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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주119런너스 원문보기 글쓴이: 용필
우선 종주하는데 보내준 마눌님에게 감사하며..
아주아주 옛날부터 한번은 해보고 싶은 맴이 있었는데 실천하지 못하다 이번에 시도해보기로 하고 ....
09년 여름휴가기간에 8월 5,6,7일 3일을 투자하여 지리산화대종주에 출사표를 던지다.
8/5일 새벽 6시에 저절로 눈이 떠 졌다. 전날 촌에 제사라서 늦게 잠을 청했는데도 설래는 맘에 눈이
저절로 떠진다. 제사때 사용한 음식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빠진 물건없나 마져 챙겨 부두로
출발
07:00 집을 나와 6부두에서 탑승권을 구입하고 승선을 기다리는데 관광손님이 너무 많다.
제주항여객터미널(6부두) 배 승선후 내리기전에 한컷
08:30 드디어 한일고속카훼리가 완도를 향해 출발(배삯 21,300/도민20%할인)
선실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겨우 비집고 들어가 출항내내 잠을 청하다.
11:30 완도에 도착, 동내선배를 우연히 만나 같이 장흥까지 동행키로하고
택시를 이용 완도시외버스터미널로(택시비 ?)
터미널에서 강진(여기까지 공짜)을 거쳐 장흥으로
13:40 장흥도착(1,700원) 장흥 물축제에서 한컷하고 늦은 점심을 육회와 등심으로 몸보신하고..
15:24 선배와 헤여져 순천행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손님이 너무 많아 서서 가야한다.
소맥을 한잔하니 서서가기 힘들다. 보성에서 겨우 앉아서 갈 수가 있었다.
16:58 순천도착(7,700원)
17:32 구례행(3,600) 버스에 탑승
18:20 구례도착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18:30분 화엄사행 버스가 떠나 버려 다음버스까지 1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할 수 없이 택시로 화엄사 민박촌으로 이동(6,000원)
19:00 택시기사가 소개시킨 할머니민박(20,000)에서 하루밤을 자기로하고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김밥대신 주먹밥을 시켜 내일 식량으로 하고 잠자리에 들다...
제주도 집에서 출발 정확히 12시간만에 화엄사에 도착(다음부터는 비행기를 이용해야겠다.)
민박집
8/6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화대종주를 14시간에 목표로 잡는데 나는 12시간 이내에 주파하여 오후4시에
대원사에 도착 목표로 잡았다.
03:00 핸드폰 알람이 울려 일어나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주먹밥 3개중 한개를 물과 함께 먹고 등산가방을
메고 나가는데 주인 아저씨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한다.
03:24 민박집 출발 화엄사입구까지는 3km....30분을 걸으니 화엄사 입구에 도착
올라오면서 옆으로 지나가는 택시들이 있었는데 불공을 드리러 가나 아니면 나같이 산행??
역시 나같이 종주를 목적으로 한 산꾼들이다. 그중 한명은 2박3일코스이고 두명은 일일종주인데
18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이 동행하기가 그래서 먼저간다고 하고 출발..
1차 목표는 민박집출발 화엄사 지나 노고단대피소까지 10km구간
처음 화엄사를 껴서 돌아가는 코스는 어두운 밤이라도 걷기가 편하다. 문제는 코재인데 과연 코재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코재라고 했는가 생각하며 부지런히 산을 오른다.
(코재 : 코가 닿을 정도로 가파른 재)
막상 코재를 지나는데 그리 힘들다는 생각은 없다. 그냥 우리 관음사 코스정도.....룰루랄라....
코재를 막 오르니 차가 다니는 말로만 듣던 노고단 길이 나온다. 노고단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산넘어로 약간에 여명이 보인다....
06:03 노고단 대피소 도착(2시간 37분소요)2:37:00경과
생각보다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 사진찍고 사과반쪽 배어물고 산장도 구경하지 않고 바로 다음
체크포인트로 출발 다른 사람들은 아침준비에 한창이다.
두번재 포인트는 노고단출발 임걸령까지(이유는 식수를 보충하기 위해)
임걸령까지 가는 길은 길도 깨끗하고 등산로가 잘 되어있어 별로 힘들이지 않고 날아가다.
노고단~뱀사골~연하천대피소까지 10.5km
07:00 임걸령도착(60분소요) 3:36:00경과
샘물이 참 맑고 시원하다. 여기서 준비해간 미숫가루 반을 물에 타서 마시고 바로 출발
임걸령옹달샘
화엄사 출발은 날씨가 그런데로 좋았는데 노고단 지나면서 임걸령으로 올때는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바위를 오르고 내리는데 미끄러워 등산하는데 불편함을 느낀다.
