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집 중 3집꼴로
"혼자만 삽니다"
가족 해체의 단면을 보여주는 '나홀로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관련 주택시장도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대형 위주의 기존 아파트 면적인 1인 수요자 니즈에 부응해 부쩍 작아지고 공간 활용에는 실속이 더해지고 있다.
반면 좁아지는 삶의 공간은 장기적으로 주거 질 악화, 저출산율을 가속화 등 적잖은 사회적 부작용을 예고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기준 한국은 4집당 1집(23.9%)꼴로 1인 가구가 팽창했다. 1995년 12.7%에 불화하던 게 15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미래 지표는 더욱 충격적이다. 통계청 장래 가구 추계(2010~2035)는 2035년 나홀로 가구 비중이 34.3%가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1인 중심으로 빠르게 세포분열하는 시장 변화에 따라 건설업계도 중대형 아파트 위주의 공급 구조를 작고 실용적인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가 200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분양 아파트(66만9000가구)의 연도별 평균 공급면적을 분석한 결과 2008년 130평방미터였던 면적이 올해 108평방미터(-16%)로 감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시장이 위축된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은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주택 "다운 사이징" 현상은 실속을 선호하는 수요자 기호에 따라 거주 공간의 디자인 표준까지 바꿔놓고 있다.
올 연말부터 16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세종시에는 '나홀로 공무원족'을 흡수하기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과거 넓은 면적을 차지하던 침실이 줄어들고 대신 수납 공간이나 주방 공간이 넓어지는 흐름이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형화 바람이 미래 주택시장으로 바르게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부 부작용을 염려했다. 최천규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는 기존 생애주기별 주택 소유 면적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등 주거의 질적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운사이징되는 주거 환경이 가뜩이나 열악한 출산율에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가능성도 정부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아울러 부처 이전이라는 지바발적 요인으로 1인 가구가 밀려드는 세종시는 엉뚱하게 이 지역 대학생들의 주거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이곳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중앙부처공무원이 원룸, 오피스텔 수요에 가세해 이 지역 대학생들의 전월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월 30만원(보증금 200만~300만원 기준)수준이던 고려대. 홍익대 세종캠퍼스(조치원읍)원룸시세는 최근 5만원씩 올랐다. 가뜩이나 학자금, 취업 부담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세종시의 비자발적인 1인 가구 급증현상에 내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