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9 조수빈 앵커의 '휴대폰 방송사고'로 역대 뉴스 방송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수빈 앵커는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KBS9 오프닝 멘트 도중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는 방송사고를 범했다.
침착하게 대처했다는 반응이 있지만 뉴스를 진행하면서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사실 휴대폰을 가지고 생방송에 임하는 것 자체가 금기사항이다.
하지만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놓고 방송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루의 소식을 전달하고 정리하는 뉴스는 모든 과정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다보니 방송사고가 잦은 편이다. 드라마나 쇼, 예능 프로그램 같은 녹화방송은 'NG'가 나면 중단하고 다시 처음부터 찍으면 되지만 뉴스는 'NG'가 나는 순간이 방송사고다.
우리나라 뉴스 방송 사고의 '레전드'는 역시 '내 귀에 도청장치' 사건이다.
지난 1988년 8월 4일 강일구 MBC 앵커가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도중 갑자기 웬 괴한이 난입해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 일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고 '내 귀에 도청장치'라는 밴드가 생길 정도가 됐다.
또 노현정 KBS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05년 김대중 도서관의 개관을 기념, 미국 의회에서 의정서를 낭독한다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코멘트가 꼬이자 "잘못 말한 것 같다"며 한탄하기도 했고 MBC 최현정 아나운서는 급체로 인해 방송 도중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고 물을 내리는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전해지기도 했다.
MBC 문지애 아나운서는 지난 2008년 논란이 된 방송사고를 일으켰다. 저녁뉴스를 진행하던 문지애 아나운서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로 인해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웃음을 터뜨려 곤혹에 빠지기도 했다. 이 일로 문지애 아나운서는 저녁뉴스 앵커 자리에서 하차했다.
황정민 KBS 아나운서도 웃음을 참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소고기 파동 뉴스를 멘트를 읽던 도중 웃음을 터뜨렸다. 나체의 폴란드 선수들의 코믹한 모습이 나간 멘트를 전달하느라 일어난 사고였다.
문지애 아나운서는 이후에도 프로축구을 프로야구로 잘못 말해 졸지에 FC 서울이 프로야구 구단이 되기도 했고 황정민 아나운서 역시 잦은 방송사고로 얼마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송 일을 그만두고 싶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난 3월 1일에는 MBC와 KBS에서 동시 방송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일기예보를 전하던 중 3월 1일 아래에 붉은 글씨로 개천절이라고 적어놓기도 했고 KBS9 민경욱 앵커는 지난 2월 28일 "내일이 3.1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월 29일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착각이었고 이내 사과했다.
말 실수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라는 불가항력 방송사고가 있다면 충분히 대비할 수도 있었는데도 사고를 일으킨 경우도 있다.
MBC 임경진 아나운서는 지난 2008년초 스포츠 뉴스를 진행하면서 원고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눈에 띄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 음주방송 의혹을 받았고 결국 음주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프로그램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한편 뉴스는 아니지만 케이블 경제 방송에서 '내 귀에 도청장치' 못지 않은 전설급 방송사고가 있었다.
생방송 도중 파리가 날아들면서 MC가 웃음을 참지 못했고 결국 패널까지 계속 웃음을 터뜨리면서 더이상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방송사고가 일어났다. 결국 MC는 "나라의 경제를 얘기하는데 파리가…"라며 급히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