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제일 오지의 청정수역
수도권에서 가까우면서 계류가 깨끗하고 수량 또한 대단한 가평천은 특히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가평군내에서도 가평천을 품고 있는 북면 일원에는 오염 안 된 비경임을 말해주는 주목과 산삼이 산에서 자라고, 물에서는 얼음치가 서식하고 있다.
가평천은 경기 제1봉인 화악산(1,468m)에서 발원한 물줄기에 도마치봉, 국망봉, 강씨봉, 귀목봉, 명지산, 연인산, 백둔봉, 장수봉, 구나무산 등에서 흘러내리는 지류들이 합수되어 사계절 싱그러운 풍광을 자아낸다. 가평천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기 알맞은 곳으로는 최상류이자 버스종점이 있는 용수목 일원과 하류로 내려오며 논남기계곡과 관청리의 큰골, 그리고 명지산계곡, 백둔리계곡 등이 있다.
가평읍 번화가를 벗어나 사슴이고개를 넘어 이곡리 캐나다 전투기념비 입구에 이르면 매표소가 나타난다. 매표소에서 입장료(자가용 승차 1인당 1,000원. 노선버스 승객은 무료)를 내고 계속 도로를 따라 가면 북면 소재지인 목동에 들어간다.
용수목 개나리쉼터
목동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가평천을 거슬러 들어가는 도로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과 경계를 이루는 도마치까지 확,포장되어 있어 승용차로 30분이면 닿는다. 용수동 종점에서 조무락골 입구 38교를 지나 1km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석룡산 등산로 입구인 고시피골 계곡수가 시원하게 흘러내린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굽도는 도로를 따라 500m를 더 들어가면 왼쪽 계류 건너로 개나리쉼터(주인 방재관. 031-582-0487)가 수림 사이로 보인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발전기로 등을 밝히는 집이다. 5~6인이 잘 수 있는 방 3실이 전부여서 전화로 예약이 필수다(민박료 30,000원). 미리 전화로 부탁하면 된장찌개백반(5,000원), 닭백숙(30,000원) 등 매식이 된다. 200여 평 주차장이 있다.
개나리쉼터에다 여장을 플고 다녀올 수 있는 명소로는 북쪽 도로를 따라 200m 거리인 신앙유적지를 비롯해서, 신앙유적지에서 왕복 2km 거리인 무주채폭포가 있다.무주채폭포는 국망봉 지류로 낙차가 40m나 되는 폭포로 이름 그대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마치 수만 개의 구슬을 쏟아 붇는 형상이다. 무주채폭포에서 더 오르면 국망봉이다.
개나리쉼터를 기점으로 고시피골을 경유하여 석룡산 정상에 오른 다음, 정상에서 남쪽 조무락골로 내려오면 쌍룡폭포, 복호등폭포 등에서 여름을 잊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복호등폭포 아래 1km 거리 계류 가에는 옛 모습 그대로인 농가 한 채가 있다.이 농가는 150년 전부터 5대째 이곳을 지켜온 임덕훈옹과 부인 나복순여사가 산나물을 채취하며 살던 곳이다. 30년 전부터 석룡산을 찾는 등산인들 길잡이가 되기도 했던 임옹은 지난 98년 84세로 타계했고, 금년 86세인 나 여사는 제령리 아들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현재 조무락골 농가에는 나옹의 큰아들인 임오준씨(67세)가 대를 이어 6대째기거하고 있다.
가림약수민박
용수동 아래에 있는 가림마을 가림약수민박(주인 박중규. 031-582-0730)에다 민박을 정하고, 이곳에서 나는 약수를 맛보며 이곳을 기점으로 화악산 중봉(1,450m) 아래인 언니통봉(928m)을 다녀오는 것도 괜찮다.
이 민박집은 30명이 잘 수 있는 큰 방 1실(민박료 60,000원) 뿐이지만, 미리 전화하면 이웃 농가에다 민박을 알선해 준다. 주인 박씨에게 미리 전화하면 부근 계류가에서 가족단위로 야영이 가능하고, 야영장 사용료는 받지 않는다. 식사류는 팔지 않기 때문에 준비해 가야 된다. 이곳에서 300여 년 전부터 10대째 살아오고 있는 박씨 소유의 약수는 200여 년 전 박씨의 6대 선조 때부터 탕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각종 피부병과 부인병, 소화불량 등에 효과가 있다.이 약수는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효능이 뛰어나 특히 이 약수로 중풍을 고친 사람이 많다. 약수물은 팔지 않고, 그 대신, 5리터(3,000원), 10리터(4,000원) 들이 물통을 사면 통속에 약수를 가득 체워 준다.
