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글은
내가 좀 관여하고 있는 사찰 신도회에서 매월 20일 신도회보를 발행하는 데..
첫장에 시론(時論)을 실는데 이란에 가끔식 내가 글을 쓰기도 했었다.
이달 12월 회보에 실을 글을 부탁하길레 지난달에 그러마하고 대답은 했었지만
내가 하는 택배일이 년말 물량폭주로 바쁘기도하고 가게도 바빠 글을 쓸 시간이 도저히 없다고 하자..
발행 임원들과 특히 큰 스님의 간곡한 요청을 거절할수 없어 엇그제 일요일에
그냥 생각나는 데로 좀 써서 메일로 보내준후 보관하다가 여기에 올려도 무방할 것 같아 그냥 올려본다.
요즘 좀 바빠 글쓸시간이 많지 않아서 말이다...
2016년 병신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금년은 잊지못할 아니 이 기억이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매년 연말이면 으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단어가 회자되고 있건만, 특히 금년은
큰 사건하나가 온통 우리 모두를 혼돈속에 빠트리고 말았습니다.
다사라는 말보다는 하나의 사건으로 말입니다.
어쩌면 일사다난(一事多難)이란 표현이 더 적절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다시피 최순실 사건이 지금도 뉴스 첫머리를 장식한지도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와중에 벼랑끝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지금 거의 IMF라는
과거 환란수준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급기야 촛불민심은 국회에서 태통령 탄핵소추라는 결과를 이끌어 내었고
앞으로 어떤 결론이 날런지 모르지만 당분간 우리 경제도 장미빛 전망 보다는 우울한
기색이 짙어리지리는 비관이 압도적인 것이 현실입니다.
나 자신도 지난 과거 50년대에 태어나 한국사회에 몸 담으면서 지금껏 살아오고
있습니다.
지난 60년대 보릿고개도 겪었고, 70년대 산업화시대, 80년대 민주화운동 시대를 지나
90년대 이후 정보화 탈 산업화시대를 몸소 겪어보면서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도 아니 나와 같이 동시대를 살았왔던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한국사회 풍속도를 나름대로는 이해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물론 나 자신은 많이 배운 사회에리트 층도 아니고, 속칭 한국에서 말하는 어느정도라도
중산층 생활도 전혀 못해본 그저 어쩌면 하층민에 가까운 삶을 지금까지 살아왔고
지금도 별반 크게 다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간 살아 오면서 사회적 모순에 대해 수없는 갈등도 해 보고,
나름대로 막걸리판에서 이런저런 불만아닌 불만도 수없이 떠벌이며 살아왔습니다만,
세월은 참 많이 흘렀어도 한국사회의 기득권층 정서적 변화나 정치사회 기류는
여전히 후진성을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지난 60년대부터 이런저런 사회적 변혁기를 거치면서
이른바 민도(民度)라고 불리는 우리국민의 의식수준은 이제는 세계 어느나라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것은 그나마 참 다행입니다.
어젠가 내가 읽어보았던 미래학자 엘빈토플러나 사회학자 에릭프롬의 저서에 나오는
미래사회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문명이 초고도로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다수의 대중의식은 가합 상승효과가 발생해
더 향상된 의식으로 상승한다는 이론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맑은 물과 찌거기가 있는 흐린물을 섞으면 물은 중간상태의 탁도를
나타 내지만, 초 문명화 대중사회에서의 의식수준은 맑은 물보다 더 맑아지다는
내용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초 문명화사회에서는 대중사이의 의사소통이 초고속으로
이루어지고 차원낮은 대중적 사고는 한층 차원높은 사고로의 전이가 순간적으로
이루어 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회가 되면 기존의 정보회 사회에서 정보를 독점한 신 엘리트 층의 개념도
없어지는 이유는 이런 사회에서의 정보는 모든 사람에게 동시적으로 공유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신개념의 미래 사회내에서는 독점한 몇몇 언론이 사회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개개인들이 모여서 사회의 주 여론층을 형성하여
간다는 뜻입니다.
우리도 과거 한국사회에서 다 겪어본 이야기들입니다.
특정 엘리트집단이라 부르는 소수의 사람들 즉 기득권층, 재벌언론이나 정치권력층이
여론을 조작하는 것을 수없이 많이 보아왔습니다.
합리적 소수여론은 반 국가적으로 매도되기 일수였고, 우리가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이념이라고들 국민을 세뇌화 시켰습니다.
오늘날 대통령 탄핵사건을 보면서 이런저런 변화를 우린 지금 참 많이 보아오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도 잘못 보도하면 시민들들로 비난의 화살이 빗발치고 아무리 해명을
하더라도 잘 잘못을 국민 개개인이 나름의 이유를 들여 반박해 버립니다.
반박의견은 사회전체 구성원들간에 순식간에 퍼지면서 또 다른 성숙된 여론으로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사회내에서는 갈등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념갈등부터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 간의 감정의 골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최순실 사태를 보며서 한 개인이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하여 국정에 깊숙이 개입해
결국은 사리사욕에 이용당하는 꼴을 보면서, 권력자의 도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전부 이들 청와대 권력층들이 다 나보다는 엄청 좋은 교육도 참 많이 받았건만,
이들이 생각하는 수준은 청계천 노점 골목에서 나물거리 채소파는 어느 할머니가
생각하는 수준도 안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나서 실망을 떠나 분통이 치미는 것은
비단 나 뿐이 아닐었을 것입니다.
