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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맛집 1 -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맛집
전주 맛집은 특별하다. 전주 3대 음식으로 알려진 콩나물국밥, 비빔밥, 한정식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세가지 음식을 빼고도 맛집이 즐비한 곳이 바로 전주다. 그 중에는 최초의 돌솥밥집도 있고 2,000원이라는 믿어지지 않는 가격에 기가막힌 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감자탕, 순대, 닭내장탕 등 전주에는 애주가 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안주거리도 그득하다. 막걸리만 시키면 안주를 끝도 없이 내오는 넉넉한 인심의 막걸리집과 가맥이라는 특이한 형태의 술집아닌 술집도 있어 주머니가 가벼워도 마음놓고 술잔을 기울일 수가 있다.
베테랑분식
얼마 전 MBC에서는 '단팥빵'이라는 주말 아침 드라마가 인기리에 막을 내렸었다. 그 드라마의 배경이 바로 전주였다는 것은 그 드라마를 즐겨 봤던 이라면 기억하실 것이다. 특히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 일대의 한옥마을. 한옥마을 안에도 역시나 많은 음식점이 있으나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전주 시민들은 단연 베테랑분식을 꼽는다.
베테랑 분식집은 27년간 전주 성심여고 앞에 자리 잡고 바로 옆의 엄마손 분식점과 함께 터줏대감 맛집임을 과시하고 있다. 전통도 전통이지만 놀라운 것은 시작은 테이블 6개로 미약했으나 현재는 뒷마당에 운동장만 한 주차시설을 완비하고 있는, 엄청나게 유명한 맛집으로 창대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메뉴는 딸랑 6개. 칼국수, 만두, 쫄면, 소바, 팥빙수, 콩국수. 가격은 비싸야 3,000원을 넘지 않는다.
전주 고수 맛집들의 특징은 가격이 싸며 맛있고 푸짐하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이상적일 수 가 있을까. 베테랑 역시 다르지 않아 3,000원 짜리 칼국수를 시키면 큰 그릇에 넘치기 일보직전까지 가득 담아 나온다. 특이한 것은 칼국수는 칼국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름만 칼국수지 완전히 다른 맛과 면 종류가 나온다. 본 기자 '베테랑면'이라고 즉석해서 명명을 했다. 면발은 너구리보다 약간 굵은 두께로 찰기는 덜하나 상당히 부드럽게 넘어간다. 계란탕과 비슷한 계란이 풀린 걸쭉한 육수에 김과 고춧가루, 들깨가루를 삼색으로 뿌려내 온다. 맛은 담백하며 부드러워 출출할 때 먹기에 딱 알맞다.
새로운 스타일의 베테랑 칼국수
만두역시 뒤지지 않는 맛으로 중국식 빚음이었는데 크기는 작다. 허나 날고 기는 뛰어난 맛의 만두집 맛은 아니더라도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다 하겠다.
베테랑 만두
베테랑분식집이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가장 큰 아이템으로는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 27년간 깍두기는 항상 시큼달콤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성심여고 앞의 분식집이다 보니 자연스레 여고생들의 입맛에 맞게 유지되고 있다 하겠다. 칼국수에 이 깍두기를 얹어 먹으면 그 맛이 중독성을 띄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전주의 많은 이들이 2대에 걸쳐 단골이라 하니 전주한옥마을에 들른다면 꼭 들러보길 권한다.
종합 평점: ★★★★
이조국수
잔치국수 한 그릇 2,000원. 너무 싸다.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맛이 있다는 것이다. 국수 면에서부터 국물 들어가지 고명과 같이 나오는 고추와 장, 김치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질 수 없이 '맛깔나다‘는 것이다. 이조국수는 입구에서부터 범상찮은 냄새를 풍기는데 전혀 정보를 모르더라도 지나가다가 이조국수집 건물을 보면 자연스럽게 들어가 맛보고 싶은 욕구가 든다. 간판도 없고 그렇다고 특이하게 인테리어를 한 것도 아니다. 주인장의 이야기로는 원가 절감을 위해그냥 대충 한지에 쓱싹 글씨 써서 붙인 것이 간판이고 메뉴판이란다. 실제 내외부에는 이렇다 할 뭐가 없이 모두 한지에 주인장이 직접 글을 써놓은 간판과 메뉴판 및 국수에 대한 설명들뿐이다. 다른 음식 외적인 부분에의 투자를 줄여 음식에 충실하면서 원가를 절감하여 단가를 낮추겠다는 주인장의 의지란다. 고로 그렇게 나온 결과물은 한 그릇에 단돈 2,000원!