논남기계곡
가림마을에서 2km를 빠져나온 곳인 적목삼거리에서 서쪽 골짜기 안으로 4km 거리인 논남 마을을 기점으로는 서쪽 강씨봉과 남쪽 임산계곡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적목삼거리에서 논남 방면 도로를 따라 1.5km 거리에 이르면 소락개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어귀 미녀네집민박(주인 최한식. 031-581-4422), 적목폭포유원지(031-582-1301, 582-9036) 등을 기점으로 소락개폭포를 다녀올 수 있고, 명지산 산행도 즐길 수 있다. 민박료 1실 30,000원, 된장찌개백반(4,000원), 도토리묵(5,000원), 더덕구이(7,000원), 토종닭백숙(30,000원)과 직접 기르는 산토끼탕(40,000원) 등을 판다.
소락개 마을 앞 계류를 건너 남쪽으로 패어든 계곡 안으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소락개폭포는 높이 12m에 폭 2~3m 로 하단부에 집채 만한 바위 두 개가 물길을 막아 폭포수 포말을 더욱 하얗게 만들고 있어 한층 더 시원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폭포 상단부로 이어지는 계곡길을 따라 사향봉(1,013m)이나 명지산(1,267m) 정상을 다녀올 수 있다.
소락개 마을에서 서쪽 협곡 안으로 3km 더 들어간 곳인 논남삼거리에서 강씨봉 방향 계곡안 1.5km 거리인 굴바위 유원지(주인 황구석. 031-582-5334), 너른들유원지(031-582-8900), 운암골유원지(031-582-4309)를 기점으로 강씨봉(930m), 귀목봉 북봉(902m), 민드기봉(1,023m) 등을 다녀올 수 있다. 민박료는 5~6인용 방 1실 30,000원, 30명용 큰 방 100,000원. 산채나물이 나오는 된장찌개백반 1인분 4,000원, 토종닭백숙 30,000원.
귀목봉 북사면과 민드기봉 남동면에는 임도가 잘 닦여 있어 이곳에서 산악자전거나 트래킹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대부분의 계류는 숲터널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더위를 잊기에도 그만이다.
논남삼거리에서 남쪽 임산계곡 안 15분 거리인 폭포민박(주인 문광로. 031-582-6957)은 30분 거리인 선녀폭포를 다녀올 수 있고, 명지산 북릉 왕복등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방 7개에 민박료는 작은 방 1실 30,000~40,000원, 10인 이상 큰 방 60,000원 받는다.
임산계곡 안 선녀폭포는 하단(높이 20m), 중단(10m), 상단(10m)으로 이뤄져 전체 높이가 40여m에 달하는 데다 햇볕이 들지 않는 협곡이어서 서늘하기 그지없다.
관청리 구간
적목삼거리에서 2km 거리인 관청리 마을회관 맞은편 화명쉼터(주인 서양순, 031-582-0515)를 기점으로 서쪽 아래 가평천 용소간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큰골을 경우하여 중봉을 다녀올 수 있다. 화명쉼터 민박료 1실 30,000원. 된장찌개백반(4,000원), 토종닭백숙(30,000원) 등을 판다.
화명쉼터에서 200m 거리인 용소간은 고인 물 길이가 약 100m에 폭 30m나 되고 깊이가 8m나 된다. 검푸른 물 속에는 희귀어종인 얼음치를 비롯해서 메기. 쏘가리, 꺽지, 미꾸라지, 쉬리 등 10여 종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용소간의 물고기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관청리 주민들 밥상에 간장조림이나 횟감으로 올라 이곳 주민들이 구태여 가평읍에 나가 반찬류를 사다먹지 않아도 됐었다.
관청리에서 큰골 안으로 800m 거리인 가마소는 임도를 내는 바람에 예전에 비해 많이 훼손된 것이 흠이지만 그런대로 서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사향봉을 바라보며 탁족을 즐기기에 괜찮은 곳이다. 가마소를 기점으로 3km 거리인 중봉과 2km 거리인 애기봉(1,055m)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관청리 아래 4km 거리인 익근동 명지산 입구에서 명지계곡 안 끝 집인 명지산쉼터(주인 김성태. 62. 031-582-9380)와 금자네식당(031-582-5574)을 기점으로 명지산 등산과 명지계곡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은 계곡 입구에 널찍한 주차시설이 있어 주차걱정이 없는 곳이.
