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뉴스타임, 세욱이가 어제 태권도장에서 11월에 열릴 대회 준비로 품새연습을 했다는 뉴스를 전합니다. 진샘이 세욱이에게 연습한 품새를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부끄러워하면서 혼자서는 못한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한번 보여달라고하면 자랑스럽게 해보이던 아이가 저렇게 쑥스러워하는걸 보니 세욱이도 많이 컸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모습이 더 오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절기상 백로를 지나고 있습니다. '흰 이슬'이지요. 아침 풀잎에 송글송글 맺혀있는 이슬... 진샘이 왜 이 즈음이면 이슬이 많이 생기는지 묻습니다. 아이들이 수증기때문이라고 답하네요. 진샘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면서 생기는 수증기가 밤에 내려앉아서 이슬이 된다고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알려줍니다.
절기이야기를 하다가 들살이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진샘이 2학기 들살이는 어디로 가고싶냐고 묻습니다. 아이들은 '사랑어린학교'에 또 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바로... 사랑어린학교 운동장에 강아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윤이는 멀미때문에 너무 멀리가는 것은 좀 별로라고 하네요. 어쨌든 강아지가 있는 곳에 갔으면 좋겠다고들 합니다. 진샘은 아이들 의견을 참고해서 계획을 세워보겠다고 하십니다.
오늘 삶교과시간에는 어제 했던, 대천천 생물 관찰활동을 공책에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관찰한 것을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해서 의논하고, 첫날이라 칠판에 진샘이 먼저 글과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셨습니다. 아이들도 정리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진샘이 쓴 글과 그림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진샘과 다르게 써보겠다고 입말로 진샘의 글을 요리조리 고쳐가며 읽어보더니 자기식대로 공책에 정리합니다. 진샘이 그린 그림에서도 갖가지 흠을 잡으면서 더 멋지고 실감나게 그려보겠다고 책을 참고하기도 하고 제가 찍은 사진을 보여달라고도 합니다. 내일부터는 진샘의 도움없이 아이들 스스로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기로 합니다. 오늘 하는 것을 보니, 진샘의 희망대로 앞으로 다섯 아이들이 각자 다른 생물도감을 만들게 될것 같습니다.
2교시에는 오늘도 '그리스 신화'를 했습니다. 오늘은 신들의 인간자손들에 관한 이야기와 만났습니다.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이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오늘도 진샘과 아이들이 주거니 받거니...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그리스신화를 정리할 공책도 새로 받았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진샘이 해주신 이야기를 공책에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네요.
오후 산책은 오늘도 대천천 생물을 관찰하는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가을이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오후 2시, 아직 햇볕이 뜨겁습니다. 화명초 앞에 있는 다리 아래로 갔습니다. 어제와 같은 종류의 물고기를 서른마리 가까이 잡았는데, 오늘은 새로운 목록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꺽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잡아놓은 꺽지가 채집통 안에서 꼼짝을 안합니다. 진환이 표현대로하자면 성질이 급하고 까다로운 아이인가봅니다. 꺽지가 죽을까 걱정이되어 사진을 찍고 제일먼저 대천천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진샘은 물고기 잡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주겠다고, 어디선가 풀을 한웅큼(이름을 알려주셨는데 까먹음) 뜯어와서 돌로 짓이겨 물에 담급니다. 그렇게하면 그 물에 있는 물고기가 일시적으로 마취되어서 물위로 떠오른다고 합니다. 물살이 약한 곳을 골라서 마취풀(?)을 넣었는데도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실패인듯 합니다.^^ 아이들은 오늘도 1시간이 넘도록 물고기 잡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매일 매일해도 재미가 있는가봅니다. 저는 신기하게 바라보기만 합니다.
2학기에도 아이들이 많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 대천천 생물도감도 만들어야하고, 주기집중 수업도 해야하고, 텃밭농사도 지어야하고, 손공예에 맨발동무도서관 책읽기까지... 다음주부터는 '리코더 오름길 프로젝트'도 시작된다고 하고, 10월에는 들살이도 가야합니다. 모든 것이 하루, 한주, 한달의 리듬 속에서 차근차근 준비되고 맺힘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하고 있는 그 시간들이 평화롭게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