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에게 매운 음식이 맞지 않듯이 전 세계에서 연간 400억 병이 생산되는 와인에도 맛의 경ㆍ중과 스위트ㆍ드라이, 로제ㆍ레드, 화이트, 옐로우 등 그 구분도 다양하고 셀 수 없을 정도로 종류도 많다. 어느 와인이 좋다, 나쁘다, 비싸다, 싸다를 논의하기에 앞서 선택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자신의 입맛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곳에서 추천하는 와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와인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출발하여 고급와인을 즐기는 데까지 갈 수 있는 10단계이며 와인이 함유하고 있는 떫은맛의 정도, 당도, 우리음식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서술해 보았다.
1. 뮈스카섹(Muscat Sec)
실제로 달지는 않으나 단 느낌이 있고, 포도자체의 향이 진하게 풍겨오는, 맛이 가벼운 화이트 와인. 와인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알맞다.
2.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
주로 독일과 프랑스의 알자스(Alsace) 지역에서 생산되는 장미향과 리치 향이 풍부한, 누구에게나 부담 없는 화이트와인.
3. 보졸레 빌라쥬(Beaujolais Villages)
타 와인과는 달리 탄화침용방식에 의해 발효되므로 떫지 않고 복숭아 등의 신선한 과일 향이 강한 와인. 보통의 레드와인과는 달리 조금 차게 해서 마시면 더욱 좋다. 우리가 잘 아는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와 같은 포도로 만들어지나 재배지역이 한정되어 있다. 모든 음식과 다 잘 어울린다.
4. 쉬농, 부르게이(Chinon. Bourgueil)
프랑스에서 가장 긴 누아르 강가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으로 향은 좋고 맛은 가볍다. 색깔도 그리 진하지 않으며 육질이 연한 고기 등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이와 비슷한 정도의 와인으로 이태리의 바폴리체라(Vapolicera), 바르돌리노(Bardolino) 등을 들 수 있다.
5.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처음에는 피자, 파스타류와 어울리는 가벼운 와인이었으나 점차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음. 한마디로 성격을 규정지을 수 없는 레드와인이나 현재는 미디움 라이트(Medium-light)함. 가벼운 이태리 음식과 잘 어울린다.
6. 토레스 그랑 코로나스(Torres Gran Coronas)
스페인 와인을 중흥시킨 스페인 대표와인. 미디움(medium)급의 대표적인 와인으로 리오하(Rioja)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약간 기름기 있는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7. 포이약(Paillac)
프랑스 보르도의 메독지역 중에서도 가장 잔 자갈이 많은 토양에서 재배된 품질 좋은 와인. 적당한 섬유조직과 떫은맛을 지닌 미디움 풀 바디(medium-full body)와인이다. 숙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잘 보관하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와인.
8. 부르고뉴 피노느와(Bourgogne Pinot Noir)
루비칼라의 투명하고 맑은 색조. 단일 품종으로 만들어지나 맛은 복잡하다. 가장 프랑스적인 와인이나 우리 입맛으로는 좀 이해가 어렵다. 귀족적 품위를 간직한 와인. 대체로 이와 같은 범주의 와인으로는 잘 숙성된 칠레 멜로(Merlot) 와인이나 생 테밀리옹(St. Emilion) 와인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9. 그랑 크뤼(Grand Crus) 와인들
보르도의 특급 와인들이나 유명한 로마네 콩티(Romanee Conti) 등의 와인이 이 범주에 속한다. 최소 30년 이상 숙성시킬 수 있는 무겁고 복합적인 향을 내며 숙성될수록 부드럽고 풍미가 더한다. 캘리포니아, 호주, 칠레 등 신세계의 일부 유명 와인들도 이 범주에 속한다.
10. 에르미타지 & 코트 로티(Hermitage and Cote Rotie)
이보다 더 무겁고 이보다 더 비쌀 수 없다. 남성다운 강렬함과 더불어 프랑스 중남부의 태양과 토양이 잘 어우러진 균형 잡히고 강하고 무거운 와인.
와인은 워낙 종류가 많기 때문에 위에 선정된 와인들만을 즐길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각 단계별로 대표적인 와인을 마신 뒤 한 단계씩 미각을 발전시켜 본다면 와인은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