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돌 요한, 세례 요한
(김일중)
씨돌 요한은
자신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정상병 군의문사사건을
오랫동안
물고 늘어지며 파헤쳐서
2004년에 진상을 인정받고
억울함을 풀어주었다.
1987년 민주화운동 현장
최일선에서 항거했고
억울한 희생자들을
감싸고 보호해 주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시에는
강원도 봉화치 마을에서
한달음에 달려가
사력을 다해
인명을 구조했다.
자연애호가인 그는
개구리 도롱뇽 새 뱀
들의 친구였고
심지어 지렁이에게도
경의를 표했다.
어디에도 없었고
어디에도 있었던 그는
정의의 길을 예비했다.
그는 누구보다도
이타적이었고
누구보다도
희생적이었고
누구보다도
겸손했고
누구보다도
자연환경을 사랑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정의로웠다.
그는 2014년
뇌출혈로 쓰러졌다.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구원을 외치는 사람이었다.
그는 의복도 없었고
집도 없었고
돈도 없었다.
그는 광야에서
낙타털옷만 입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살아갔다.
그는 옷이 없었지만
초라하지 않았고
그는 집이 없었지만
의연하고 당당했고
그는 돈이 없었지만
부자보다 더 넉넉하고
여유로웠다.
그는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풀며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선포했으며
예수의 길을 예비했다.
그는 불의를 참지 못했다.
헤롯왕의 불륜과 불의를
만천하에 알리면서
왕의 처사를
강하고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그는 두려울 게 없었고
무서울 것이 없었고
거리낄 것이 없었다.
그는 헤롯왕에 의해
30세에 참수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