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호
(통권 293호)
【자연의세계】
◦야생 동물은 왜 사라졌을까?
이주희 글|강병호 그림
철수와영희|2017.3.3.|164쪽|13,000원|자연의세계|초고
우리 민족의 상징으로 여기는 호랑이와 옛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붉은 털을 가진 불여우는 이제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땅 에서 멸종했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동물 22종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우리나라에 살던 호랑이는 덩치가 가장 큰 ‘아무르 호랑이’다. 왜 덩치가 클까? 추운 곳에 살수록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데, 몸집이 크면 에너지를 축적하기 쉽다고 한다. 호랑이는 먹이를 찾기 쉬운 물가에 살다가 사람들의 사냥을 피해서 깊은 숲으로 숨었다. 결국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때 해로운 동물이라는 명목으로 나라에서 마구 잡아들이면서 사라졌다. 각 동물들의 종을 설명하고 생태와 멸종 과정을 역사이야기 하듯 들려준다.
빨라지고 있는 멸종의 속도를 늦추거나 동물을 지킬 수 있는 인류의 여러 가지 선택들을 알려 주고, 그들과 함께해야 하는 이유를 질문하면 서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친숙한 우리 동물들이 재미난 그림과 사진으로 다시 살아난다. 이 책은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할 일을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한다.
(강미영)
【사 회】
◦퓰리처 선생님네 방송반
전현정 글|박정섭 그림|김재중 도움글
주니어김영사|2017.11.21.|160쪽|11,200원|사회|초고
방송반 기자인 진리는 자신이 쓴 기사가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방송 반 행사를 도맡아 진행하며 친 한 친구를 인터뷰 기사에 실어 주고 화면에 예쁘게 나오려고 겉모습만 신경 쓴다. ‘우리 동네 슈퍼스타 찾기’ 과제도 이달의 기자 상을 받기 위해 인터넷에 있는 자료를 편집해서 제출한다.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읽어주기 봉사를 하고, 할아버지 손수레를 끌어주는 미담도 연출하고, 경쟁자인 혜미에 대해 나쁜 댓글도 올린다. 그러던 중 새로 방송 반을 맡게 된 퓰리처 선 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뉴스 기사는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결국 진리는 용기를 내 회장 후보를 사퇴하고 보라와 함께 마을과 30년을 함께한 ‘고양이 책방’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언론의 자유에 대해 알아간다. 남의 독서록을 베낀 대영이가 가짜 독서 왕임을 밝히는 취재를 하며 언론이 침묵하지 않아야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재란)
◦생각하는 올림픽 교과서
한국방정환재단 기획|스포츠문화연구소 외 글|김대중 그림
천개의바람|2017.12.1.|204쪽|13,000원|사회|초고
1896년 제 1회 아테네올림픽을 시작으로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이다. 올림픽이 언제 시작되었고, 근대 올림픽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올림픽 행사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는지 문화, 예술, 과학 전반에 걸쳐 올림픽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정부 수립 전부터 올림픽 참가요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과정은 체육인의 열정, 국민들의 의지와 독립국가로의 열망이 느껴진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국가의 염원과 꿈이 담긴 무대이고, 세계 평화와 소통을 이루는 화합의 장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올림픽으로 인한 부작용 문제도 적지 않다. 이 책은 올림픽이 걸어온 역사와 현재의 모습은 물론 앞으로 올림픽이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정임선)
◦그러니까 우리말이 필요해
한현주 글|김미현 그림
노란상상|2017.12.7.|120쪽|10,000원|사회|초중
우리말과 글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말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말에는 우리 조상들의 얼과 문화, 역사가 담겨 있다. ‘조바심’, ‘꼬드기다’, ‘을씨년스럽다’ 같은 말들이 만들어진 배경을 보면 옛 조상들의 생활 모습이 보이고, ‘낄낄’, ‘깔깔’, ‘킥킥’, ‘하하’, ‘호호’, ‘헤헤’ 같이 다양한 웃음소리를 표현한 말을 보면 우리말의 고유한 특징이 보인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기록된 한글이 만들어진 원리, 정보화 시대에 최적화된 한글의 우수성을 이야기한 부분은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잃어버릴 뻔했던 우리말과 글을 목숨 걸고 지켜낸 선조들 이야기는 현재 무분 별한 외국어, 신조어, 줄임말 사용으로 홀대받고 훼손 되고 있는 모습과 대비되면서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 ‘결손 가정’, ‘벙어리 장갑’ 같이 우리가 쓰는 말에 편견이나 차별이 담긴 잘못된 말이 많은데 말과 글을 올바르게 사용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재미나고 신기한 순우리말, 자주 틀리는 우리말과 외래어 표기법, 우리말인 것 같지만 우리말이 아닌 표현들도 살펴볼 수 있고, 우리말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은지도 소개해 놓았다.
