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 사랑 / 참식나무, 새덕이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녹나무과 참식나무속]의 [참식나무]와 [새덕이]입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참식나무속의 나무는 이 2종 밖에 없는데 둘 다 늘푸른 잎을 가진 상록 활엽수이고 제주도와 따뜻한 남부지방에 살고 있어 중부지방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참식나무]는 늦가을에 흰색에 가까운 연노랑색의 꽃이 핍니다. 운이 좋다면 지금도 늦게 핀 참식나무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열매는 붉게 익습니다. 봄에 올라오는 황금색의 새순이 축 늘어진 포인터 강아지의 귀를 닮았는데요, 꽃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새덕이]는 봄에 붉은 계열의 꽃이 피고 열매는 검은색에 가까워 참식나무와 구별이 됩니다.
전남 영광의 불갑사는 진노랑상사화와 꽃무릇 축제로 유명한 사찰이지만 불갑사 뒷편에는 천연기념물 112호로 지정된 참식나무 군락지가 있습니다. 이곳이 참식나무가 자생할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랍니다. 이 참식나무에는 인도의 공주와 스님 간의 못 다이룬 애틋한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에 '경운'이라는 잘생기고 학식이 풍부한 젊은 스님이 인도로 유학을 갔는데, 그 곳 인도의 공주가 스님에게 그만 연정을 품게 된 것이지요. 그 소문이 공주의 아버지인 왕에게 들어가자 왕은 스님에게 강제 출국을 명했답니다. 공주는 이승에서 못 다한 사랑을 저승에 가서라도 이루자며 사랑의 정표로 참식나무 묘목(씨)를 주었답니다. 이에 스님은 우리나라로 돌아와 불갑사에 이 나무를 심어 지금의 참식나무 숲이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참식나무는 아직까지 정해진 꽃말이 없는데 이 전설에 맞추어 [못다한 사랑]으로 꽃말을 정했습니다.
12월의 첫 일요일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표현하는데요. 그리스도교 사람들 사이에서라면 이렇게 사용해도 어색하거나 틀리지 않은 표현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교인이 아닌 분들에게는 좀 곤란한 표현이죠? 그것은 마치 우리가 한 때 연주황색을 살색으로 표현했던 것과 같습니다. 흰색 피부의 백인이나 검은색 피부의 흑인들에게는 참 어이없는 말이지요. 그래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언제부터인가 살색이란 표현은 없어졌지요.
요일의 개념은 히브리 문화의 전통에서 온 것인데요. 창세기에 하느님께서 엿새동안 천지창조를 하고 이레째 되는날 쉬셨다고 해서 안식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답니다. 히브리인들이 정한 안식일은 흙의 날인 토요일입니다. 이날 히브리인들은 어떠한 생업에도 종사할 수 없도록 종교적 교리와 전통을 만들었답니다. 형식은 이렇지만 내용은 노예들과 서민들에게 칠일에 한번은 쉬게 해 주는 인권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이지요. 지금도 유태인들과 안식일교회의 사람들은 이 안식일 전통에 따라 토요일을 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토요일이 일곱번째의 날이랍니다. 그래서 달력도 월요일이 아닌 일요일부터 시작을 하고 토요일에 끝난답니다.
일요일이 주일이 된 것은 그리스도교의 예수님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요,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님께서 금요일에 돌아가시고 일요일 새벽에 부활하셨다고 믿고 있지요, 또 교회 창립일이라 할 수 있는 성령강림일이 부활 후 오십일 째 되는 날인 일요일이랍니다. 오순절교회에서는 이 날을 굉장히 중요한 날로 여기지요. 그래서 초기교회에서 일요일을 주일로 바꾸게 되었고 가톨릭교회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고 로마제국의 규칙이 글로벌 스탠다드(국제표준)이 되면서 서양력을 쓰는 여러 나라에 전달이 된 것입니다. 그것이 단기력을 쓰던 우리나라에 6.25전쟁 이후에 서양력이 단기력을 대체하면서 자연스럽게 요일 개념도 더불어 들어 온 것이랍니다.
반면 이슬람교는 그들의 종교 전통에 따라 금요일을 주일로 지내고 있답니다. 저와 같은 철학자에겐 살아 숨 쉬는 모든 날이 주일이지요.
'주일은 쉽니다'란 음식점 입구에 붙은 팻말을 보면 '저 음식점 사장님의 주일은 일요일이 확실한가?' '그럼 나의 주일은 언제이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 주일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만 그 용어의 의미는 알고 쓰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안양에는 조금 전에는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더니 지금은 조용히 겨울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눈이 올 것 같은 겨울인데도 다행이 기온은 그리 낮지 않은 모양입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강원도는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요.
12월의 첫 일요일. 건강에도 유의하시고 가족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일요일되세요.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못다한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