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는 묵상독서 (임성미, 북하우스)
임성미 선생님의 <묵상독서> 관련 박사 논문을 2022년 1월에 riss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순식간에 훑어 읽으면서 방학 독서교실에서 잘 활용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이어 2023년 가을쯤 학이시습에서 나온 <묵상독서>책을 읽어보니 한 구절 한 구절 놓칠 수 없는 귀한 결실의 보고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나를 돌보는 묵상독서>는 마치 우주 은하계 어느 행성과 연결되어 초대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북콘서트가 있다고 하시길래 즉시 신청하고 합정역으로 달려갔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저자의 모습에 반가움과 기대감이 함께 다가왔습니다. 북콘서트는 예상대로 아주 깔끔한 밥상처럼 독자에게 맑고 순수하게 다가왔습니다. 저자의 말씀을 메모하면서 또 생각하면서 조용히 체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일 싸인을 받고 들고 온 책을 일주일 정도 나누어 천천히 완독하였습니다. 그 소감을 써 보려고 합니다.
‘에티 힐레숨’ 이야기가 가장 감동적으로 마음에 남아 힘을 줍니다. 유대인으로서 나치 치하에 목숨을 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선택한 그녀의 장엄하기까지 한 선택은 독자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듯했습니다. 구원자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독자는 ‘에티 힐레숨’ 이야기에서 연상하며 읽었습니다. 평소 얼마만큼의 수련이 되어 있느냐가 위기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로 연결되는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우리는 영혼으로 숨 쉬며 살아야 한다. 생각만으로 산다면 불쌍한 존재에 불과하다”
(p.131. 에티 힐레숨)
일상에서 얼마나 헐레벌떡 움직이고 살아왔던가요? 무엇을 위해 살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50대 중반이 된 독자에게 임성미 선생님의 이 책 <나를 돌보는 묵상독서>는 질문을 계속 던집니다. 그리고 저자 임성미 선생님의 오랜 세월 독서 내공이 한 줄 한 줄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읽다 보면 한 페이지 전체를 필사하게 됩니다.
저자의 책 이야기는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책이 아닌, 영적인 세계로의 초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묵상”이라는 용어 자체가 단순히 눈으로 읽어가며 흥미를 찾거나 정보를 얻는 독서를 뛰어넘어 독자 스스로의 내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자신을 만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에는 ‘메타인지, 초인지, 초월성’등의 이야기가 많이 보입니다. 스스로를 통제 조절 점검하는 독서 방법의 하나로 ‘초인지 독서’가 있습니다. 수도승들이 주로 이야기하는 ‘자기 초월, 자기 변형’등과도 통합니다.
이 책은 5개의 장으로 되어 있어요. 한 장마다 소제목이 5~8개 들어 있습니다. 한 개의 소제목마다 책을 몇 권 소개합니다. 그 책 소개라는 것이 보통의 책 안내를 뛰어넘습니다. 저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체화한 책, 즉 책을 먹고 완전히 소화한 책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독자에게 소곤소곤 건넵니다. 고요함이 행간에서 쉼 없이 묻어납니다. 세파에 찌든 독자의 영혼이 이 책의 행간읽기를 통해 맑게 헹궈집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거룩함이 몸과 마음을 휘감습니다.
이 책을 완독한 독자라면 누군가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저 역시 책모임 팀원들에게 소개하고, 직장 동료에게 책을 사서 선물할 정도입니다. 더 널리 이 책이 알려지고 읽혀지고 보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 안에서 내면세계로의 침잠과 깨달음을 얻고, 독서의 진정한 의미와 글쓰기의 체화 등을 체험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아멘
(2024.1.27. 사서 김미경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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