명지산쉼터에서 계곡 안으로 3km 들어간 곳인 명지폭포가 볼 만하고, 명지폭포에서 명지산 정상 왕복은 3시간이 소요된다. 명지폭포에서 600m를 더 들어간 곳인 집터(등산로 표지판 있음)에서 남쪽 주계곡을 건너 백둔봉으로 오르는 지계곡은 그야말로 속세를 떠난 기분이 나는 곳이다.
백둔리계곡
명지산 계곡 입구 익근동 남쪽 5km 거리인 백둔교에서 서쪽 갈림길로 6km를 들어간 곳인 백둔리삼거리에서 아재비고개 방면은 사유림이 대부분이어서 좋은 피서장소를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백둔리 삼거리 못미처인 바른골 초입인 구나무골에 위치한 구나무골민박(031-582-4913)에 묵으면서 아직 자연미가 살아있는 바른골에서 더위를 잊을 수 있
다. 바른골을 경유하면 바른골봉(781m)이나 구나무산(859m) 등산도 즐길 수 있다. 민박료 1실 30,000원.
백둔리 삼거리에서 남쪽 백둔초교 앞을 지나 25분 거리인 깊은골에 이르면 산골 분위기가 괜찮은 납량장소가 많다.
목동에서 11.1km, 가평에서 20.7km 거리인 깊은골 송악산민박(주인 장배만. 79. 031-582-0653)을 기점으로,상류로 10분 거리인 송악산(705m), 연인산(1,068m), 장수봉(879m) 등을 다녀올 수 있다. 깊은골에서는 남쪽 장수고개를 넘어 송악산 남쪽 산자락을 휘돌아 전패고개를 지나 칼봉산 허리인 회목고개까지 임도가 연결되어 산악자전거나 트래킹 장소로 인기가 있다.
명지산(明智山) 산행기
명지산은 가평읍에서 14km 북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가평군 북면과 하면에 걸쳐 있고, 산의 동북쪽으로는 가평천을 사이에 두고 화악산과 마주보고 있다. 경기도에서 제일 높은 산은 화악산(1,468m)이고, 두 번째로 높은 산이 명지산(1,267m)이다. 그러나 화악산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서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산행 대상지로는 명지산이 가장 높은 산인 셈이다.
지리적으로는 한북정맥이 가지를 친 지맥에 속한다. 즉 한북정맥의 남한 구간이 수피령에서 시작되어 광덕산(1,045.3m)을 거쳐 국망봉(1,168m)과 강씨봉(830.2m), 청계산(849.1m)으로 흘러가는데, 강씨봉 다음의 오뚜기고개(768m)를 지나면서 동남쪽으로 가지 하나가 뻗어 귀목봉(1,036m)과 귀목고개를 지나 명지3봉(1,199m)과 명지2봉(1,250.2m)을 거쳐 명지산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명지3봉에서 갈라진 가지는 남쪽으로 아재비고개 너머 연인산(1,068m)으로 뻗어 간다.
연인산 쪽에서 바라본 명지산
이러한 명지산의 주변에는 1,000m 대의 고산군(高山群)이 밀집해 있어서 가히 경기도의 지붕이라 일컬을 만하다. 그러하기에 이 일대는 험한 산세에다가 골이 깊은 탓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아서 오염되지 않은 경기 유일의 청정지구여서 1993년 정부에서는 이 지역을 '자연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다. 즉 조종천(朝宗川) 상류인 명지산과 청계산 일대는 중부지역의 생태계를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다고 해서 자연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그리고 명지산은 주위에 있는 여러 산들의 모산(母山)이 되기도 하지만 명지산 자체에도 사향봉(일명 장막봉, 1,013m), 화채봉(1,079), 제2봉인 남봉(1,250m), 제3봉(1,199m), 백둔봉(974m), 귀목봉(1,036m) 등 1,000m 대의 많은 봉우리들을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산세가 방대하고 웅장할 뿐만 아니라 변화와 굴곡이 다채롭고, 산악미 또한 출중하여 곳곳에 숨겨진 비경이 많이 있다. 특히 명지산 일대를 감싸고 흐르는 가평천은 물이 맑고 수량도 풍부하며, 기암괴석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그러므로 명지산은 나름대로 4계절이 다 아름답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고 야생화가 아름다운데, 특히 상판리 귀목고개나 아재비고개에서 제3봉을 거쳐 올라가는 부근과 화채바위에서 사향봉에 이르는 구간에는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다. 그리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시원한 계곡 물로 한여름의 더위를 식히기에 적당한 곳이고, 명지산의 가을 단풍은 고목과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그 운치를 더해 주므로 가평 팔경 중 제4경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겨울에는 적설량이 많아 심설산행을 할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다.
