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 윤인애
지난해 추석
두 시간 거리에 사는 시인께
'보름달이 참 밝습니다'
문자를 띄웠더니
'이곳엔 달이 오지 않아 쓸쓸하다'
고 날아든 답장이
홀로 비운 술잔 같다
마침 내게는
두 개의 보름달이 있어
연못에 걸린 달을
급행으로 보내주고
빈자리에는
흰 구름 한덩이 걸어 두었다
'도착했노라',
소식을 듣던 깊은 밤
시인의 마을에서는
달도 시를 쓰는지
계수나무 아래서 은유를 즐기고
떡 방앗간 토끼도 별을 빚는다는데
이번 한가위에는
교통체증으로 복잡할 하늘길 피해
덜 여문 달이라도
서둘러 부쳐야겠다
***
윤인애 시인의 글로
추석 인사를 갈음합니다.
가족 친지 이웃들과 더불어
즐거운 명절 되소서 !
첫댓글 이야 시란 마음을 뎁혀주는 보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