(임정희)
【소 설】
◦오빠보다 나이가 많아지는 건
리사 그래프 글|강나은 옮김
씨드북|2017.9.30.|206쪽|12,000원|소설|13세
애니는 평소 건강했던 오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당황스럽다. 가족 모두 오빠의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엄마는 오빠의 방문을 꼭 꼭 닫아걸었고 아빠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가족과 함께 했던 일상적인 일들을 하지 못한다. 애니는 자신에게도 오빠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질병과 사고로부터 예방하기 위해 질병 예방책 을 끼고 다니고 차를 탈 때도 안전모를 쓴다. 애니는 이웃들이 동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
얼마 전 남편을 잃은 할머니가 아이들이 근 에도 가기 꺼려하는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온 다. 할머니는 애니의 상황을 이해하며 이런 저런 걱정들을 조금씩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오빠의 생일을 얼마 앞두고 오빠는 그 나이에 머물고 애니는 오빠보다 나이가 많아질 거라는 생각이 들 어 더 끔찍하다. 애니는 남은 사람들에게 오빠를 한 번쯤은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오빠의 생일을 준비한다. 오빠를 잃은 상실감을 이웃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극복해 가는 과 정을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다.
(배현영)
◦그들이 떨어뜨린 것
이경혜 글
바람의아이들|2017.11.20.|136쪽|9.500원|소설|16세
청소년들의 절망을 이야기하는 단편이 다섯 편 실려 있다. <명령>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수학문제집을 사러 간 한 소년이 서점 앞에서 군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죽는 이야기다. 그것을 목격 한 소년의 친구가 자라서 수학선생님이 된다. 친구의 죽음을 보고도 외면한 화자가 자신의 과거 와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의 행동을 학생들에게 말한다. <그가 떨어뜨린 것>에서 석호는 시험을 앞두고 강박증에 시달리다 죽으려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린다. 어느새 몸은 허공으로 날아오르지만 그 순간, 자살을 후회한다. 석호의 두 다리는 부러졌지만 목숨을 건지고 병원에 누워 이 나라를 떠난 친구 K에게 편지를 쓴다. 같은 병실에 있는 중학생 용진은 심한 교통사고로 장기간 입원해 있다. 하반신 불수가 된 용진은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죽으려고 했던 마음만 떨어뜨리고 내밀었던 발은 거두라고 말한다. 학살당한 소년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역사라는 것을, 스스로 죽으려다 살아난 소년의 이야기는 힘겹게 살아가는 청소년의 모 습을 보여 준다.
(권향란)
◦나는 달에 갈 거다
엘리 테리 글|이은숙 옮김
씨드북|2017.11.7.|320쪽|12,000원|소설|13세
캘리는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다. 캘리는 투렛 증후군을 감추고 아이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이상한 옷을 입고 다닌다. 불쑥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힘겹지만 달나라에 가고 싶은 꿈을 가지 고 있다. 그곳에 가면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캘리의 엄마는 남자가 없이는 하 루도 지내지 못한다.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그 사람과 헤어지면 자연스럽게 이사를 한다. 캘리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진송을 만난다. 진송은 캘리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러나 다른 아이 들은 캘리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리고 놀린다. 진송은 캘리에게 관심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아이들 앞에서 당당하지 못한 자신이 괴롭다.
이야기는 캘리와 진송의 교차서술로 전개된다. 캘리의 이야기는 시로, 진송의 이야기는 산문으로 써 캘리의 불안감, 진송의 힘겨움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캘리는 진송을 통해 투렛 증후군이 더 이상 숨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 고 다시 전학 간 학교에서 당당히 자신이 투렛 증후군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배현영)
【동 화】
◦우리 손잡고 갈래?
