대 유능한 직장인들이
번아웃 상태에서 활동 후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고등학생이 초등학생이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서 나타나는 것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울증 약을 복용하기 전에 혈압을 한번 재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휴식을 취했을 때 혈압과 운동을 3-4분 정도 한 다음에 혈압을 재어서 비교해 보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번아웃 상태는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배고프고 기운이 달리면 우린 자주 화를 내게 됩니다.
힘이 있으면 여유가 있죠.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여유 있게 너그럽게 해결해 나가지만
배고프면 신경질이 먼저 나고,
기운이 없으면 화를 먼저 내겠죠.
#우울하신가요?
#짜증이 자꾸 나시나요?
자꾸만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시나요?
#혈압을 두 번 재어보시지 않으시겠어요?
혈압이 참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