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위 서울지역위원회 2기 대표, 집행위원을 사퇴하면서
- 조직 내 비판의 자유, 사망선고를 접하면서 -
지난 4월19일 사노위 서울지역위원회는 <사회주의자 통신> 창간호에 실린 ‘비평 글’로 인한, 조직 내 논란을 임시총회에서 다루었다. 사노위 서울 임시총회 핵심 쟁점은 사노위 명의로 낸 「사회주의 지금 여기에!」소책자에 대한 비평 글이 “사노위 조직 사업을 부정, 파괴”했는가였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쟁 글은 <사회주의자 통신> 창간호, 2호 참고)
우리는 비평 글이 왜? 어떻게? 대체 누구에게?,‘사노위 조직 사업을 부정하고 파괴’했는지 듣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는 임시총회에서 서울지역 다수파 동지들에게서 분명하게 그 답을 들었다.
“ 신문에서 비판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부르주아적인 정치적 자유까지 옹호되는, 잡다한 견해들이 옹호되는 방식으로, 서울지역 신문이 된다면 사회주의자의 신문이 아니다.”
“ 비판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글을 쓴다면, 사노위 소책자 사업에 대해서, 조직 이름으로 팔고 있는데, 조직 파괴 행위다.”
“ 형식과 내용에서 비판 글이 과도하고 징계의 대상이라 생각한다.”
“ 조직 사업파괴로 이야기되는 것은 소책자가 사노위 이름으로 나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사노위의 정체성을 뒤흔들 수 있는 수준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
총회 다수파 동지들의 이 ‘빛나는 발언’들에서, 당 건설 추진위에 함께 할 사회주의자들이, 아니 노동자 투사들이 과연 무엇을 느낄까?
총회 다수파 동지들의 주장은 비평 글 내용에 대해 소책자는 ‘공상적 사회주의가 아니다’라는 어떤 정치 내용 비판도 없다. 오직 비평 글의 “공상적 사회주의” 문구와 ‘중앙 사업이 비판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총회 다수파 동지들에게 묻는다.
대체 사노위는 어떤 조직인가? 당 추진위 건설을 위해, 이제 사회주의 정치사상과 전략, 전술 통일을 위해 강령 토론을 시작하는 공동 실천 조직이다. 더구나 사노위 안에서는 강령초안이 3개나 제출됐다. 사회주의 상 또한 다르다. 그래서 토론중이다. 그런데, 서울 다수파 동지들은 조직 내 ‘비판’을, 사노위 ‘조직 사업 부정 파괴’로 동일시한다. 다시 말해, 서울 다수파 동지들에게, 조직 명의로 낸 소책자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권위와 우상’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 사노위 2기 중앙은 “이게 바로 사회주의 내용을 담은 책자야”라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 사노위 중앙이 생각하는, 소책자 사회주의 이념이 이제 우리 조직 사상의 모든 영역을 재단하고 통치한다. 사노위 안에서 공개적인 ‘비판의 자유’와 ‘비판적 사고’는 이제 검열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결정은 총회에서 다수파의 논리로, 어떤 정치 내용 토론도 없이, 결정된다.
애초에 우리는 사노위 서울 임시 총회 결론에 환상을 갖지 않고, 조직 내 ‘비판의 자유’와 ‘비판적 사유’를 쟁취하기 위해, 다수파 운영위원의 입장 정면 폐기를 주장했다. 결국, 총회 결과는 다수파 결론대로, 비평 글 게재는 조직사업 부정 · 파괴로 드러났다. 사노위 서울지역위는 내부적으로 죽은 조직이 되었으며, 이제 조직 내 비판이 불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겼다.
사노위 서울지역위원회는 정치적으로 폭발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정치적으로 파산했다.
우리는 인정한다. 우리가 소수파라고. 그렇다고 우리는 사노위 서울 총회 결과를 보고서 ‘근조(謹弔) 사노위 서울’을 쓸 때가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노위 안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죽은 자(스탈린주의 망령)가 산 자를 통치’하는 이 명백한 사실 앞에서, 대내외적으로 강령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사노위 내부에 만연한 구 서클적 인적 관계, 학연, 노조관료 정치의 유혹을 뿌리치고, 동지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혁명 강령 원칙에 입각한 당 추진위 건설에 진정 나서기를 바란다.
2011년 4월23일
사노위 서울 2기 대표 유승철
집행위원 김병효, 남궁원, 이형로, 임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