이인호 글 | 윤미숙 그림
문학과지성사 | 2017.11.20. | 196쪽 | 11,000원 | 우리동화 | 초고
제목 <우리 손잡고 갈래?>로 아우러지는 네 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이야기에는 아픔과 고민이 많은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친구가 되어 주는 아이들이 나온다. <계단>의 근호는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있던 아파트에서 수십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만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한다. 이사 간 집을 묻는 단짝 진규를 따돌리고 집으로 가는 계단참에서 같은 반 나은이를 만난다. 말과 행동이 느려서 친구가 없는 아이다.
매일 술타령이던 아빠는 엄마와 싸움을 하고 엄마는 가방을 싸서 어딘가로 간다. 집 안에는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아빠가 있는 안방 문은 열리지 않는다. 나은이 삼촌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방문을 열었을 때, 근호는 불길한 마음에 눈을 감는다. 그때 나은이가 근호의 손을 잡아 준다. 근호는 나은이의 손이 참 따뜻했다고 느낀다. 말이 느리던 나은이는 손을 먼저 내밀어 근호와 친구가 된다.
<계단>외에도 < 3할 3푼 3리>, <내일의 할 일>, <비밀번호>에서 아이들의 빛나고 특별한 우정을 볼 수 있다.
(김인숙)
◦산속 작은 집 벽장에
김남중 글 | 이다연 그림
문학동네 | 2017.12.4. | 176쪽 | 11,500원 | 우리동화 | 초고
《산속 작은 집 벽장에》에는 짧은 이야기 6편이 들어 있다. 2004 년 《덤벼라, 곰》으로 나온 작품에 <산속 작은 집 벽장에>와 <기다려 호랑이>를 앞뒤로 보태어 재출간했다.
<덤벼라, 곰>은 산속에 살고 있는 웅이 이야기다. 웅이는 집 근처 숲속이 모두 놀이터다. 그런 데 며칠 전부터 누렁이만한 반달곰이 나타나 속이 탄다. 포도를 따다가 눈이 마주쳐 바구니를 내던지며 도망치고, 버섯을 따다 마주쳐 돌멩이 까지 던지지만 어린 곰이 다가오자 줄행랑을 친다. 낚시를 하다 고기까지 다 던져 주고 돌아온 날은 기필코 곰을 잡아야 한다고 다짐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고모부가 쓰는 사냥총을 발견 하고는 대추씨를 총알 삼아 사격 연습을 한다. 담장에 올라앉은 호박이 곰 대신 쓰인 표적이다. 드디어 대추씨가 호박에 백발백중 꽂히자 웅이 는 곰이 내려올 만한 곳에 낚시를 드리우고 앉았다. 마침내 웅이 곁으로 어린 곰이 한 발 두 발 다가서는데 ….‘빵야’.
웅이로부터 시작해 아버지와 고모 그리고 할아버지와 얽힌 가족사가 하룻밤 동안 펼쳐진다.
(한광애)
【그림책】
◦홀라홀라 추추추
카슨 엘리스 지음| 김지은 옮김
웅진주니어| 2017.11.3| 48쪽| 12,000원| 그림책| 7세
이른봄, 곤충 두 마리가 새싹을 보고 ‘ 호야 호?’라고 말한다. 싹은 점점 자라 튼튼한 식물이 되고 곤충들은 그곳에 집을 짓고 산다. 아름다운 꽃이 피니 ‘달달콤콤이!’라고 환호하고, 가을이 되어 꽃이 시들기 시작하자 ‘샤샤’라는 말을 남기고 곤충들은 식물을 떠난다. 쓰러진 식물은 겨우 내 사라지고 이듬해 봄, 다시 그곳에 초록 새싹이 움튼다.
그림은 계속해서 같은 장소를 보여 준다. 왼쪽 면에는 쓰러진 나무둥치가, 오른쪽 면에는 식물이 있다. 고정된 구성 안에서도 번데기는 나비가 되고 달팽이는 자리를 옮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미세하게 변하는 자연의 모습이 장면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었다. 이 요소들을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호야 호?’, ‘달달콤콤이!’, ‘샤샤’등 의 의미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홀라홀라 추추추’, ‘친쿠친쿠 포근이’같이 반복되는 음절로 표현된 곤충들만의 언어가 재미있다. 숨은 그림을 찾거나 수수께끼를 풀 듯 흥미롭게 책장을 넘기면 자연의 신비로운 순환과 공생의 이치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노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