그리고 명지산 일대는 이러한 경관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산삼을 비롯한 약초와 산나물, 그리고 잣과 밤의 산지로 유명하다. 그래서 명지산은 후덕하면서도 권위를 갖춘 시골 부잣집의 맏며느리 같은 그런 산이라 할 수 있다.
명지산으로 접근하는 길은 서쪽과 동쪽 크게 두 방향이 있다. 동쪽 들머리는 가평군 북면 익근리이고, 서쪽 들머리는 가평군 하면 상판리 귀목마을이다. 그러나 명지산은 익근리 쪽으로 산문이 열려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이쪽이 용이하므로 익근리로 접근하는 것이 정석이고, 대개의 등산객들도 익근리 쪽으로 몰려온다.
1)익근리 쪽 들머리
가평에서 75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8km 정도 들어가면 북면 소재지인 목동삼거리에 닿는다. 거기서 오른편 341번 지방도는 화악산, 북배산 등으로 이어지고, 명지산 들머리인 익근리로 가려면 왼편으로 꺾어져서 계속 75번 국도를 따라 가야 한다. 그리하여 6∼7분 정도 가면 왼편에 가평천을 건너는 백둔교가 나타난다. 거기서 좌회전하여 백둔교를 건너 4km 정도를 들어가면 백둔리 삼거리에 이르고, 그 백둔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그 길이 연인산 들머리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리고 백둔리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양짓말까지 찻길이 이어지고, 거기서부터는 걸어서 아재비고개로 가서 명지산을 오를 수도 있다. 백둔리에서 아재비고개로 올라가서 정상을 향하는 길은 찾는 이가 드물어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으므로 일부러 이 코스를 찾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명지산 산행의 가장 보편적인 들머리인 익근리로 가려면 백둔교 앞을 그냥 지나쳐서 75번 국도를 따라 계속 5분 정도 더 가야 한다. 그러면 명지산 계곡(큰 안수골)에서 흘러드는 개울과 가평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다리를 건너면 길가 왼편에 제법 큼지막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상가가 형성되어 있어서 금방 명지산 들머리임을 알 수 있다.
주차장 한편에는 큰 산행안내판이 있어서 초행자들에게는 요긴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 외에 명지산 북쪽의 산간벽지인 적목리 논남기 마을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있고, 주차장에서 명지산 동남쪽 능선으로 바로 올라가서 683.8m봉을 지나 사향봉과 화채바위봉을 거쳐 정상을 향하는 코스도 있으나 일반화되어 있지는 않다.
주차장을 익근리 주차장을 출발하여 승천사(昇天寺)와 명지폭포를 거쳐 화채봉 아래에서 정상을 향하려면 5.9km, 3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익근리 기점에서 출발하는 산행의 일반적인 형태는 승천사를 거쳐 정상에 올랐다가 제2봉으로 가서, 거기서 아재비고개나 귀목고개를 거쳐 상판리로 내려가는 횡단산행을 하거나, 아니면 제2봉에서 명지폭포 쪽으로 내려와서 원점회귀 산행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원점회귀 산행을 할 경우 쉬는 시간 포함해서 6∼7시간 정도 걸린다.
익근리 주차장을 출발하여 계곡을 따라 산판 길로 10분 가량 올라가면 승천사 일주문에 닿고, 거기서 다시 5분쯤 올라가면 승천사에 이른다. 승천사 일주문은 최근에 세워진 규모가 작은 것이기는 하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비구승 도량의 일주문답게 아담하게 생겼다.
승천사를 지나 명지폭포까지는 산행기점에서 2.6km, 40분 정도 걸리며, 계곡을 따라 산굽이를 돌아 올라가다가 보면 가끔 앞이 트이면서 명지산 주능선과 제2봉이 드러나기도 한다. 명지폭포는 등산로에서 아래로 60m 정도 내려간 지점의 계곡에 있으며, 아무리 더운 여름철에도 폭포 아래 서면 한기가 들 정도로 시원해서 땀이 금새 식는다.