우리 조선시대 임금님들도 비가 안와 가뭄만 들어도 자신의 부도덕 때문이라
여기고 기우제를 지낸후 심지어 식음까지 절재해가며 근신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연현상이야 어찌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흉흉한 민심을 달래는
방법은 아마 최선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임금의 잘못된 정책이나 명령을 내릴 경우 모든 관료대신들이 조정앞에서
엎드려 포복하며 그 어명은 불가하며 거두어 달라며 상소하는 것도 드라마 사극에서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잘못된 어명이 철회되지 않으면 절대 물러서지 않는 우리 선비들의 강한 정신이
오늘날 더 아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비록 별볼일 없는 나 역시 그래도 40여년 이상 사회활동을 하면서 참 진보니 보수니
하면서 이념적 단어들을 귀가 아프도록 들으며 살아왔습니다.
더군다나 남북간의 관계는 예전보다 후퇴할때로 후퇴해 오히려 더 갈등이 심해지고
이제는 극에 달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미군의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는 경제적 의존도가 절대적인 중국을 자극시켜
먹고사는 문제마저 알다시피 한층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안보와 경제문제는 무엇이 우선이고 하는 순위를 매길수가 없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념적으로 접근할 문제도 아닙니다.
두가지 문제 똑같이 우리에겐 중요하건만 일명 보수 진보라는 측의 사람들은 서로
전혀 상반된 사항인양 지금도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에겐 과거 남북간에 3년 가까운 동족간 전쟁이 있었습니다.
이 전쟁을 경험하신 분들이 지금도 많이 생존해 계십니다.
정말 이 땅에서는 전쟁의 비극은 없어야 하며, 불안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나은 법입니다.
그러나 우리 강경 대북 압박대책은 남북간의 대립의 심화만 가져오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고민하는 정책 조언자들의 모습도
보이질 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내부사정은 어떻습니까 ?
경제적 불황은 수년째 이어지고, 중산층의 붕괴와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요즘 제 주변에 참 어렵고 힘들게 살고 있는 이웃도 정말 많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금년은 최 순실 사건이란 대형 정치적 사건마저 터져 더욱 어려운 2016년
연말 세모를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경제 상당부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몇몇 대기업들 말입니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수백억원을 최순실 관련 스포츠 재단에 대가성 없이 기부했다는
800억원이란 정말 큰 돈도 말입니다. 이 돈을 이 연말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 봅니다.
고귀한 신분을 가진 상류층의 윤리적 의무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제
(Noblesse Oblige)란 참 어려운 외국어도 유달리 이런분들이 많이도 이야기했었건만
지금보니 그냥 공허한 말뿐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일반 서민들에는 현 상황이 모든 것이 비록 어렵고 힘들지만
말없이 그리고 묵묵히 오늘을 살고있는
전국의 우리 불자 여러분..
지금의 현 우리 한국사회에서 당면한 이 숱한 난제를 해결해 나갈려면
우리에겐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를 먼저 고민해 봐야 할때인 것 같습니다.
그럼 우선 여러 이런 난제들을 해결하는 첫 단추는 무엇일까요 ?
나는 보다더 열린자세 열린마음의 자세라 생각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한없는 대자대비한 그런 마음으로 말입니다.
이런 열린마음 열린자세로 문제에 접근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불행은 쉽게 끝낼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모든 정부정책이 국민적 합의를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외 외교문제는 물론 국내 정책이 그렇고 특히 생존권이 달린 북핵문제 해결은
강대강의 압박정책으로만 해결되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 말입니다.
앞으로의 우리 미래사회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야 합니다.
그럴려면 전쟁은 물론 빈곤과 사회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고 개인의 자유가
충분히 발휘되면서 각자의 창의성이 존중되는 그런 사회가 아닌가 합니다.
2016년 정말 오래토록 기억될 아니 어쩌면 기억하기도 싫을 올 한해도
이제 며칠 안 남았습니다.
우리 일천만 불자가족 여러분 !
오늘은 마지막 꼭 한가지 언급하고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불도 수행의 가장 필요한 덕목은 석가여래의 한없는 자비심과 보시행의 실천이라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로 유명한 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에 나와있는
의미심장한 한 구절로 마무리 할까 합니다.
“차라리 진실한 말을 해서 미움을 받을지언정 아부하는 말을 해서 벗을 만들지
말라.
차라리 바른 가르침을 설하고 지옥에 떨어질지언정 못된 가르침을 설하여
천상에 태어나려고 하지 말라“
지금 한국사회를 혼돈속에 몰아넣고 있는 최 순실사태를 보면서
대통령이나 청와대 주변에 진실한 말을 하는 사람이 그토록 없었던가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름아닌 우리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순간 오늘도 자신 삶의 일터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모두는
이번처럼 불행한 사건은 한국땅에서 이것이 마지막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은 소리없이 침묵하는 사람들의 소리이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2017년 정유년 새해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모든 불자 여러분 가정에 항시 부처님의 자비가 충만하고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2016년 12월 20일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행자 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