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신안 30코스(점암선착장~수동 경로당) 걷기
한반도 둘레길의 서쪽 해안을 따라 걷는 서해랑길에 신안군 지도. 송도. 사옥도. 증도를 둘러보게 한 것은 필자가 봐도 아주
잘한 결정이라 여겨진다. 서해랑길 신안 코스는 무안 해제반도와 연륙교로 이어지는 이들 섬들을 돌아오는 코스다. 이곳을
찾아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태평염전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세계적인 갯벌을 둘러보는 것은 아
주 특별한 체험이다. 증도를 돌아 나온 신안 30코스는 지도읍 점암 선착장에서 북쪽 해안을 따라 돌며 무안군 해제면 뭍으
로 건너오는 신안군 마지막 코스다. 요즘의 신안 섬들은 한창 키를 키우는 칠면초들이 벌써 갯벌을 붉게 물들이는 때, 섬 해
안을 따라 돌며 염생식물들이 펼치는 여름 갯벌의 특별한 모습들을 보는 것은 아름다운 섬과 바다에 더해 덤으로 얻는 풍경
이다. 엇 그제 6월 24일, 신안 30코스를 걷고 왔다.
신안군 지도읍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다. 4시간여를 달려 찾은 점암 선착장은 지난번 날머리 때 찾았던 것처럼 높다란
임자 2 대교가 위엄 있게 먼저 시선을 끌었다. 하루 두어 번 들고 나는 여객선이 떠난 선착장은 마냥 한가로운데, 마침 간조
때를 맞은 바다는 갯벌을 넓게 드러내고 해협을 바짝 좁히고 있었다. 점암 마을 뒤 언덕에 서서 북쪽으로 길게 꼬리를 뻗는
임자도의 해안선을 바라보는 것은 오래도록 잔상이 남는 색다른 풍경이었다. 지도읍 봉 4리 소금출 마을과 취동 마을을 지
나고, 봉 3리 서동 마을을 거쳐, 참도 선착장을 찾았다. 지도읍 북쪽 해안에 자리한 이 조그만 참도 마을 포구는 볼수록 아름
다웠다. 멀리 임자도 전장포 항과 건너편 어의도 사이의 바다가 이곳과 건너편 큰포작도 사이로 길게 이어지고 있어 바다
위에 섬이 떠 있는 게 아니라, 섬과 섬들 사이로 바다가 굽 돌며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큰 강물이 흘러가듯. 참도
포구는 신안군 여러 섬들을 잇는 여객선 부두와 어선 부두가 별도로 나뉘어 있어 규모도 제법 컸다. 마을 앞 갯벌은 퉁퉁마
디와 칠면초들이 밀생해 흑갈색 이미지의 갯벌색까지 바꿔 놓았다. 특히 칠면초가 그려내는 갯벌은 붉은 물감을 뿌린 듯 환
상적이었다.
해변을 따라 동쪽으로 돌아나가며 조그만 내양리 선착장을 지나고, 박동산 구릉길을 넘어 내양 5리 내양마을을 찾았다. 육
지인 무안군 해제면 산길리와 방조제로 잇는 신안군 최 북동단 섬마을이다. 마을 앞 신작로엔 갓 수확해 담은 양파자루들을
담장처럼 길게 쌓아두고 있었다. 양파 농사를 직접지은 사람들이 그것들을 바라보며 뿌듯해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지나가
는 여행자의 마음도 즐거워졌다. 코끼리마늘이 주먹 만한 꽃송이를 길게 뽑아 올린 길 옆 작은 밭에서는 마침 마을 어머니
들이 손을 모아 파 모종을 내고 있었다. 염천 뙤약볕도 아랑곳없다는 듯 빠삐 손을 놀리는 그 모습들을 보니, 여행자라 치부
하며 걷는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도 뻔뻔스레(?) 격려의 인사를 올리고 또 인사를 받으며 신안에서의 마지막을 길을
그렇게 뒤로하고 산길리방조제를 건넜다.
