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 국민이 수해와 태풍과 코로나 19 때문에 큰 수난 중에 있다. 한때 코로나 19 확진자의 급증으로 국가가 선언한 사회적 거리 두기 2.5가 2로 완화된 것은 다행이나, 교회는 지금도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신앙인의 생명이 예배인데 모여서 예배하지 못함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예배당 앞 좌석에는 신자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동영상을 찍는 기사만 덩그러니 앉아있다. 신앙공동체의 모여 있는 신자들의 모습은 볼 수 없고 흩어진 모습으로 세상에 있다. 찬양 대원은 나와서 찬양하지 못하고 체임버의 현악기와 피아노가 찬양대의 합창을 대신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나로 하여금 푸른 초장에 눕게 하시며 /… /진실로 선함과 인자하심이…
‘진실로’라는 찬양대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소리는 없고 자막이 뜬다. 재앙이 아니고 평화를 선언하시는 하나님의 위로는 느낄 수가 없다.
다음은 기도 순서다. 광야에서 허공을 향해 세례 요한이 외치는 소리 같다.
…수해와 태풍과 코로나 19로 무너진 일터와 가정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원망하고, 나라를 원망하고, 드디어는 코로나의 온상이 교회라고 기독교인을 향해 돌을 던지며 욕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을 못 하겠습니까? 우리가 돌을 맞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않게 주여! 그들의 일터를 지키소서.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된다.
…예배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무엇이 예배의 회복입니까? 내가 하나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 불꽃이 나오는 떨기나무 앞에 신을 벗고 선 모세처럼 내가 서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입니다. 내가 직접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내게 주신 사명을 받고 세상에 나가 주께서 나를 통해 행하시는 이적을 보는 것입니다. 가정으로 나가 가정예배를 드리십시오. 가정은 장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세상에 나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예배자의 삶을 사는 현장이 가정입니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십시오. 코로나는 교회(ecclesia)를 말살할 수 없습니다. …
교회는 국가와 국민의 지탄 대상이 아니다. 구한말에는 교회가 의료사업으로 질병과 미신을 타파하고, 학교를 세워 문맹 퇴치, 계급타파, 여성해방에 앞장섰다. 일제강점기에도 독립 지도자들의 온상이 되었다. 교회를 세워 금연, 금주, 새벽기도 등을 통해 가난을 극복하고 부지런한 국민이 되게 하였다. 이번 코로나에 헌신 봉사한 의사와 간호사, 자원봉사자 중에도 많은 기독교인이 참여했음을 본다. 구제금으로 동참한 교회들도 많았다.
또한, 기독교 공동체는 예수 안에서 꿈을 가진 모임이다. 미국의 흑인 지도자 마틴루터 킹 목사는 1963년 8월 워싱턴에서 있었던 인종차별 반대 집회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하였다. 부정과 억압의 열기로 찌는 듯한 미시시피주조차도 언젠가는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로 바뀔 것이라는 꿈을 나는 가지고 있다고 외쳤는데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며 지금도 우리나라 앞날을 위한 기독교인의 꿈이다. 나라도 꿈이 없으면 멸망한다. 그런데 교회가 코로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키면서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은 도수장(屠獸場)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이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모습처럼 보여 안타깝다. 오늘 교회는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한다. 그러나 때가 이르면 하나님이 새 일을 시작하실 것을 굳게 믿으며.
장로신문 2020년 10월 3일 <논단>에서
자료화면 GCNTV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