그리고 이 심산유곡의 명지산 계곡은 수량이 풍부한 급경사 지대여서 명지폭포만이 아니라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연이어 있고, 맑은 계류가 암반 위를 물보라를 일으키며 흘러내려 물소리마저 낭랑하다. 그러니 정상을 향하던 발걸음도 잠깐 멈추어야 하는,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계곡일 뿐만 아니라 가을이면 명지폭포를 비롯한 이 일대 계곡의 단풍이 아름다워서 그야말로 산자수명(山紫水明)하다.
명지폭포에서 등산로로 다시 올라와서 20분 정도 전진하면 주차장에서 3.2km 정도 올라간 지점에 옛날 화전민들이 살았던 집터가 나타난다. 이제는 잡초만 무성하고 흐무러진 돌 축대가 부분적으로 남아 있어 황량한 곳이 되어 있으나 옛날 화전민들은 여기에서 화전을 일구고 산나물과 약초를 캐면서 연명하였다. 그때는 이 부근의 도로나 심지어 75번 국도조차도 건설되기 이전이었으므로 장날 가평까지 나들이하려면 왕복 100리 길을 걸어가야 했으니 그들의 생활의 어려움이 오죽했겠는가. 지금은 공해에 찌든 때를 씻기 위해 오히려 산 속을 헤맨다고 하지만 그 때는 화전민이란 가난과 고통 그 자체였다.
화전민 집터에서 다시 7-8분 올라가서 마지막 다리를 건너면 이어서 양쪽 계곡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합쳐지는 합수점에 이르고, 합수점에서 오른편으로 등산로를 따라 50m 정도 올라가면 왼편 개울 쪽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밧줄과 철조망이 쳐져 있다. 그 밧줄이 쳐져 있는 지점에서 개울 건너편을 보면 표지기가 여러 개 매달려 있는 바로 거기가 제2봉을 거쳐 내려오는 길이 만나는 '명지삼거리'인 것이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런데 왜 거기에 출입을 통제하는지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규정대로라면 명지 제2봉에 들렸다가 명지삼거리로 내려오거나 역으로 명지삼거리에서 명지 제2봉 쪽으로 올라갈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처럼 명지산에는 평범한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출입통제 구역이 여러 곳에 있다. 그러나 이곳이 바로 '자연생태계보호지역'이므로 함부로 산을 헤집고 다니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2-3분이면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른다. 거기 이정표에 '(왼편 길)명지산 1.8km, (오른편 길)명지산 2.3km, 익근리 3.6km'라 적혀 있다. 어느 쪽으로 올라가도 정상에 이르지만 왼편 길은 거리가 다소 짧고, 시간도 20여분 단축은 되지만 다리를 건너 10여분 올라가면 그때부터 심한 너덜길이 아니면 급경사 계단길의 연속이고, 전망도 전혀 없어 힘들고 지루하다.
그렇다고 하여 오르편 길도 쉬운 것은 아니나 가파른 길을 50여분 올라가서 주능선에 이르면 경사도 완만해지고, 전망이 트여서 올라가는 길로는 이쪽 길이 적당하다고 본다. 아무튼 오른편 길로 들어서면 거기서부터 등산로가 오솔길로 변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등산로의 경사도 가팔라지면서 올라갈수록 너덜지대가 이어지고 계류도 멀어져서 물소리마저 들리지 않으니 몰아쉬는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그런데 5·6월의 명지산에는 금낭화(며느리주머니)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물론 다른 산에도 금낭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명지산의 금낭화가 유별나게 예쁘고 싱싱하며 많이 있다. 연인산에는 노랑제비꽃이 많고, 점봉산에는 얼레지 꽃이 많으며, 이곳 명지산에는 금낭화가 많은 것이다. 연인산이나 명지산에도 얼레지 꽃이 많이 있으나 점봉산에 비견할 수 없듯이 연인산이나 다른 산에도 금낭화가 있으나 명지산의 금낭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 금낭화를 감상하며 급경사 계단 길을 50분 정도 올라가면 화채바위(화채봉 혹은 제4봉;1,079m) 밑 주능선 삼거리에 올라서게 된다. 사향봉 쪽에서 이어져 온 능선 길과 만나는 곳으로 이 주능선에 올라서기까지 마지막 30분이 아주 가팔라서 힘이 든다. 그리고 거기서부터는 비교적 쉬운 길이 40분 정도 이어진 후, 마지막 계단 길을 힘겹게 올라가면 '일두봉'이라는 명지산 정상에 닿는다.
