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감 충지 圓鑑 冲止 ( 1226~1292)의 한시 "숙설 宿雪"
이 한시는 **명나라 왕사정(王士禎, 1634~1711)**이 지은 **「숙설(宿雪)」**이라는 시로 나오는데
"우리 선시 300수" 라는 책에는 "원감 충지" 시로 나와있다.
밤 깊어 달빛 비쳐오는 것만 알았지
뜨락에 눈이 잔뜩 쌓인 줄은 몰랐네.
동틀 무렵 일어나 성 안쪽을 바라보니
일만 그루 매화가 간밤 새 피어났네.
但認更深月照來 不知庭院雪成堆
단인경심월조래 부지정원설성퇴
平明起向城中望 萬樹梅花一夜開
평명기향성중망 만수매화일야개
- 원감 충지 沖止, (1226-1292), 「밤에 내린 큰 눈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성안을 바라보고서야 알았다
(夜大雪都不覺知免起望城中有作)」
단인但認 다만 알다 | 경심更深: 밤이 깊어가다. 경庾은 일경, 이경과 같이 하룻밤을 나누어 부르는 시간의 이름
|설성퇴雪成堆:눈이 쌓이다 | 평명平明: 새벽 동틀무렵 . 일야개一夜開: 하룻밤 사이에 피어나다
밤이 깊어 달빛이 비추어 오니, 정원에 눈이 수북이 쌓인 줄도 몰랐다.
이른 아침 일어나 성 안을 바라보니, 만 그루의 매화가 하룻밤 사이에 핀 듯하다.
시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 3가지
눈과 매화를 통한 자연의 변화와 아름다움
- 밤사이 내린 눈이 쌓여 마치 매화가 만개한 것처럼 보이는 착각을 표현하며,
-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자연의 신비로운 변화를 나타냄.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무상함
- 밤이 깊어지는 동안 조용히 쌓인 눈처럼, 인생도 어느새 변하고 있음.
- 자연의 변화처럼 우리 삶도 예측할 수 없으며 덧없음을 시적으로 암시.
자연 속에서의 깨달음과 감탄
- 시인은 밤사이 쌓인 눈을 보고 아침에 깜짝 놀라며 자연이 주는 감동을 표현.
-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깨달음을 뜻함.
이 시는 조용한 겨울밤과 아침의 대조적인 풍경을 통해 자연의 섭리, 시간의 흐름, 삶의 변화를
깊이 있게 표현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