원가절감에 의한 저렴한 가격을 위해 주인장의 직접 인테리어
그럼 맛은 어떨까? 맛있다. 시원하고 진한 멸치육수 국물이 정말 제대로이고 국수 면발역시 가늘고 끈기가 있으며 적당한 밀내음을 지니고 있다. 많이 들어가지 않는 고명 역시 깔끔했으며, 게다가 같이 나오는 양념장과 고추장, 김치 고명 맛 뭐하나 빠짐없이 훌륭했다. 더구나 보기만 해도 눈물이 찔끔 나올 법 하게 보이는 땡초스러운 매운고추는 당 국수집의 상큼한 별미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맵기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진한 고추 향까지 제대로 지니고 있어 풋고추 매니아들이라면 당 고추를 먹기 위해서라도 올 지경이다.
주인장의 설명에 의하면 국수소면은 전국의 국수 소면 공장을 직접 찾아 당기며 가장 알맞고 잘만드는 곳을 선정 그곳으로 부터 매일 공수해 온다고 한다. 일단 가져온 소면은 국수집 내부에 있는 숙성실에서 18도로 6개월간 숙성을 시키는 과정을 거쳐 내온다. 면발의 만드는밀가루 배율도 주인장이 직접 중력분과 강력분을 적절히 조화시킨 조절 및 배합한 방식으로 주문을 한다.
국물은 마른멸치, 숙성멸치, 액상멸치의 3종을 따로 가공하여 13시간 이상 푹 고아 내어 만든다. 이 역시 주인장의 다년간 연구 끝에 나온 맛이라 하니 맛있을 수밖에 없다.
김치와 각종 장들도 국내산 산지 콩과 각종 재료를 직접 만져보고 맛보며 사온 후 마당의 장독대에서 숙성시킨다. 그런 다음에 매일 체크하여 'OK'승인이 난 제품만 상에 올린다. 각종 장과 김치에쓰이는 소금은 4월이 되면 직접 염전에 찾아가 최고의 제품을 공수해와 3년간 간수를 빼고 사용한다 하니 단돈 2000원짜리 음식에 들어가는 정성으로는 이보다 더 훌륭할 수 없지 않을까싶다.
직접 담근 장과 김치를 장독대에 숙성중
취재 중 느끼건대 주인장의 마인드역시 Coooool~ 하면서 상당히 적극적이다. 스팀팩기자 : "어떤 계기로 이런 잔치국수를 만들어 파시게 됐나요?" 주인장 : "돈 벌려고. 돈 없으니까 돈 벌려다 봉게~" 스팀팩기자 : "허어~정답이시네요" 주인장 : "돈 벌려면 잘 만들어야 하잖아. 잘 만드니까 돈 버는 거고..뭐든 최고로 만들어야항게~'
잔치국수. 2000원.
정답이다. 뭐 '좋은 음식을 많은 사람에게 먹어보게 하고 싶어서', '맛집을 가봤는데 나보다 못만드는것 같아서 내가 하면 더 잘할 거 같아서' 등등.. 이러한 우회적인 대답보다 진짜 확실한 답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들 돈 벌어 잘살려고 하는 게 아닌가. 돈 벌기 위해선 최고가 되어야하고, 그 점에서 이조국수는 이미 100점 먹고 들어간다. 그렇다 해서 명품을 만들어 놓고 그만큼의 프리미엄을 더 받는 것도 아닌 단돈 2000원! 게다가 국수를 추가일 경우 1000원에 한 그릇이 더 나오고 면은 무제한 리필이란다. 이런 곳은 청와대에서 상 줘야 하는거 아닌가?
종합 평점: ★★★★☆
반야돌솥밥
반야 돌솥밥은 '돌솥밥의 최초 개발의 집'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곳으로 전주를 찾는 관광객뿐 아니라 전주시민들도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많이 찾는 곳 이다.