명지산 정상은 중후한 산의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의외로 옹색하고, 작은 암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화강암의 조그마한 표지석이 있다. 그러나 바위봉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시야가 트여 있어서 조망이 장쾌하고, 바위봉에 걸터앉으면 막힘 없이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여 금새 땀이 식는다.
동북쪽으로는 석룡산,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깝게 다가서고, 그 옆으로 응봉(1,436.3m), 촉대봉(1,125m)에서 흘러내린 북배산 능선 너머로 춘천의 삼악산과 의암호반이 살며시 보이며, 날씨가 쾌청한 때에는 멀리 동쪽으로 설악산 줄기까지 아슴푸레 보인다. 북쪽으로는 국망봉(1,168m), 백운산(904.4m), 광덕산(1,046m)으로 뻗어 올라간 한북정맥의 줄기가 힘차게 보이고, 서쪽으로는 국망봉에서 남으로 뻗은 한북정맥 줄기가 강씨봉과 청계산을 지나 운악산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남쪽엔 명지 제2봉(남봉)이 가까이 있고, 그 너머 연인산과 매봉(929m)의 줄기가 선명한데, 그 너머 멀리는 용문산(1,157m)이 어렴풋이 보인다.
정상 바위봉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이정표가 있고, 거기에 '제2봉 1.2km, 상판리 6.2km, 적목리 7.5km, 익근리 5.9km'라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이정표 있는 곳에서 서쪽으로 내려가면 명지산 주능선을 따라 제2봉을 향하는 등산로가 선명하여 정상에서 40분 정도면 제2봉에 닿는다.
제2봉은 해발표고 1,250.2m로서 그 나름대로 명분을 가진 당당한 봉우리여서 산정에는 표지석이 있고, 삼각점이 있어서 또 하나의 정상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명지산 줄기 전체를 조망하기에는 정상보다 오히려 제2봉이 더 뛰어나다. 거대한 성곽처럼 기골찬 명지산 줄기는 사향봉에서 시작해서 제4봉(화채봉)과 정상을 지나 제2봉으로 이어지고 있음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제2봉에서 서쪽 제3봉과 귀목봉으로 뻗어간 또 하나의 산줄기도 준엄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남쪽으로 뻗어간 줄기는 아재비고개 너머 연인산에 이어져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다.
명지산을 중심으로 한 이 일대의 산들엔 유별나게 야생화가 많고, 그들 산의 모산인 명지산의 봄은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2봉에서 익근리로 가려면 남쪽 능선을 타야 하나 그쪽을 밧줄로 막아놓았다. 이렇게 되면 제1봉에서 제2봉을 거쳐 익근리로 원점회귀 산행이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그냥 무시하고 남쪽 능선 길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능선 길에 들어서서 5분 정도 내려가면 길이 왼편(동쪽)으로 굽어지면서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그 길로 다시 5분 정도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서면서 팻말에 '익근리 6.5km'라 적혀 있다. 거기서 오른편으로 내려가면 백둔리의 연인산 아래로 가게 되고, 명지폭포는 왼편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그 삼거리에서 다시 10분 정도 내려가면 또 하나의 삼거리를 만나고, 거기 팻말에 '익근리 6km'라 적혀 있다. 거기서 오른편 길은 역시 백둔리로 갈 수도 있고, 백둔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두 번째 삼거리부터는 속도를 낼 수 없을 만큼 더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로 변해서 제2봉에서 명지삼거리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그러므로 정상에서 제2봉을 거쳐 익근리 주차장까지 하산하는데 2시간 가량 잡아야 한다.
2)귀목마을 쪽 들머리
명지산 서쪽 들머리인 가평군 하면 상판리 귀목마을로 접근하려면 서울을 기점으로 할 경우, 46번 국도로 춘천 쪽으로 가다가 청평 시가지를 벗어나는 지점의 검문소 3거리(조종내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37번 국도로 들어서서 14km 정도 북상하면 가평군 상면 현리에 이르고, 현리 시가지를 북쪽으로 벗어나는 지점의 윗삼거리(수도기계화사단 가는 길)에서 우회전하여 다시 387번 지방도를 따라 북동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퇴계원 쪽에서 일동, 이동으로 이어지는 47번 국도를 따라 갈 경우에는 서파 4거리에서 우회전하여 현리 쪽으로 가서 현리 시가지로 진입하기 직전 윗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387번 지방도로 들어서야 한다.