다음 목표는 임걸령을 지나 삼도봉까지
삼도봉까지 가는 길은 아직까지 오르락 내리락 해도 힘이 있어서 그런지 잘 나가고 있다.
07:44 삼도봉 도착(44분소요)4:20:00경과
여기가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를 나누는 삼도에 걸쳐 있는 봉우리 인데 삼도를 도는데 딱 1초가
걸린다ㅎㅎㅎ. 안개가 너무 많아 밑을 볼 수가 없어 삼도를 두루 못보는 아쉬움만 남기고 출발.
08:00 남은 주먹밥 하나를 더 꺼내 아침을 해결한다...이 작은 주먹밥으로 아침을 해결하니 배가 아니
고프리요. 주먹밥과 남은 사과 반쪽을 해치우고 홍삼엑기스 한티스푼 먹고 출발..밥을 먹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쫌 불쌍하다는 느낌이..
주먹밥과 김치 한조각.....
09:30 연하천대피소 도착 (1:46:00 소요)6:03:00경과
비는 구질구질하게 오고 물은 맑아 좋은데 여기서 미숫가루 나머지를 그래도 배가 고프다.
식수가 산장 바로 앞에 있어서 편하다. 점점 속도가 느려진다..
아마 여기서 수백계단을 내려온것 같다...반대로 올라가는 사람은 힘들겠다.
연하천~백소령까지 3.6km..
10:50 백소령대피소 도착(1:20:00소요) 7:33:00경과
길이 가파르고 미끄럽고 오르락 내리락을 지겹게 한다..안개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벌써 힘들다는 느낌이 온다..아!! 갈 길이 먼데
식수가 밑에 있어 길러가기가 불편하다. 쵸코파이 하나 먹고 출발..
백소령에서 세석대피소까지 6.3km
지나는 길에 선비샘이 있어 물맛만 보고 사진 한장 찍고 출발
13:00 세석대피소 도착(2:03:00)9:36:00경과
남들은 라면 끊여서 맛나게 소주에 먹고 있는데 나만 점심을 남은 주먹밥 한덩어리로 마무리
할려고 하니 정말 불쌍히게 보인다. 라면 국물이라도 달라고 할까 이래보니 국물 한방울 안남기고
잘들 먹는다. 물길러 밑에까지 내려가야하니 짜증이다. 왜? 힘들니까..
시간은 흘러흘러 벌써 9시간40분이 흘러다...헐...우짜노 12시간 목표는 물건너 갔꼬 이제는 14시간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배터리가 말을 안듣는다. 천왕봉을 위하여 남겨두자...
천왕봉까지 5.1km...앞으로 두시간은 더 가야한다...시간당 3km를 가야하는데 점점 힘들다.
세석대피소~장터목산장까지 3.4km
14:23 장터목산장 도착(1:21:00)10:58:00경과
힘은 들고 먹을것은 없고, 대신 캔커피를 하나 마시는데 발톱이 아프고 다리 알 배이기 시작
천왕봉까지 가는길은 마지막 가파름을 보여준다. 장터목 ~ 천왕봉 1.7km
15:22 드디어 천왕봉 도착(1:06:00)12:04분경과
천왕봉에서 한컷하는데 눈이 마시갔다.
1993년 여름에 와보고 16년만에 천왕봉엘 올랐다. 안개가 너무 많아 주위를 볼 수가 없어 고사목지대도 볼 수가 없고 그냥 힘들다는 생각뿐..
그래도 약간에 힘을내어 아는 사람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날리는 여유도 보이는데 이게 나중에 낭패를 볼 줄이야 누가 알았으리요
시간이 지체대어 곧바로 하산을 해야한다. 하산은 대원사로 잡는다.
마지막 천왕봉출발 치밭목대피소를 지나 유평리까지 10.2km구간..
44년간 살면서 등산을 수차례 해봤어도 이렇게 힘든 구간은 처음이다.
원칙으로 내 체력상태로는 대원사가 아니라 중산리나 백무동(좀더 가깝다)으로 하산을 했어야 옳다. 그래도 돈들이고 물건너 왔는데 포기 할 수가 없어 그냥 대원사로 하산길을 잡은게 또 화근이였다.
천왕봉을 출발하여 하산길에 올랐는데 하산이 아니라 바로 오르막 동산이 나오고 한참을 올라가면 또 내리막 내리막이다 싶으면 또 오르기를 1시간 정도하니 탈진하기 시작한다. 그런 과정에 다리는 완전히 풀려서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기가 여간 힘든게 하니다. 그런데 문자를 보내니 계속 답장과 전화가 와덴다. 힘들어 죽갔는데 이전화 받으랴 문자 받으랴 나중에는 아에 핸드폰을 꺼버렸다.