전주에서는 맛집의 형태가 대략 3가지의 유형으로 구분되어 지는데 첫째, 전주시민들만의 맛집. 둘째, 관광객들에게만 인기가 있는 집. 셋째 , 관광객과 전주시민이 모두 찾는 맛집이다. 둘째 경우에 속하는 맛집들은 구태여 찾아갈 필요가 없다. 대부분이 영업력과 홍보로 인해 알려진곳으로 멀리서 찾아와 봐야 별반 다른 맛을 느끼기 힘들다. 그러나 첫째와 셋째의 경우는 거의 100% 성공률을 보장한다. 특히 셋째의 경우라면 검증까지 되었다 보면 된다. 반야 돌솥밥이 바로 셋째의 경우로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진 곳으로 각지에 지점이 있다. 하지만 전주 본점의 맛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돌솥밥에 들어가는 기본 재료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황률, 연근, 표고, 옥수수, 강낭콩, 달걀, 검은콩, 은행, 호박씨, 잣, 홍당무 등의 부재료를 깨끗이 씻어낸
좋은 쌀로 반야돌솥밥의 비법밥물에 얹혀 밥을 지어 낸다. 적당한 온도와 딱 맞는 뜸을 들여 밥은 찰기와 윤기를 잃지 않는 상태이며 밥알 역시 뭉치거나 뭉개지지 않는다. 좋은 쌀을 사용했다는 증거이다.
돌솥밥의 백미는 역시 바닥에 눌어있는 누룽지. 반야돌솥밥은 어찌보면 누룽지 긁어 먹으러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기똥차게 맛이나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이 긁어본사람 만이 안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던가. 6000원에 배부르고 오래도록 든든한 한 끼가 필요하시다면 반야돌솥밥을 추천하는 바이다. 더불어 모주 한 잔을 같이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듯하다. 전북도청인근의 시내에 있어 점심시간에는 서두르지 않으면 기다려야 한다.
녹두전, 더덕구이 그리고 모주
종합 평점: ★★★★
효자문
효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는 효자비 앞에 위치해 있어 이름이 효자문이다. 여기에 자리를 잡은 것만 20년이고 다른 곳에서 영업을 한 것까지 합하면 역사가 얼추 30년 가까이 된다. 효자문에 들어서면 눅진한 고기 우린 냄새가 꽉 차있다. 이 냄새가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지만 이내 익숙해진다.
진한 갈색 빛. 색깔만 봐서는 갈비탕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뽀얀 국물의 여느 갈비탕을 상상하면 말이다. 이유인즉슨 갈비를 간장에 재워 탕을 끓이기 때문인데 일단 색깔만 봐서는 그다지 식욕이 땡기지 않는다. 과연 맛은 어떨까. 오호~ 이런 갈비탕이 있었다니. 첫 맛은 진하고 뒷 맛은 깔끔하기가 그지 없다. 고기의 고소함은 살리고 느끼함은 쏘옥 걷어냈다. 한 그릇을 바닥이 보일 때까지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숟가락을 놓을 수 있는, 형용할 수 없는 묘한 끌림이 느껴진다.
갈비탕에 들어가 있는 갈비는 어떠한가. 1인분에 3~4대가 들어가 있는 갈비를 주도면밀하게 뜯어보니 칼집이 촘촘히 나있다. 칼집 덕뿐에 고기가 연할뿐만 아니라 뼈에서 고기가 쉽게 발라지기 때문에 먹기도 편하다. 그리고 이집 갈비, 한우만 골라쓴다. 갈비탕에 들어간 갈비로는 도저히 성이 안차고 보다 풍족하게 갈비맛을 보고 싶다면 갈비찜을 권한다. 베이스 양념과 들어가는 재료는 갈비탕과 비슷하지만 감초, 녹각 등의 한약재가 더 들어가 있다.
반찬은 급식판을 연상시키는 반찬 그릇에 알아서 담아먹어야 한다. 배추김치, 깍두기, 오징어젓, 짠지 등 4개의 반찬이 남원옹기에 담겨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주인 아줌마에 말에 의하면 이 옹기에 음식을 담으면 몸에 좋다고 하더라.
종합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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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쫄면 먹고 싶어요...
아니, 전주비빔밥은 빠졌네요. 아쉽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