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꽃은 그 나라의 상징이다. 상징은 현실의 대표일 수도 있고, 전래된 상상의 표상일 수도 있다.
어떤 표현이든 나라꽃은 그 나라의 대표되는 상징임에 분명하다.
그러면 우리 나라는 나라꽃이 무엇인가? 물어보나마나 '무궁화'이다.
무궁화(無窮花)는 다른 이름이 목근(木槿), 순화(舜花), 무궁화(舞宮花), 무궁화가 있다.
여기에 그 소리는 같지만, 그 글자와 뜻이 다른 '舞宮花'가 있다. 이것은 '궁궐의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꽃'이라고 해석하면 될까? 그런데 이 말에는 피고지는 것이 반복한다는 의미는 없다. 혹시 기쁘게 해준다는 의미를 보탠다면 오래 꽃이 피어있기 때문이라면 그럴 듯도 할 것이다.
그런데 대개 무궁화를 아침에 꽃을 피워 저녁에는 꽃잎을 말아 닫고는 져버리고, 다음날 아침이 오면 다른 꽃송이가 피어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우리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을 '나팔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무궁화는 나팔꽃이 아니다.
그러나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이란 말은 사실 '태양'이다. 태양은 '충성'을 의미하며, 나아가 '애국'을 뜻한다. 우리가 아는 무궁화(Rose of Sharon)는 그렇게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이 아니다. 그 꽃 한송이인들 눈여겨 보면 저녁에도 그대로 피어있고 며칠 동안 그렇다가 다른 꽃 송이가 피어난다.
그런데 우리는 '무궁화'라고 말한다. 이 말의 뿌리는 한자의 뜻에서는 찾을 수 없다. 그것은 '목근(木槿)'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는 '木'을 [목]으로만 알지만, 사실은 [무]이다. 그러면 '木槿'은 [무근]인 것이다. 이 소리의 변천을 추정하면 [무근]>[무긍]>[무궁]일 것이다.
'木槿花'[무근화]>[무궁화](Rose of Sharon)은 원산지가 어딜까? 일단 한반도는 아니다.
이 한반도에는 1950년대에 서울대학교에서 많은 품종을 보고 골라 개량하여 지금까지 보급하고 있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진디물이 많이 살아 지저분한 꽃나무로 알고 있었고, 지금도 별로 변함은 없을 것이다.
노래에도 '삼천리 강산 금수강산'이라면서 애국가에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고도 하지만, 이 나라 삼천리에 과연 무궁화가 많이 있는지 아는 이는 알리라. 그렇지 않다.
그런데 무궁화는 대한민국 국화이다.
이 무궁화를 'Rose of Sharon'이라고 한 것은 그 뜻이 '샤론의 장미'인데, '샤론'은 팔레스타인 땅, 이란의 땅 이름이며, 그곳의 장미라는 말이다. 이곳은 지중해 동쪽 연안의 지역이며, 서아시아의 끝이다. 학명으로 Hibiscus syriacus인 것은 여기에 지명으로 'Syria'[시리아]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원산지는 아시아(much of Asia) 가운데서도 서아시아(western Asia)라고 알 수 있다. 이 학명은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1707-1776)가 붙인 이름이긴 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Rose of Sharon가 원산지는 서아시아의 끝에 있는 꽃이란 말이 매우 설득력이 있고, 이것이 퍼져 중앙아시아까지, 유럽에까지 퍼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 Rose of Sharon, 즉 무궁화가 지중해 연안의 나라들에 많이 재배되고 있다. 물론 16세기에 유럽에 옮겨 심어졌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15세기 이전에는 유럽지역에는 Rose of Sharon이 없었다는 말이 된다.
옛날에 <산해경>에 '군자국이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무궁화[木槿花]가 있다'는 말에서 보면 애국심/충성심이 강한 의미의 무궁화를 가리킨다. 그리고 그 군자국은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그 강역을 다스린 나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신라'를 '근화향(槿花鄕)'이라고 했다는 말 자체도 한반도를 결코 가리킨다고 할 수 없으며, 이 신라의 중심지도 무궁화의 재배지역을 보면, 결국 중앙아시아를 떠날 수 없고, 서아시아까지 차지했던 나라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페르시아의 서사시 <쿠쉬나메(Kush-nameh)>에 나오는 실라(Shilla/Alshilla/Bashilla)라는 '신라'가 한반도라기 보다는, 차라리 바로 그 페르시아라는 서아시아 땅과 중앙아시아 땅을 가리킨다고 보면 애써 한반도로 이동해왔다는 말보다 훨씬 리해하기 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