치밭목 대피소에 도착하니 식수까지 100m를 내려가야한다..힘든데 안 마시고 만다고 식수도 포기하고 유평리(대원사가기 2km전)로 향한다. 하천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흙길은 없고 맨 바위들 뿐이다.
14시간 넘게 강행군을 하다보니
배도 고프고
몸은 천근만근이고
발톱은 아프고
정신력도 떨어지고
날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내려가도 내려가도 남은 거리는 줄어들질 않고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그래도 넘어지지 않을려고 다리에 힘을 주고 조심조심 속도는 이제 거북이 걸음이다.
한시간에 2km밖에 못가는것 같다.
할 수 없이 가방에서 해드랜턴을 꺼내 머리에 두르는데 갑자기 머리가 쭈뼛하며 소름이 돋는다. 나도 모르게 무섭움이 엄습한다. 머리를 스치는 나뭇잎도 누가 나를 누르는것 같은 느낌이 들고 누가(귀신?) 금방이라도 나타날것 같은 오싹한 느낌이 든다.
아이고 걸음아 날 살려라...달려 보지만 계속 제자리 걸음인것 같다...
이래 저래 힘든데 개울물에 엎드려 물을 마시는데 이런 핸드폰이 개울물로 퐁당...핸드폰도 이젠 기대 할 수 없게 됬다.
조난 당하면 연락할 방법이 없다. 갑자기 더 무서운 느낌이 든다.
그래 내가 귀신잡는 해병대 출신인데 무엇이 무서우랴 다짐하며 군가라도 불러 볼려고 하는데 아는 군가가 얼른 생각이 나질 않는다.
드디어 유평리 도착
유평리로 나와주신 전남119직원 정재태 반장님이 너무너무 반갑다..
이래서 나에 화대종주는 화엄사 민박집을 3시24분에 출발 15시간52분을 산행 오후 7시16분 유평리도착
정재태 반장님 차타고 내려오다 개울물에서 씻고 순천가서 박석룡반장과 정재태반장과 홍어에 막걸리를 마시니 이제사 살것 같다..
역전근처 모텔(30,000)에서 1박하고
8월7일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여 배는 포기하고 광주공항으로 가서 뱅기 타고 제주로 귀향...
지금도 12시간을 목표로 했는데 16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평가를 해보면 내가 지리산에 대해서
첫째 험준함에 대해 너무 몰랐던 것이고
둘째 짐이 너무 무거웠고(들기도 무거운 카메라, 우산, 홍삼박스, 여벌옷, 나침반, 호르라기, 등등)
세째 먹거리를 변변치 못하게 챙겨서 갔고(쵸코파이는 문드러져 먹도 못함, 바나나도 못사고)
네째 굳은 날씨도 한몫했다는 것과(등산로가 미끄러워 혼남)
다섯째 배로 이동하다보니 너무 장시간 교통에 시달린 점..등등등(제주에서 화엄사까지 12시간이동)
차기 주자에게 하고 싶은 말
첫째 필수품만 챙기고 가라 무게는 5kg을 넘기지 않게-더 가벼운면 더 좋음...
<카메라작은것, 지도와 시간배분표, 핸드폰 예비배터리포함, 바세린조금, 모자, 고글, 수건>
둘째 식량으로는
<미숫가루(락엔락 통), 된장및오이채썬것(된장국용-먹어야 배가든든), 참쌀밥, 과일, 사탕>
세째 스틱으로 없으면 오르락 내리락이 너무 많아 꼭 챙겨서 가야함....
마지막으로 돈으로 중간중간 핫바나 캔커피를 사서 먹어라. 배가 고프지 않게 배가 고프면 바로 체력이
떨어져 버림.
그외 아무것도 필요없음.....종주가 문제지 어디 구경하면서 한가하게 갈 시간적 여유가 없음....
구경하면서 갈려면 큰배낭에 코펠, 버너등 먹을거 바리바리 싸 짊어지고 천천히 2박3일로 다녀오면 됨
다음부터는 배로 말고 뱅기로 가야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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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내게 무슨일이 일어났었는지 꿈을 꾼껏 같다....
제발 횐님들은 이 글을 읽고 대리만족만 하길..쉬엄쉬엄 2박3일이나 1박2일코스로 종주 하세요.......
<<다음 목표는 설악산종주입니다>>
첫댓글 지리산은 광대하고 주능선도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서 제주 한라산과 다릅니다...좋은 경험...좋은 추억 간직하시길...
벽소령서 하루밤을 자고 갔으면 지리산 공기맛을 알텐데 고생했구먼. 하~이팅
재밌게 읽었네요... 지리산의 여러 봉우리 들이 생생하게 다가 오네용~~
내가 종주를 하고 있는 느낌 생생한 체험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