무안 해제반도 최 서단에 자리한 산길리는 해변에 규모 있는 새우 양식장 있고, 양식장은 수면에 닿은 앉은뱅이 풍차를 바
삐 돌려대고 있었다. 길가의 단호박 밭은 벌써 수확을 끝내고 줄기들을 걷어내고 있었다. 이곳 농촌은 지금 밭에서는 양파
와 호박 등 수확에 바쁘고, 일부 논에는 일손 달려 늦어진 모내기에 바빴다. 꽃길 아름다운 임수리 임치마을을 지나며 마늘
양파 수확한 빈 황토밭은 또 무엇을 심을까 괜스레 궁금해하며 수포 마을 코스 날머리를 찾았다. 여행길은 늘 즐거움 함께
해 마음은 가벼지만 땀에 젖는 40리 염천 길은 여전히 발길이 무거웠다.
촬영, 2023, 06, 24.
▼신안군 지도읍 감정리, 점암선착장
▼점암 선착장 앞 '신안 30코스' 들머리 안내판
▼서해랑길 신안 30코스 안내지도
▼ 전남 무안. 신안군 권역 서해랑길 지도
▼ 점암 선착장 앞 '임자 2 대교'
▼ 임자 2 대교와 건너편 '수도'
▼ 감정리 해변에서 건너편으로 본 '임자도' 전장포항 조망
▼ 지도읍 봉 4리, 소금출 마을과 마을 앞 저수지
▼ 소금출 마을 뒤 언덕에서 본 저수지
▼ 봉 4리 두순재 뒷산 고개 풍경, '취동 마을' 가는 길
▼봉 4리, 취동 마을 앞 해변 - 1
▼ 4리, 취동 마을 앞 해변 - 2
▼ 봉 3리, 서동 마을 가는 길
▼ 봉 3리, 서동 마을 - 1
▼ 봉 3리, 서동 마을 - 2 / 마을 앞 버스 정류장
▼ 서동 마을 언덕 쉼터
▼ 서동 마을 언덕 풍경 / 참도 마을 가는 길
▼ 봉리 방조제 / 참도 가는 길
▼ 방조제에서 만난 야생화들, 갯찔레꽃
▼ 메꽃
▼ 해당화
▼ 봉리, 참도 마을과 버스 정류장
▼ 지도읍 봉리, 참도 마을 선착장
▼ 참도 여객선 선착장
▼ 참도 고기잡이 배 선착장
▼ 참도 마을 앞 갯벌과 칠면초
▼ 봉리(참도 마을) 방조제
▼ 참도 마을 염전
▼ 참도 선착장과 건너편 큰포작도 사이 해협 - 1
▼ 참도 선착장과 건너편 큰포작도 사이 해협 - 2
▼지도읍 내양리 앞바다의 칠면초 군락지
▼ 내양리 해변에서 큰포작도를 배경으로 담은 필자의 인증
▼ 내양리 해변과 촬영 중인 유산 풍류 회원 '수석천' 님
▼ 내양리 선착장
▼ 내양리 해변
▼ 내양 5리 가는 산길의 단호박 밭
▼ 큰 까치수영
▼ 청미래덩굴새순
▼ 지도읍 내양 5리 - 1
▼ 지도읍 내양 5리 - 2
▼ 수확 끝낸 양파들
▼ 코끼리마늘과 내양 마을 어른들의 대파 모종 심기
▼신안군 지도읍과 무안군 해제면을 잇는 '산길방조제'
▼ 무안 해제면 산길리에서 본 수로 건너 신안 지도읍
▼ 무안 해제면 산길리 새우양식장
▼ 무안 해제면 임수리의 단호박 밭 / 수확 중임
▼ 임수리 앞바다
▼ 임수리 해변
▼ 해제면 임수리, 임치 마을 - 1
▼ 임치 마을 - 2
▼ 임수리, 수포 마을 가는 길
▼ 수포 경로당
▼ 수포 경로당 앞 서해랑길 31코스 들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