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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제국의 기독교화 : 성 암브로시우스 교회 음악, <테 데움>
테 데움(Te Deum)은 가톨릭 전례에 사용되는 찬미가 중의 하나이다. 테 데움은 고대 로마 제국 시대로 소급된다. 가톨릭 교부 성 암브로시우스(St. Ambrosius)가 전례 음악으로 정립하였다고 전해진다. 이후 중세 그레고리안 테 데움으로 이어지고 근대 이후에도 많은 작곡가들이 음악을 붙였다.
로마 제국은 콘스탄티누스 1세(대제) 때 기독교를 공인하여 기독교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테오도시우스 황제 시대에 국교로 정립되었다. 암브로시우스는 당시 가장 영향력 있던 밀라노 주교로서 기독교의 국교화에 기여하였다. 기독교 교리 상으로도 암브로시우스는 3위일체의 정통 교리를 계승하고 수호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 테 데움의 노래도 그러한 맥락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기독교화
로마 제국은 원래 고유의 다신교가 있었으며 기독교는 주변부 하층민들의 신앙으로 대수롭지 않게 취급되었다. 그러나 제국의 소외계층의 많은 이들은 기독교를 통하여 영적으로 고양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로마 제국의 빈곤이 심화되면서 기독교는 더욱 확산되었다. 가톨릭 주교들의 주된 임무는 바로 가난한 이들, 연약한 이들, 과부와 고아들을 돌보는 것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한 교회의 인적 구성은 주교 1명, 46명의 사제, 7명의 부제, 7명의 차부제, 42명의 복사, 52명의 축사자, 성직봉독자, 문지기 등 154명의 교회 관리인들과 1500명이 넘는 과부와 고아로 되어 있었다.(에우세비우스, 교회사, 6.43.11, 피터 브라운, 서원모/이은혜 역, 고대 후기 로마 제국의 가난과 리더십, 태학사, 59쪽에서 재인용)
로마 제국이 황제를 신격화하면서 기독교는 ‘위험한’ 세력이 되었다. 간헐적인 박해가 이어지다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때 ‘대박해’가 가해진다. 그러나 많은 기독교인들은 비천한 삶보다 순교의 가치를 택하였고, 제국의 기독교 박해는 실패로 돌아간다.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에는 발상의 전환으로 기독교를 승인하고 제국통치의 동반자로 삼게 된다. 이로부터 로마 제국 그리고 중세 그리고 근대로 이어지는 장구한 서구 기독교 시대가 개막된다. 속세를 초월할 수 있는 배타적 신념 체계와 성직자 계급이 있는 종교가 국교가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원래 기독교는 속세에 살면서 ‘속세에 속하지 않는’(요한복음 제17장 14-16) 삶을 지향하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황제가 동시에 최고의 사제가 되는 ‘황제교황주의’로 변해갔다. 즉 세속의 지배자 황제가 국가와 교회를 모두 통할하는 정교일치에 가까운 체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이 쇠퇴하면서 교회의 자율성이 부활하였다. 황제의 권력에 대하여 교회의 독립성을 최초로 웅변한 교부가 암브로시우스라고 할 수 있다.
암브로시우스는 로마 제국 후기 339년 로마 전통 가문에서 출생했으며 그 부친은 로마의 속주였던 현재 독일 트리어(Trier) 지역의 주지사였다. 모친 그리고 형과 누이는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암브로시우스는 유망한 청년이었으며 372-374년 사이에 이미 황궁의 밀라노가 속한 에밀리라-리구리아의 집정관이 되었다(지그마르 되프·빌헬름 게어링스 편, 교부학 사전, 한국 교부학연구회 역, 한국성토마스연구소, 제2쇄 2022년, 633쪽).
