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가 다 되어도 밤의 어두움이 남아 있다. 모레, 글피가 동지라서.
날씨는 늦가을 처럼 온화하다.
8시경 옥천휴게소에서 콩나물-김치 국밥과 새알심 팥죽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얼마만에 맛 보는 동지 팥죽 인가? 맛있다.구수하다.새알심이 쫄깃하다.
어제 밤 몽실씨가 손수 끓인 팥죽이다.
많은 산벗들에게 나누어 주려고.---이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
버스는 가산산성을 향해 다시 달린다.
그렇게 푸르던 잎새들을 대지의 어머니께 돌려드리고 섬세한 가지들을 곱게 펼쳐 보이는
나무들로 주변 산은 덮여 있다.
파아란 하늘 배경으로 산등성이에 늘어서서 잔가지를 넓게 펼친 나목들은 내가 좋아하는 풍광 중 하나다.
"한달이 지나면 새해가 됩니다.
함께 산행하게 되어 즐겁고 기쁩니다.
저녁 송년 모임에 한분도 빠짐없이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
박인수회장이 인사했다.
이어 강산대장이 산행과 트레킹 코스를 간략히 설명 했다.
그리고,송년산행을 특별히 지원하신 고마운 분들을 소개 했다.
기운 내어 산행을 즐기라고 박회장이 산삼주를 따라 주었다. 산삼내음이 물씬 풍긴다.
공단 사이를 지난다.대전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큰 규모의 산업단지다.
대표적인 우리나라 산업화 상징의 하나인 구미국가산업단지다.
전원 주택지를 지나 산속으로 들어간다. 큰계곡이 보이고 사과 과수원을 지난다.
더 깊이 산속으로 올라 간다.산성마을 전원휴양센터를 지난다.
"구화사"표지석 앞에 하차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10시 30분경 이다.
큰소나무 숲길로 들어섰다.산행 안내서의 시작점 진남문과 탐방지원센터가 보이질 않는다.
삼거리에서 우왕 좌왕하다가 구화사 방향으로 올라간다.
구화사 입구에 사천왕 석상이 좌우에 서 있고, 경내엔 모자상등 돌조각이 여기 저기 서 있다.
여기가 대한불교구화종의 총본산, 구화사 다. 규모는 크지 않다.
구화종은 약1,200년전 중국 구화산에서 수행하고 등신불이 되신 신라승 김교각 스님의 법통을 이어 받아
2006년에 창종한 불교의 한종파다.
등산길은 없다.낙엽이 겹겹이 쌓여 있다. 정암 신회장이 앞서 길을 인도 한다.
두터운 낙엽들이 푹신푹신 밟힌다.신회장이 소리 쳐 길을 안내 한다.
쌓인 낙엽을 밟고,연두색 이끼낀 바위 옆을 지나 완만한 참나무 숲속을 오른다.
"시몬,나뭇잎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구나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구르몽의 "낙엽" 시 한구절이 떠 올랐다.
산등선에 다달았다. 산성 한자락이 보인다.
신회장이 길을 못 찾을가 걱정 많이 했다고 토로 한다.
능선 편한 자리에서 노종안 사장이 일행에게 따끈한 커피를 따라 준다.
항상 나눔과 봉사의 마음이 가득한 분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정답게 바라보고 있는 모양의 "할매할배바위를 지난다.
가산의 일곱봉우리와 산성이 길게 보인다. 일곱봉우리가 있어 가산을 "칠봉산"이라고도 부른다.
일곱봉우리가 있으니 자연히 일곱계곡이 생겼고, 칠곡군의 명칭이 여기서 유래 됐다는 글을 봤다.
한자로 처음에 일곱칠자의 "七谷"이었다가 후에 옻칠 칠자로 바꾸어 지금은 "漆谷"으로 쓴다.
성곽 위 길을 따라서 오른다. 양옆으로 누렇게 변한 억새들이 서있다.
잎은 다 지고 팥을 닮은 빨간 열매들이 무수히 매달려 있는 팥배나무들이 아름답게 어우려져 있다.
가산 정상(902m)에 올랐다. 표지석이 없다. 그리고 평평하다.
돌출전망대에서 용바위를 본후, 유선대라고 생각되는 곳에 점심 자리를 잡았다.
황진수씨가 준비한 파랑비닐을 펴고 빙둘러 앉았다.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내놓고 함께 했다.
사과,배,딸기,귤,김밥,돼지고기묵은지볶음,된장깻잎,황석어젖,무나물,굴,해삼초고추장무침,
깍두기,김치,멸치볶음등등.그리고 중국술,소주,모과주등등.
압권은 박사장의 "돼지고기묵은지볶음"과 황진수씨의"굴,해삼초고추장무침"이었다.
모두 불그스레 올랐다. 오산 고문이 "천상의 만찬"이라 했다.
자리를 정리하고 정상 방향으로 다시 올라가서 "架山(가산)"이라고 쓴 표지석에서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중문을 지나 웅장한 가산바위에 올랐다. 위는 평평하고 넓다. 한 80평 쯤 된다. 기가 센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대구 시내 일부가 보인다. 다시 중문으로 돌아가 진남문 방향으로 내려간다. 여기 저기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외침에 대비하여 인조18년(1640년)부터 영조17년(1741년)까지
100 여년간 십여만명을 동원하여 완성한 성이다.내성,중성, 외성으로 된 3중 구조의 국내 유일한 성이다.