그리하여 현리에서 6km 정도 들어가면 운악산 들머리가 나타나고, 거기서 다시 2km 정도 더 들어가면 387번 도로는 일동 쪽으로 달아나고, 거기서부터 귀목마을로 가는 길은 10번 군도로 변한다.
그리하여 4km 정도 더 들어가면 조종천 상류인 가평군 하면 상판리 장재울 마을에 이른다. 장재울 마을에만 들어서도 벌써 귀목고개가 선명하게 다가와서 등산기점 가까이 왔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장재울 마을 다음 버스 정류장인 다락터에서 아스팔트 포장도로도 끝난다. 그리하여 다락터에서 1차선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동쪽 골짜기로 300m 정도 더 들어가면 거기 작은 주차장이 있고, 주차장에서 오른편으로 작은 다리를 건너가면 귀목마을이다. 바로 귀목마을 입구의 입산통제 초소 앞이 산행기점이다.
그리고 거기서 위로 쳐다보면 잘 생긴 노송 한 그루가 보이는 그 쪽으로 올라가면 소나무 위쪽의 마을 끝 집 앞의 이정표엔 '상판리 0.5km, 귀목고개 2.0km, 귀목봉 3.1km, 명지산 5.7km'라 적혀 있다.
거기서 동쪽 귀목고개로 계속 이어지는 길은 과거 널따란 임도여서 비록 비포장이기는 하나 차가 진입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좁은 길로 변해 자동차 진입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이정표 앞에서 남쪽으로 아재비고개로 가는 희미한 길이 갈라진다.
거기서 귀목고개로 가려면 그냥 뚜렷한 길로 직진하면 되지만 아재비고개로 가려면 길도 희미하고, 아무 표식이 없으므로 주민들에게 물어보든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오른편 남쪽 언덕 위에 소나무가 몇 그루 서 있는 것이 보이는 그 언덕 쪽으로 올라가면 아재비고개로 가게 되며, 일단 언덕에 올라서면 선명한 길이 드러난다.
그런데 귀목마을에서 아재비고개로 올라가는 길에 표식이 없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 같다. 그것은 이 일대가 '자연생태계보호지역'이므로 아재비고개로 가는 길은 통제하고 공식적인 등산로는 귀목고개로 올라가는 길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재비고개로 올라가는 길로 들어서서 조금만 올라가면 묘지 위쪽에 밧줄로 등산로를 막아놓았고, 아재비고개 정상에도 역시 귀목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막아놓았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귀목고개 쪽으로 올라갔다가 도로 귀목고개로 하산을 해야지 아재비고개로 원점회귀 산행이 불가능해지므로 실례를 무릅쓰고 아재비고개로 올라가거나 아재비고개 쪽에서 내려오기도 한다. 다만 이런 형편을 참작하여 등산객들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정이 있어서 귀목고개 쪽은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 있다.
귀목고개는 '전설의 고향'에서 자주 등장하는 귀신 나오는 고개로 많이 알려져 있어서 예전엔 혼자 가기에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곳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이 다녀서 그런 소박하고 전설적인 매력이 없어진 지 오래다.
귀목고개 쪽의 등산로가 손질이 잘 되어 있기는 하나 인공 너덜이 되어서 썩 편한 길은 아니고, 경사는 대체로 무난한 편이나 마지막 20분이 경사가 급하다. 그리하여 산행기점에서 1시간∼1시간 20분 정도면 귀목고개 정상 4거리(775m)에 올라선다.
거기 이정표에 귀목고개로 올라간 길의 반대편 내리막은 적목리 논남기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고(3.8km), 능선을 따라 왼편으로 1.1km 올라가면 귀목봉(1,036m)이며, 오른편 능선으로 올라가면 제3봉(1.8km)과 제2봉(2.5km)을 거쳐 명지산 정상에 이른다(3.7km)고 적혀 있다.
귀목고개에서 제3봉으로 향하는 길은 20여분 동안 편안한 길이다가 차츰 경사가 가팔라지고 너덜지대가 나타나면서 산행이 힘들어진다. 그러나 그런 깔딱고개를 10분 정도만 올라가면 갑자기 전망이 트이는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계단길이 나타난다. 그리고 귀목고개에서 40분 정도 진행한 지점에 헬기장이 있고, 이어서 10분 정도 더 가면 쉼터를 지나면서, 이후 내리막오르막이 계속되다가 쉼터에서 15분 정도 가면 좁은 홈통바위를 만난다. 높이 6m, 폭 60㎝ 가량의 홈통이어서 뚱뚱한 사람은 지나가려면 애를 먹는다.