당시 가톨릭은 교리상의 문제로 대립이 심하였다. 밀라노 시 주교가 사망하면서 신임 주교 선출을 둘러싸고 정통 3위일체 지지자들과 예수의 신성을 부인하는 아리우스 파의 분쟁이 심화되였다. 암브로시우스는 집정관으로서 질서 유지를 위하여 분쟁에 개입하였다. 암브로시우스가 평화와 화해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던 중 군중들 사이에서 “암브로시우스 주교!”라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마침내 암브로시우스는 집정관 직을 버리고 주교 직을 수용하게 되었다. 암브로시우스는 모든 재산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희사하고 독신 사제 청빈의 삶을 살았다. 장인산, “성 암브로시오 교부의 생애와 저서, 가르침과 영향”, 가톨릭 사상(대구 가톨릭 대학교 가톨릭 사상 연구소) 제16호, 1997, 181-182쪽
암브로시우스는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정식으로 다룬 최초의 교부로 평가된다. 암브로시우스는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한다”(마가복음 제12장 17절)는 성경 구절 황제의 종교적 간섭에 맞섰다. 암브로시우스는 “교회는 하느님에 속하는 것이지 황제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고, “궁전은 황제에게 속하고 성당들은 주교에게 속한다”라고 함으로써 교회와 주교의 종교적 자율성을 주장하였다.
Ambrosius, Epistola XX, 19, Philip Schaff/Henry Wace, St. Ambrose Select Works Letters: The Nicene and Post-Nicene Fathers, Second Series, Vol X, 425, 안두현, “성 암브로시우스의 문헌에 나타난 교회와 국가의 독립적인 관계에 대한 고찰”, 대전 가톨릭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12, 67쪽 재인용.
또한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테살로니카 폭도들에 무차별 살해 명령을 내려 1만5천여명이 희생된 사건에서 암브로시우스는 황제에게 회개를 요구하였다. 암브로시우스는 “사람의 피를 묻힌 손으로 어찌 기도를 드리려 하십니까?”라며 정죄하였고, 결국 황제는 공개 참회 절차를 거쳐 죄를 사면 받았다.
Philip Schaff, 교회사 전집 3: 니케아 시대와 이후의 기독교, 이길상 역,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2004, 819쪽, 안두현, 앞의 논문 49쪽에서 재인용.
이러한 암브로시우스의 사상은 그의 제자 격인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us)에게 계승되어 ‘신국과 지상국’이라는 이원적 세계관을 낳았으며 이후 로마제국 멸망 이후 중세에 이르기까지 교회와 국가의 이원적 헌정질서의 근간이 되었다.
*테 데움 내용
테 데움(Te Deum)의 기원에 대하여는 많은 논의가 있지만, 전통적으로는 앞서 본 대로 로마 제국 밀라노 주교 암브로시우스가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브로시우스의 찬미가가 전례 안에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중세 수도원의 원형인 베네딕트 수도규칙(Regula Benedicti)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테 데움은 중세 전례에서는 새벽기도(matutinum)의 끝부분에 위치했다. (윤도관, “Te Deum의 전례적 연구와 음악적 의미 고찰”,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14, 15쪽)
1971년 새 시간전례 규정에 의하여 테 데움은 사순 시기 이외의 주일, 대축일과 축일에 ‘시간전례(Liturgia horarum)’의 ‘독서기도’ 마지막에, 구체적으로는 독서기도에서 제2독서에 따른 응답송 뒤에 바쳐지도록 규정되어 있다(윤도관, 앞의 논문, 16쪽). 「전례 헌장」에서 ‘시간전례’란 하루를 여러 순간으로 나눠 기도드리는 것으로 신약성경이 요구하는 바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영적 이상(理想)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설명된다(윤도관, 앞의 논문, 48쪽).
테 데움의 텍스트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부분(Te Deum laudamus-Sanctus Dominus Deus Sabaoth)은 하느님을, 두 번째 부분(Pleni sunt-Sanctum quoque Paraclitum Spiritum)은 삼위일체를, 세 번째 부분(Tu rex gloriae-non confundar in aeternum)은 그리스도를 언급한다. Te Deum의 라틴어 텍스트와 현재 공인된 전례에서 사용되는 번역과 본문의 번역은 다음과 같다(윤도관, 앞의 논문, 18-21쪽).
