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많은 봄 날씨에 순서없이 피어났던 꽃들이 비가 내리자 어느새 지고 사연 많은 봄이 서둘러 지나가고 있다. 한주전까지만 해도 싱싱하고 탱탱하게 피어있던 벚꽃들이 꽃비되어 바람에 휘날리더니 이제는 붉으레한 가지끝에 연두빛 잎사귀들이 돋아나고 있다.
구례 오산(531m)은 섬진강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길을 지나는 것도 봄날의 풍경으론 최고일텐지만 올해는 예기치 않게 일찍 피었다가 져버려 꿈결에서 만난 것처럼 흔적조차 없었다.
10시경 죽연. 마을앞 주차장 도착으로 A팀은 ~ 각금리~사성암~오산~매봉~동해삼거리~둥주리봉 ~동해리 B팀은 사성암까지는 셔틀버스~오산 ~매봉~동해삼거리~ 동해리. B팀과 C팀은 함께 셔틀버스로 구불구불 10여분을 올라와 사성암 주차장에서 하차. B팀은 사성암을 대강 둘러보고 오산을 향해 돌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사성암(四聖庵) 오산 정산 암벽에 지은 사찰로 백제 성왕22년(544년)에 연기조사가 건립하여 원래 오산암이라 불리다가 4명의 고승(의상.원효.도선.진각)들이 이곳에서 수도하였다 하여 사성암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사성암 뒤에 있는 오산에서 부터는 높낮이가 별로없는 능선길로 섬진강과 멀리 늘어서 있는 산등성이의 연록색과 연두빛으로 그려진 유화 그림의 봄 산들의 풍경을 바라보며 연신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신록이 피어나기 시작한 산천은 산벚꽃이 여기저기 피어 넘 예쁘다. 어디를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봄날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요즈음....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이 봄이 안겨주는 벅찬 선물이다. 내가 만일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면... 내가 만일 노래를 잘하는 가수라면....멋진 자연을 표현 다 못하는 나는 재주없음에 투정도 부려보고 상념에 젖어보기도 한다.. 허지만 우리가 걷는 산길은 흙먼지길이지만... 바람이 좋고 길동무가 좋고 산에 들면 숲길과 꽃길로 이어진 길에서 나붓거리는 나뭇잎과 눈마춤도 하면서 걷는 시간은 세상을 모두 얻은 기분에 행복하기만 하다. 오산에서 합류하기로 했던 발빠른 A팀들이 벌써 B팀을 앞서기 시작했다. A팀은 우리보다 약 한시간을 더 걷는 둥주리봉까자 가야 한다. 허지만 B팀은 여유롭게 매봉을 지나 자연속에서 봄나물 밥상을 풀어놓고 솜씨 좋은 정권사님의 맛있는 호박 식혜와 호박 찐빵에 귀한 청계란을 맛보는 호강도... 풍성한 과일로 마무리하며 동해 삼거리로 향한다.
비교적 어렵지 않게 동해 삼거리에서 넓은 포장길을 따라 내려서니 산길보다 지루한 마을 포장길이 계속 이어진다. 봄나물 향과 작은 바람에 날아온 더덕의 향도 코끝을 간지럽히고 벌써 틈실한 고사리도 발길을 잡는다. 아담한 마을길 계곡 테크길을 따라오다 보니 하산 지점인 동해 주차장 (B팀 4시간 산행 으로 하산 2시) 왕언니들은 따뜻한 봄볕에서 쑥과 나물 뜯느라 시간 기는줄 모르고..,. 오늘 원없이 걷었다는 A팀 5시간 산행 하산 시간은 3시. 산행끝에 막걸리 한잔과 묵 무침은 힘들었던 갈증을 싹 걷어주며 기분을 좋게한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이스크림으로 산행의 더위을 식혀주며 다음주는 사량도 섬산행으로 풍성한 회 잔치를 총무님께서 예고한다. 다음주는 한시간 빠른 6시 출발입니다. 오늘도 행복했던 하루... 아련하게 봄날이 가고 있다.
첫댓글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써내려 적어주신 산행지...
읽으면서 다시한번 어제로 되돌아가봅니다 ~~ 또 하루를 맞이하면서 어제의 하루를 또렷하게 생각케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게하네요~~
산행일지 감사하게 읽었습니다~우리목요천봉의 보배 은옥언니, 총장님 고맙습니다 ~♡
어느 봉노래 가사로도 . 어는 화가의 화폭에도 담을 수없는 우리만이 느킬 수있는 아름다운 풍켱이 바로 이것이기에 산을 오르고 오르며 탄성의 감사가
오늘도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멋진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읽는 즐거움을 자주자주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