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최근 많은 눈이 내렸고, 사람들이 많은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부숴버리는 많은 사람이 나왔죠.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11111080003544
여기에 대하여 가수 이적 씨가 아주 적절한 언어로 이런 폭력성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서, 왜 인간은 폭력적이 될 수 있는가? 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일단 폭력이라는 것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 먼저 인간은 동물이니까, 동물들은 폭력성이 있는지 봐 봅시다.
이럴 때는 학습이론의 대가 강형욱 훈련사님을 소환하면 좋습니다.
'개는 훌륭하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매우 폭력적인 개가 나옵니다.
엄청나게 짖어대고, 경계하고, 심지어 뭅니다.
그런데 강형욱 훈련사가 이리저리 해서 뭔가 짠! 하면 어느 순간 폭력성이 줄어듭니다.
아주 짧은 순간임에도 말이지요.
그렇다면 이 폭력성의 구성요소 중 상당한 부분은 분명히 조정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이겠지요.
개에게 그렇다면, 100%는 아니겠지만 인간에게도 적용할 요소가 있다는 것이고요.
개는 왜 폭력적이 될까요?
본인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책을 못 나가고, 집이 불결하고, 발톱이 길게 자라나서 아프면 개는 폭력적이 됩니다.
이런 문제를 본인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내면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일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것이 폭력적인 행동이 되는 것이죠.
이런 신체적인 문제에 더해서, 정신적인 문제도 개를 폭력적이게 만듭니다.
이전에 학대를 당해서 인간을 믿을 수 없게 된 개가 있다고 해 봅시다.
인간을 보는 것 만으로 불안해지겠지요.
이 불안은 본인에게 문제인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
위와 똑같은 과정을 거치겠지요.
인간도 비슷합니다.
자신의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간은 폭력적으로 변합니다.
나의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교육받지 못했다? 혹은 교육받은 것을 적용할 수 없다?
그 사람은 폭력적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폭력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처럼 보이게 할 것입니다.
점차 그 사람은 다양한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다시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됩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 부모를 때리고, 동사무소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같은 반 아이에게 돈을 빼앗으면 자신의 문제가 해결이 됩니다.
이 사람은 계속해서 자신의 폭력성을 가다듬고, 과시하고, 각인시켜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짜잔! 폭력적인 인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길가에 서 있는 눈으로 만들어진 사람은 자신의 폭력성을 가다듬고, 과시하고, 각인시키는데 최고의 제물이지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더욱 향상되었습니다! 어찌 낄낄거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모습은 사회적으로 봐도 결국 비슷하게 적용됩니다.
역사를 보면, 문제가 곪아서 터지면 언제나 폭력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역사는 좀 틀려도 이해를 ㅎㅎ 굽신굽신)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독일은 전쟁배상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히틀러를 통해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러시아에서 빈부격차가 한도를 모르고 커지자, 붉은 혁명이라는 폭력이 일어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죠.
아니, 해결이라기보다는 문제 자체를 없애버리겠지요.
그래서 코로나 이후에 악성 민원인이 늘어나고 눈사람을 부수는 사람이 주목받는다는 소식이, 그냥 그 사람들의 나쁜 인성을 욕하는 것으로 끝날까 봐 걱정입니다.
지금 사회 저변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말이거든요.
이적 씨 말대로 그 사람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폭력은 점차 사람을 향할 것입니다.
다만 사람을 향하게 되는 이유는 그 사람의 인성이 점차 악화되서가 아니라, 해결 못 하는 문제가 점점 많아져서인 것이죠.
많은 연구에서 폭력성은 어릴 때 당한 학대, 어려운 경제 상황, 낮은 교육, 감정 조절 어려움 등과 관련 있다고 합니다.
자기에게 발생하는 문제를 샥샥 처리할 수 있는데 폭력적일 필요가 있을까요? 아니죠.
절대 폭력이 정당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예 썩어빠진 인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야 감옥 가야겠죠.
다만 기사로 쓰일 정도로 다수가 관찰되는 상황은, 사회심리적인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조금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 폭력을 억제하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의 인성을 나무라는 것은 아니겠잖아요?
혀만 차고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이요.
이상 아빠나무였습니다.
첫댓글 어찌보면 사람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눈사람을 치는 것이라고 해야 하나..오히려 당사자는 나름 최선을 다해서 억제하는 중일 수도 있지요. 더불어서 폭력적 행위를 하는 사람이 전부 그것을 "좋아"하지는 않는 법이라 일단 벌어진 다음에는 역으로 그 행위 자체가 더 큰 스트레스로 돌아오기도 하니까요. (폭력적인 것은 나쁜 것인데 저질러버렸다고 스스로 책망하고 낙담한다든가..물론 상황이 지속된다면 악화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역시 사회 관점에서는 개인 문제로 치부하는 게 "저렴"하단 말이죠..산업혁명 시대 빈부문제도 그랬듯이.
개인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 너무 많은 요즘입니다 ... 씁쓸
정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런지.. 언제까지 버텨야되는건지..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진짜 힘드신 것 같아요. 환자분들이 나빠지는게 눈에 보입니다
눈사람을 파괴하는게 과연 폭력일까, 또 그것이 사람을 향한 폭력으로 이어진다는건 인과관계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눈사람을 만드는 것도 동심인 것처럼 그것을 부수는 것도 동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어릴때, 친구들이 정성들여 만든걸 부수면서 즐거워하는 친구가 있었고, 제 관심을 끌고 싶어서 제 팔을 일부러 꼬집는 친구도 있었죠.
저 또한 눈싸움을 할때, 그것을 맞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눈 안에 돌을 넣을 생각을 한적이 있는데
저는 그때 동네형한테 먼저 물어봤고, 그 형이 눈 안에 돌을 넣으면 안된다고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눈사람을 부수면 안된다고 알려주는 사람은 어디있나요. 사회적으로 약속된 것도 아니고, 그만큼 하찮은 것들인데...
눈사람을 만들고 그것을 부수는 행위는 꾸준히 있어왔고, 지금 이슈가 된 상황 자체가 병리적이라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이슈가 된 진짜 이유가 저도 궁금하기는 합니다 ㅋㅋ 이게 그럴 일인가? 싶어요.
눈사람부수는거가지고 뉴스까지 나올 일인가
저도 궁금합니다 ㅋㅋ
개인적으로는 저런 종류의 직접적인 폭력도 폭력이지만, 회사같은곳에서의 권모술수나 뒷담화, 모함 같은것들이 더 폭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사람이 사람한테 어떻게 저러나 싶을정도로 충격적인 일을 최근에 봐서
인간은 정말 한도 끝도 없이 잔인해 질 수 있어요 ㅠ
글에서 서술한 폭력성이나 폭력성의 원인과는 별개로, 그런 쪽으로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조차 눈사람이나 심지어 그냥 흙을 잘 쌓아놓은 것만으로도 파괴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경우나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이걸 일종의 공성욕(...)이라고 보는데, 잘 쌓아서 단단하게 다져지거나 만들어진 무언가를 파괴하면서 공략을 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는 거죠. 물론 만드는 사람이나 그 만드는 사람과 비슷한 것을 느끼는 사람들에겐 그러한 것을 가급적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보면서 즐기고 싶어하는 편이고요.
공성욕 ㅋㅋㅋ 사실 파괴와 관련된 내용을 인간의 본성으로 보는 분석철학도 상당히 있습니다. 그 파괴 욕망을 어떻게 조절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죠. 인간의 심리란 참 신기하고도 복잡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