군위,의흥,신형,하양 4개의 현을 관장하던 칠곡도호부가 있던 곳이라 많은 관아와 민가가 있었다고 한다.
넓직한 임도를 따라 편하게 내려간다.
원래 산성 트렉킹은 이길로 하려던 계획이었으나 반대쪽 구화사 입구에 잘 못 내려 헤맨 것이다.
이길로 트레킹을 했다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더 내려가니 탐방 지원센터가 나왔고,
곧 영남제일관방"이란 현판을 단 진남문과 성곽이 보였다. 멋지다.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후 4시다. 바로 버스를 탔다.
고급 전원주택지를 지나 비탈길을 구비구비 돌아 내려 간다 .
겨울 눈 올때는 좀 어려움이 있겠지만,
해발 3~4백m의 높은곳에 고급 주택지가 조성 되어 있다. 보기에도 멋지고 환경도 좋은 곳이다.
탱크모양의 건물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지난다.실물 탱크들과 제트기가 전시되어 있다.
6.25전쟁 중 수많은 국군,미군,경찰,학도군,민간인들의 희생으로 낙동강 전선을 지켜내
유엔군이 반격할 시간을 준 유명한 "다부동 전투"의 교훈을 알리고
교육장으로 활용하기위해 1981년 11월에 건립한 것이다.
다부동 IC를 지나 대전으로 달린다.
오늘은 노래 콘테스트가 없다. 저녁 송년 파티가 있기 때문이다.
"산행을 사고 없이 즐겁게 함께 해서 감사합니다
송년 모임에 참석하시어 우의를 돈독히 하시고 즐기시길 바랍니다."
회장이 마무리 인사를 했다.
버스는 갈마동 송년파티장 "옻벗은 닭 한마리" 식당에 도착 했다. 오후 6시 경이다.
식당안에는 잘 익은 오리가 진한 향기를 풍기고 있다.
회장의 건배 제의와 동시에 송년 파티가 시작 되었다.
많은 대화를 나누고 술과 음식을 서로 권하고 마셨다. 즐거웠다.기분이 좋았다.
청산의 좋은 분위가 다시 살아 났다.
흥이 넘치신 산친구들은 2차 노래방에서 흥겹게 지냈다고 했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8시 쯤 회장과 몽실씨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나는 금적산 산골 나의 집으로 향했다.
☆ 어려운 상태의 청산 산우회 회장과 운영진을 맡으시어
몸과 마음으로, 물질적 시간적으로 많은 봉사를 하신 박회장님,햇살총무님,강산대장님 참으로 고맙습니다.
◇ 올 한해 갈등을 해소하고 청산 맥을 이으려고
몸과 마음에 많은 상처를 받으신 오산고문님과 신회장님 감사 감사 합니다.
♡ 청산의 변함 없는 기초가 되어주신
노종안사장님,장원장님,송원장님,이원장님,송교수님,김명동사장님,
몽실씨,황진수씨,명진씨,저기산님 고맙고 고맙습니다.
◎ 청산의 큰 동반자가 되어주신 불꽃산우회원님과 강산대장 친구산우회원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한해 동안 안전 운행과 뒤풀이에 고생을 많이 하신 공성진 사장님 너무 감사합니다.
☞ 가끔 씩 성의를 다해 참석해주신 정전부회장님,박용국씨,
함께해 주신 이름을 모르는 회원님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 전회원님 감사하고 그립습니다. 그대들과 함께 했을 때도 즐겁고 행복했었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성취 하시며 사랑이 넘치는 생활 하시길 비옵니다. ♣
첫댓글 여행가의 기행문처럼 디테일하면서 서정적입니다. 형님의 감성이 가식없이 표현되었네요. 카페는 산행의 흔적이 기록되어야 생명력이 있답니다. 매번 산행후기를 쓰시는 형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번에는 누군가 산행사진을 전담하여 볼거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문님 항상같이산행해주셔서감사드리고 좋은글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고문님 좋은글감사합니다~~
청산 첫 산행에서 서먹함… 달래길 없어는데~~ㅎ
문강님. 조은사람님 산행기을 보면서 다시 한번 산행하는 느낌이 듭니다...
멎진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날씨가 다시 쌀쌀해졌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고문님덕분에 산행에 즐거움을 다시한번느껴봅니다.좋은글과 내용 멋지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보았읍니다.
사진으로 보는 산행 후기도 좋지만 한자 한자 정성들여 써주신 산행 후기도 색다른 느낌을 주네요.
10여년의 내공과 많은 고문님들의 정성이 담긴 청산은 앞으로도 어려움을 떨쳐버리고 전국 제일의 산우회로 재도약 할 것을 믿습니다.
즐거운 산행이 되도록 애써주신 박 인수 회장님이하 모든 임원진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해를 넘겨 카페를 보다가 이글을 봅니다.
한편의 수필집을 읽은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말씀 부탁드리며 산행도 늘같이 동행 했으면 하는
저의 작은 바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