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학교, 수업은 어떻게 하는가?
김상명(제주국제대학교 교수/제민일보 비상임논설위원)
학생들은 토론 계획서를 조별, 그리고 개인별로 제출한 후 자료를 찾고 스스로 질문하며 자신의 주장을 정립해나간다. 조별토론에서는 입론-반론-교차질문이 오간다. 자신의 조별토론이 아닌 경우에는 다른 팀 토론을 기록해 제출한다. 이렇게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이 아니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주제식 토론수업이 이루어진다.
또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자신들이 관심 있는 주제, 그리고 도서를 선택해 에세이를 쓰고, 각자 인터넷 자료 등을 검색하고 자신의 생각을 추가하여 PPT를 완성하여 제출한다.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학습과제다. 단순히 외우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교육,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개념을 이해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제주국제학교나 경기외고 등 일부학교에서 학습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주도 일반 공교육 과정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지금 표선고등학교의 수업진행 모습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IB학교 교육프로그램
표선고등학교는 제주도교육청 제주형 자율학교 지정을 시작으로 2019년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공통대학 입학자격시험)관심학교로 지정된 후 작년 IB후보학교로 지정되어 올해 우수한 신입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한국어 IB프로그램은 24개월 과정으로 한국어, 외국어, 수학, 과학, 인문사회, 예술 총 6개 영역의 수업이 진행되며 전과목 서술형․논술형 시험으로 평가한다.
제주도교육청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팀워크, 의사소통, 심미적 감성, 창의력 등을 키우기 위해 제주형자율학교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대입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교사들은 성과를 위해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집중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있다.
모든 학생이 잠재력과 능력을 존중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이런 질문에서 제주교육청과 표선고등학교는 한국교육의 고질적인 서열 중심의 수능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IB프로그램을 도입해 토론, 논술, 프로젝트 중심의 국제 IB교육을 공교육에 도입하는 교육과정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IB학교는 국제적 가치를 지향하며 제주교육의 도약과 평가혁신의 기반 마련을 위한 국제공인 교육프로그램이다. IB교육의 목표는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책임을 분담하며, 평화로운 세계를 구축하는데 공헌할 수 있는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데 있다. IB교육의 핵심역량은 사고, 연구, 의사소통, 사회성, 자기관리 등이다. IB교육프로그램은 스스로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여 학습자가 주제를 정해 개별 또는 팀을 통해 다양한 과제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여기서 IB교사들은 주로 촉진자이자 조력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지속가능한 IB교육 기대
대한민국의 교육은 창의성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상은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이다. 지금부터라도 학생들의 자존감을 향상시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학생들이 갖추어야할 미래 역량은 창의적이고 융합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갖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제주형 IB교육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당국의 체계적인 전략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제주도교육청은 교육비전의 수립에 ‘IB교육지원단’을 담아 IB학교를 안착시켜 대한민국 교육의 혁신적인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 : 제주형 IB프로그램 안착 기대(2021. 10. 5. 제민일보 제민포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