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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고교 입시, 우리 아이는 어디에 보낼까? 바람직한 고교 선택 | ||||||||||||
매년 이맘때면 중3 학생과 학부모 모두 머리가 복잡하다. 다음달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를 시작으로 고교 원서 접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어느 고교에 지원할지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자녀 적성을 고려하면서 대학 입시 준비에 유리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고교 종류가 워낙 다양해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고입을 준비하는 초보 학부모들을 위해 고교 입학전형 전반에 걸쳐 챙겨봐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을 살펴봤다.
◆고교 유형, 뭐가 이리 복잡하죠?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과거 고교에 진학할 무렵엔 인문계고와 전문계고 중에 고르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고교 유형만 해도 특목고(마이스터고 포함),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자율형 공립고(이하 자공고), 특성화고(옛 전문계고), 일반계고로 다양하다. 전`후기 고교는 원서 접수 시기에 따른 구분. 특목고, 자사고, 특성화고가 전기 고교이고 일반계고(자공고 포함)가 후기 고교다. 자사고와 자공고는 학부모들이 특히 헷갈려 하는 부분이다. 자사고는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보장돼 학생 수준과 진로에 따라 전문교과를 집중 이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경신고, 경일여고, 계성고(남녀공학), 대건고 등 4개교가 대구 자사고. 이들은 대구 학생을 모집 대상으로 하지만 경북의 자사고인 김천고, 포항제철고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공립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탄생한 자공고는 공립 일반계고 중 교과군별 이수 단위를 학교 자율에 따라 50% 증감할 수 있어 교과 편성이 보다 자유롭다. 대구 경우 최근 자공고 전환이 확정된 포산고를 비롯해 모두 13개의 자공고가 있다. 경북의 자공고는 9개교다. 지역에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고교가 김천고, 포항제철고 외에 더 있다. 경북의 농어촌 자율학교인 풍산고, 영양여고가 그곳. 대구시교육청 고입담당 김현우 장학사는 "전기 고교에 합격(미등록자 포함)하면 다른 전`후기 고교에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자사고와 일반고 중 어디가 대학 진학에 더 유리한가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사고만 있을 때와 달리 최근에는 대구처럼 광역단위 모집 자사고가 생기면서 최상위권 성적의 중학생이 대거 몰리는 특목고에 비해 자사고 입학이 수월해졌다. 이 때문에 주위에서 자사고와 일반고 중 어느 곳을 택할지 망설이는 학부모가 많다. 특목고에 가기 어렵다면 자사고라도 가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자사고 경우 교육과정 편성이 자유로운 만큼 변화하는 대입 제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위권 대학의 대학별 고사 준비를 위해 심화학습이 필요하다면 자사고 진학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이 학교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 김기영 연구실장은 대학 진학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들이 자녀의 적성, 성격, 생활 태도, 학습 능력 등을 먼저 챙겨본 뒤 자사고 진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자사고 입학 후 빠른 학습 진도, 치열한 경쟁 구도 등에 적응하지 못해 일반계고로 전학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자사고, 일반고 중 어디에 가는 것이 좋냐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서 학생이 고교 진학 후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어떻게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건가요?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결과와 인성을 중심으로 입학전형위원회에서 창의적이고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고교 입학전형 방식. 대구에선 특목고인 대구일과학고와 대구외국어고, 자사고 4곳, 대구제일고 미술중점과정이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실시한다. 경북은 경북외국어고, 경북과학고, 경산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김천고, 포항제철고), 자공고, 기숙형고(군위고, 성주고, 약목고, 예천여고, 영주고)가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실시하는 고교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 제출 서류(자기계발계획서, 교사 추천서, 학생부) 또는 내신성적으로 모집 정원의 1.5~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의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예년 신입생 성적에 비춰 보면 대구 자사고 경우 내신성적이 30% 선이면 지원해볼 만하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중론. 계성고 현창용 교감은 "사교육을 유발하는 입학전형 요소는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제출 서류에 토플`토익`텝스`HSK(중국한어수평고시)`JLPT(일본어능력시험) 등 각종 인증시험 점수나 한국어`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 각종 경시대회 입상 실적이나 영재교육원 교육`수료 여부 등을 기재하면 학교별 기준에 따라 감점 처리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일반계고면 선택권 없이 추첨에 따라 진학해야 하는 건가요? '단일학군 지원→거주지 학군 내 지원→통학거리 기준' 등 세 단계가 일반계고 추첨배정 방식이다. 단일학군제는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넓히고 위장전입의 부작용을 막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1단계에서는 학군에 관계 없이 대구 전체 일반계고, 2단계에서는 거주지 학군 일반계고 중 각 2개교를 적어내 20~30%씩 추첨배정한다. 희망 배정 비율이 최소 50%는 되는 셈이다. 3단계에서도 통학 기준 외 1, 2단계 지원 사항을 고려해 추첨배정한다. 그 외에도 원하는 일반계고에 가기 위한 방법은 더 있다. 자공고(학군에 관계없이 지원하는 1단계에서 40% 선발)뿐 아니라 선지원 일반고, 중점과정 운영 고교를 고려하는 방법이다. 대구중앙고, 현풍고 등 5개교가 추첨배정에 앞서 지원할 수 있는 선지원 일반고다. 중점과정 운영 고교는 특정 과목에 대한 심화 교육을 실시하는 일반계고. 대구 경우 경상고 등 5개 고교가 과학중점과정, 시지고가 수학진로집중과정, 대구제일고가 미술중점과정 학급을 각 2개씩 운영한다. 신기중 허혜숙 교사는 "중점과정에 입학하길 원한다면 거주지가 속한 학군에 관계없이 추첨배정 1단계에 앞서 지원하면 된다"며 "다만 대구제일고 경우 나머지 두 고교와 달리 전기에 중점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했다. ◆좋은 내신을 받으려면 어떤 고교로 가야 할까요? 학부모 입에선 내신성적을 잘 받을 가능성이 큰 고교를 고르고 싶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심지어는 특성화고에 진학해 내신성적을 잘 받으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쉽지 않냐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시에서 상위권 대학일수록 '완벽한 내신=합격 보장'이라는 도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서류를 반영하는 전형에서도 반드시 챙겨야 할 학생부 기록은 내신성적을 의미하는 교과 성적이 아니라 창의적체험활동(진로, 봉사, 동아리, 자율활동)을 바탕으로 한 비교과 영역 기록을 뜻한다. 대건고 이대희 교사는 "내신성적을 잘 받을 만한 곳을 고민할 시간에 고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창의적체험활동, 수준에 맞춘 교과 수업 또는 보충학습 프로그램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을 살펴보는 게 낫다"고 했다. 내신성적을 잘 받기 위해 특성화고를 선택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성곡중 신미선 교사는 "가령 기계과에 갈 경우 각종 기계 관련 전문 과목을 공부하며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교과 공부도 일반계고 학생 못지 않게 챙겨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며 "특성화고에 진학해 내신성적을 잘 받은 뒤 원하는 대학에 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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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9월 18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