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위, 소장 및 대장으로부터 모여드는 혈액을 받아 들이며, 이것을 간문맥이라고 합니다. 간경변이 있어서 간이 딱딱하게 되면 간문맥의 혈류에 저항을 받아 압력이 높아지는데, 이것을 간문맥압 항진증이라고 합니다. 간문맥의 압력이 높아지면, 간으로 들어가지 못한 많은 양의 혈액은 다른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여러 장소가 있지만 위나 식도 쪽으로 돌아가는 혈류량이 많아지면 식도의 혈관이 풍선처럼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식도 정맥류라고 합니다. 이것은 경부 고속도로가 막히게 되면, 지방 국도들이 번잡해지는 현상과 같습니다. 지방 국도는 차량이 많아지면 길이 막히는 정도로 끝나지만, 식도의 혈관은 늘어나다가 견디지 못하면 터지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현성을 식도 정맥류 출혈이라고 하여, 환자는 입으로 많은 양의 피를 토하게 되는 것입니다. 소량으로 터지는 환자는 흑변이라고 하여, 대변이 짜장처럼 새까맣게 타서 나오게 됩니다. 이때에도 위장 출혈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빨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식도 정맥류 출혈은 시간을 다투는 상태로서, 빨리 응급실에 내원하지 못하면 3명 중 한 명이 사망할 수 있는 정도로 무서운 결과를 초래합니다.
식도 정맥류 출혈의 치료
1. 수액공급
일단 응급실로 내원하면 혈압이나 맥박, 간단한 피검사를 받고 필요에 따라 흘린 피의 양을 감안하여 링거액(수액제)이나 수혈을 받게 됩니다. 위내시경 검사가 가능하다면 빨리 시행받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식도 정맥류 출혈이 확실하다면, 내시경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지혈제
식도 정맥류 출혈이 의심되면, 간문맥의 압력을 낮추는 주사를 링거액에 혼합하여 투여받게 됩니다. 이 주사제를 맞으면 간문맥의 압력이 낮아지면서 출혈이 멈추는 역할을 합니다.
3. 내시경적 치료
위 내시경으로 식도 정맥류 출혈이 확실하다면 그 자리에서 혈관을 묶어 버리는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출혈하는 혈관을 눈으로 보면서 잡아 묶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 치료는 비교적 안전하며, 통증도 심하지 않기 때문에 일차적인 치료법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10명 중 9명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4. 방사선학적 단락법
방사선학적 치료는 방사선을 쪼이는 것이 아니라, 간 속으로 고속도로를 내 주는 방법입니다. 즉 방사선 촬영을 하면 혈관이 잘 보이기 때문에, 혈관을 보아 가면서 큰 혈관 두 개을 연결해 주게 됩니다. 큰 혈관 두 개가 연결되면, 식도로 들어가던 많은 혈액들이 연결된 다른 혈관 쪽으로 돌아 가기 때문에 식도 정맥류가 줄어 들면서 출혈이 멈추는 것입니다.
5. 수술
상기에 기술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하여서 혈관을 잡아 묶거나 다른 혈관 쪽으로 길을 터주는 단락법으로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경변으로 식도 정맥류 출혈이 있는 환자는 출혈하는 동안에 간기능이 더욱 떨어지기 때문에 수술에 따르는 위험 부담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득과 실을 잘 계산하여 시행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