그리고 10분, 귀목고개에서 1시간 20분 정도면 '결사돌격대' 바위로 유명한 제3봉 아래 삼거리에 이른다. 거기 이정표에 '(서쪽)아재비고개 1.4km, (직진)제2봉 0.7km'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대개의 자료들은 귀목고개에서 제3봉까지 50분이면 갈 수 있다고 되어 있고, 제3봉에서 귀목고개로 내려가는데 1시간 20분이 걸린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자료들이 거꾸로 잘못되어 있는 것 같다. 귀목고개에서 제3봉으로 올라가는 것은 1시간 20분 정도 걸리고, 제3봉에서 귀목고개로 내려가는 것은 50분이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 삼거리 이정표를 등지고 바로 앞의 2m 정도 높이의 거무튀튀한 바위벽을 잘 관찰하면 거기에 한자로 '決死突破隊'라 써서 음각한 글씨를 볼 수 있다. 얕게 음각을 했고,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퇴색이 되어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하기 쉽지 않다. '결사돌파대 바위'란 옛날 이 부근에 주둔해 있던 군인들이 행군훈련을 할 때 그 행군 목표지점이 되었던 곳이 이 바위여서 '결사돌파대'라고 음각해 둔 것이 지금까지 남아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와 똑 같은 글씨체로 운악산 정상의 바위에도 '決死突破隊'라 새겨져 있다. 혹시 현리에서 362번 지방도로 들어서 조금 가면 왼편에 있는 '결사돌파대 부대'와 연관이 있는 곳인지 모르겠다.
제3봉(1,199m)에는 산불무인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올라갈 수가 없으므로 대개 그 옆의 바위에서 쉬게 되는데, 전망이 잘 트여 있어서 서쪽으로 운악산이 건너다 보이고, 그 아래 상판리 일대의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날씨가 쾌청할 때는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까지 조망할 수 있으며, 북쪽으로는 일동과 이동의 시가지 일부가 보이기도 한다. 이 일대가 봄이면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는 곳이다. 그리고 제3봉에서 제2봉까지는 20분이면 되고, 제2봉에서 정상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다만 귀목고개로 해서 명지산을 오르는 들머리가 되는 상판리 귀목마을 쪽은 교통이 불편해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미리 알고 가야 한다. 그러므로 승용차로 갈 경우, 귀목고개로 해서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아재비고개로 원점 회귀 산행을 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렇게 하여 제2봉까지만 갔다가 와도 6시간 정도 걸리고 제1봉까지 다녀오려면 7∼8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호젓한 산행을 원한다면 올라갈 때 아재비고개 쪽으로 올라가서 제3봉을 거쳐 내려올 때 귀목고개 쪽으로 오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아재비고개 쪽은 등산객이 드물어서 조용히 올라갈 수 있는 반면에 귀목고개 쪽은 비교적 붐비는 곳이기 때문이다. 귀목마을에서 아재비고개로 가려면 3.3km, 1기간 30분 정도 걸리고, 아재비고개에서 제3봉까지 50분 정도 걸린다.
귀목마을에서 아재비고개에 이르는 길은 손질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서 군데군데 홍수로 길이 패여 심한 너덜지대가 있다. 그래서 조심스럽기는 하나 오히려 자연상태의 등산로여서 마음 편하다. 아재비고개에서 남서쪽으로 3.3km 올라가면 연인산이고, 동쪽으로 내리막으로 내려가면 백둔리이다(2.3km). 그리고 아재비고개에서 제3봉은 1.4km이고, 제2봉은 2.1km이며, 정상인 제1봉은 3.3km 거리에 있다. 그리고 아재비고개에서 제3봉으로 오르는 길은 가풀막이 심한 된비알 길이어서 50분 정도 힘겹게 올라가야 한다. 다만 전형적인 흙 길이어서 위험부담은 없다.
그런데 명지산 산행은 차편만 마련된다면 익근리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제2봉과 제3봉을 거쳐 반대편 상판리로 내려 가든가, 아니면 그 반대로 상판리에서 익근리로 넘어가는 횡단산행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