Te Deum의 라틴어 원 가사 | 한국 가톨릭 전례에서 사용되는 번역문 |
1 Te deum laudamus Te Dominum confitemur 2 Te aeternum Patrem omnis terra veneratur 3 Tibi omnes angeli tibi caeli et universae potestates 4 Tibi cherubim et seraphim incessabili voce proclamant 5 Sanctus sanctus sanctus Dominus Deus Sabaoth 6 Pleni sunt caeli et terra maiestatis gloriae tuae 7 Te gloriosus apostolorum chorus 8 Te prophetarum laudabilis numerus 9 Te martyrum candidatus laudat exercitus 10 Te per orbem terrarum sancta confitetur Ecclesia 11 Patrem inmense maiestatis 12 Venerandum tuum verum unicum Filium 13 Sanctum quoque paraclytum Spiritum 14 Tu rex gloriae Christe 15 Tu Patris sempiternus es Filius Tu 16 Tu ad liberandum suscepisti hominem non horruisti uterum 17 devicto mortis aculeo aperuisti Virginis credentibus regna caelorum 18 Tu ad dexteram Dei sedes in gloria Patris 19 Iudex crederis esse venturus 20 Te ergo quaesumus tuis famulis subveni quos sanguine redemisti 21 Aeterna fac cum sanctis tuis gloria munerari 22 Salvum fac populum tuum Domine et benedic hereditati tuae pretioso 23 Et rege eos et extolle illos usque in aeternum 24 Per singulos dies benedicimus te 25 Et laudamus nomen tuum in saeculum et in saeculum saeculi 26 Dignare, Domine, die isto, sine peccato nos custodire 27 Miserere nostri Domine miserere nostri 28 Fiat misericordia tua Domine super nos quem 29 speravimus in te In te Domine speravi non confundar in aeternum | 1 찬미하나이다 우리 천주여주님이신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2 영원하신 아버지를온 세상이 삼가 받들어 모시나이다. 3 모든 천사 하늘들과 그 모든 능한 이들 4 케루빔과 세라핌이 끊임없이 목청을 높이어 노래 부르오니, 5 거룩하셔라, 거룩하셔라온 누리의 주 천주 거룩도 하시어라. 6 엄위로운 당신의 영광하늘에 땅에 가득도 하시어라. 7 영광에 빛나는 사도들의 대열 8 그 보람 뛰어나신 선지자의 대열, 9 눈부시게 무리진 순교자들이아버지를 높이 기려 받드나이다. 10 땅에서는 어디서나 거룩한 교회가 11 그 엄위 한량없는 아버지를, 12 뫼셔야 할 친아드님 당신 외아드님을 13 아울러 위로자 성령을 찬미하나이다. 14 영광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여 15 당신은 아버지의 영원하신 아드님, 16 인간을 구하시려 몸소 인간이 되시고자동정녀의 품 안을 꺼리지 않으셨나이다. 17 죽음의 가시를 쳐 버리시고믿는 이들에게 천국을 열어 주셨나이다. 18 지금은 천주의 오른편 아버지의 영광 안에 계시어도 19 심판하러 오시리라 우리는 믿나이다. 20 보배로운 피로써 구속받은 당신 종들우리를 구하시기 비옵나니, 21 우리도 성인들과 한몫에 끼어영원토록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22 주여 당신 백성을 구원하시고당신의 기업을 강복하소서. 23 그 백성 당신이 다스리시고영원까지 그들을 이끌어 주소서. 24 나날이 주님을 기리는 우리 25 세세 대대 당신 이름 기리오리다. 26 비오니 주여 우리를 지키시어이날에 죄 없도록 하여 주소서. 27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28 주여 당신 자비를 우리에게 내리시어당신께 바란 대로 되게 하소서. 29 주여 우리 당신께 바랐사오니영원토록 부끄럼이 없으리이다. |
테데움은 중세는 물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곡가들이 곡을 남겼다. 헨델, 하이든, 베를리오즈, 드보르작, 베르디, 부르크너, 코다이 등이 코랄, 오르간,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썼다. 여기서는 프랑스 바로크 시대 음악가 샤르팡티에(Marc-Antoine Charpentier)의 테 데움을 올린다. 합창에 앞서 나오는 전주곡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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