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3 전남도민일보
대물림 가난 끊고-김순애 권사
사람이 좋은 친구나 좋은 스승 그리고 좋은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이 큰 행복이다.
믿음 안에서 말하자면 믿음의 사람을 만나서 예수 믿고, 신실한 믿음의 사람과 교회를 섬기며
세상을 사는 것은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복을 누리는 복된 삶이다.
김순애는 7세 때 어머니를 잃었다. 새 엄마가 들어왔지만 관계가 편하지 않았다.
어머니 잃은 설움이 눈물이 되었고, 대물림의 구습과 가난이 싫었다. 10세에 집을 나왔다.
이 집 저 집을 다니며 잔심부름을 하고, 걸레질을 하고, 아궁이에 불을 넣고, 아이를 업기도 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한 입 얻어먹기 어려웠던 시절에 이렇게 밥을 얻어먹었다.
성실과 착함이 어른들의 칭찬이 되었다.
섬에 사는 황 장로님네가(고흥군 금산면 오천리) 순애를 데려갔다.
줄줄이 낳은 아이들을 업어줄 애기 담살이로 간 것이다.
황 장로님 일가는 1908년에 설립된 신평리교회(고흥군 금산면)와 그 교회에서 1915년에 분립한
오천교회 초대 신자로 기둥 같은 교인이었다.
주일이면 농사일이나 바다에 나가는 일을 쉬었다. 순애도 아기를 업고 가족 따라 교회에 나갔다.
찬송하고 기도하고 성경 말씀을 들으면서 신앙생활이 시작되었다.
고아 같은 머슴의 딸이지만 믿음으로는 하나님의 딸이 된 것이다.
순애는 부지런하고 정이 많아서 황 장로님네 자녀들만 아니라 조카들 까지도 등에 업었다.
황 장로님네 조카 황성수(황보익 목사의 아들-2, 3, 4대 국회의원, 전남도지사-60세에 목사로 헌신,
세 아들 황희철, 규명, 규영 3대째 목사로 헌신)도 그의 등에 업혀 자랐다.
순애는 혼기가 되었을 때 고향으로 돌아가 머슴으로 사는 이 씨 총각과 결혼했다.
시부모가 그 동네에서 가장 가난하게 살았다. 초가 단간에 사는 시부모와 남편은 일가친족이며
마을 사람들에게 냉대를 받고 새댁 역시 하대를 받았다. 한 마을에서 이웃으로 섞여 살기에는
정이 붙지 않고 스스로 느끼는 모욕감이 컸다. 장래의 소망이 보이질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렇게 살아서는 대물림의 가난을 벗을 수 없다. 희망이 없다.
이제는 옛 생활을 벗어버리고 새롭게 살아야 한다. 부지런하면 할 수 있다.’
이런 확신과 자신감은 그녀의 몸에 배인 신앙생활에서 나왔을 것이다.
황 장로님네 신앙생활을 보면서 얻어진 믿음이었을 것이다.
남편을 설득하여 고향을 떠나기로 했다.
멀지 않은 농촌 마을이지만 예배당이 있는 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물 떠난 고기처럼 결혼 후에 교회를 나가지 못하면서 기갈하고 팍팍했던 심령에
하나님의 은혜와 영적생활이 회복되었다. 성령의 역사가 강물처럼 심령에 흐르면서 새 삶이 시작된 것이다.
가난한 남편을 섬기며 새 가정, 예수 안에서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부지런히 일했다. 남편이 머슴살이로 받는 곡식을 늘렸다.
새댁도 목화를 가꾸고, 누에를 치고, 베를 짜며 철 따라 농사를 짓고 겨울 길쌈도 했다.
제신이 불면서 논밭과 산지를 사서 땅을 늘렸다. 대물림의 가난을 벗기 시작했다.
의인의 길은 점점 빛나서 원만한 광명에 이르고,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는 말씀 그대로
열매를 맺었다. 믿음의 딸 순애에게 임한 하나님의 사랑이고 축복이었다.
자녀 교육이 희망이고 소망이었다.
서럽고 배고팠던 과거를 끊어버리는 일, 자식들에게 새 세상을 열어주는 길은 교육이라 생각했다.
학교 따라 객지로 내 보낸 아들들이 성장하면서 축복의 가문으로 변화되었다.
큰아들은(이성하 장로) 광주사범학교를 나와 초등학교 교장으로, 둘째와(이영하 목사-광주백향)
셋째는(이중하 목사-강원북평제일) 목회자가 되었다. 3대째인 이영하 목사의
아들도(이정현 목사-미국 유학)도 목사가 되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를 섬기게 되었다.
일찍 어머니를 잃고 가난하게 살면서 남의 집 애기 담살이를 했던 김순애(89세 별세)는
주인이 믿는 예수를 믿으면서 새 삶을 살았다.
결혼하면서 대대로 내려오던 구습과 가난을 끊어버리고 예수 믿는 가문을 이루었다.
이영하 목사는 ‘우리 어머니가 예수 믿고부터 가문을 확 바꾸어 놓으셨다.’고 말한다.
이것이 신자의 간증이고 복 받은 사람들의 찬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