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煮豆) 칠보시(七步詩)曹植(조식)

[이계묵]

자두(煮豆) 칠보시(七步詩)

煮豆燃豆萁자두연두기 仄平平仄平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仄仄仄仄仄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仄仄平平平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平仄平仄仄

曹植(조식)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때니

콩이 솥 안에서 눈물을 흘리네

본래가 이들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는데

서로 삶기를 어찌 이리도 급하게 하는가?

이 시(詩)는 오언절구(五言絶句) 평기식(平起式) 시(詩)다. 중국 삼국지(三國志) 삼국시대(三國時代) 때 형(兄)인 문제(文帝) 앞에서 일곱 발자국을 걷는 동안 시(詩)를 지어냈다고 해서 칠보성시(七步成詩)다. 압운(押韻)은 읍(泣), 급(急)이다. 압운(押韻) 읍(泣), 급(急)은 입성(入聲) 집통(緝統) 운족(韻族)이다. 오언절구(五言絶句) 평기식(平起式) 기승전결(起承轉結) 평측(平仄)은 근체시(近體詩) 작법(作法)은 아니다. 승구(承句) 오자(五字)가 모두 다 측성(仄聲)이다. 천상 고시(古詩)로 봐야 할 것같다. 한 부모(父母)에게서 나온 한 핏줄인 콩(曺植)을 콩깍지(曹丕) 형(兄)인 조비(曹丕)가 죽이려고 핍박(逼迫)하는 것을, 절묘(絶妙)한 시어(詩語) 풍자(諷刺)한 시(詩)다. 이 칠보시(七步詩)가 나오게 된 역사를 보면 중국(中國) 역사(歷史) 삼국시대(三國時代)로 올라간다. 중국 후한(後漢)이 멸망(滅亡)하고 위(魏)나라, 촉(蜀 나라, 오(吳)나라 3국이 분립한 시대(220~280)다. 중국 역사상 위는 화북(華北), 촉은 서천(西川), 오는 강남(江南)에 활거(割據)해 서로 패권(霸權)을 다투었다. 촉(蜀)은 위(魏)에게 멸망(滅亡)되었고, 위(魏)와 오(吳)는 진(秦)에게 멸망(滅亡)하였다. 삼국의 분립은 진ㆍ한이 구축한 고대 통일국가를 붕괴시켰고, 이후 중국은 6세기 말의 수ㆍ당의 통일기까지 긴 분열시대로 접어들었다. 조조(曹操)는 아들 사형제(四兄弟)를 두었는데, 첫째 아들이 조비(曹丕)이고, 둘째가 조창이고 셋째 막내아들이 조식(曺植)이고 넷째가 조웅이다. 조조(曹操)의 정실(正室) 자식(子息) 외에 십삼첩(十三妾) 자식들은 25명으로 수(數)가 셀 수도 없이 많다. 조식은 문학적(文學的) 소질이 뛰어나서 아버지 조조(曹操)도 매우, 총애(寵愛)하였다. 동생이 아버지 사랑을 받자 형인 조비(曹丕)는 동생을 약점을 이용해서 망신 주기를 하다가 조조(曹操)가 66세로 사망하자 대권(大權)을 물려받아 왕(王)이 되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간(離間)을 시켰다. 조식(曺植)이 불만을 품고 술에 취해서 조정을 욕한다고 고자질을 했다. 조비는 여러 번 조식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어머니 변태후가 미리 알고 한 뱃속에서 난 동생을 어찌 죽이려고 하느냐고 꾸짖자, 일을 성사시키지 못하다가 조정(朝廷)을 욕(辱)한다는 말을 듣고 그렇지 않아도 눈에, 가시가 된 조식(曺植)을 죽일 명분(名分)으로 ”네가 글을 잘 짓는다고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니, 일곱 걸음 걷는 동안 시(詩)를 지으면 살려주고 시(詩)를 짓지 못하면 죽인다고 했다. 조식이 잠깐 생각하더니, 시를 짓겠다고 하고 한걸음 걸으면서 콩깍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콩이 솥 속에서 슬피 우는구나. 본래 한 뿌리에서 낳건만 어찌 삶기를 이렇게 급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煮豆燃豆萁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동생(同生) 조식(曺植)의 이 시(詩)를 보고 조비(曹丕)는 가책(呵責)을 느껴 조식을 죽이지 않고 본 봉읍지(封邑地)로 돌려보냈다는 일화(逸話)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는 조비(曹丕)가 조식(曹植)에게 소 두 마리가 싸우다가 한 마리가 밀려 구덩이로 떨어지는 그림을 보여주고 일곱걸음 걷는 동안 시(詩)를 짓되 두 소가 싸워서 한 마리가 우물 속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말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제약(制約)하고 제대로 시를 못 지으면 사형(死刑)시키겠다고 했다. 조식은 바로 걸음을 걸으면서 시(詩)를 지었는데, 두 덩어리 고기가 길을 나란히 가는데, 머리에는 볼록한 뿔이 달렸구나! 서로 철산 밑에서 만나서 홀연히 서로 싸움이 벌어졌네, 두 대적이 다 함께 강할 수는 없어 한 고기덩이는 토굴 속으로 쓰러진다. 이것은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운을 다 쏟지 못한 탓이로구나!<兩肉齊道行 頭上帶凹角 相遇凸山下 欻起相唐突 二敵不俱剛 一肉臥土窟 非是力不如 盛氣不泄畢> 이 오언율시(五言律詩) 사련(四聯) 팔행(八行) 시(詩)를 일곱 걸음 걷는 동안 짓는 조식(曹植)의 문장(文章) 순발력(瞬發力)은 대단하지, 않는가? 조비(曹丕)도 마음속으로는 감탄(感歎)하면서도, 걸음을 너무 천천히 걸으면서 시를 지었다고 생트집을 잡아 형과 아우 형제를 묘사하는 시를 지으라고 한 것이 위의 두자시(煮豆詩)다. 죽을 지경에 처한 조식(曺植)은 시제(詩題) 시구(詩句)의 콩 콩깍지 소재를 잘 선택(選擇)함으로서 천금 같은 귀한 목숨을 구한 걸명시(乞命詩)다. 그러나 그 후 조식(曺植)은 작은 군에 살다가 울화병(鬱火病)으로 죽게 된다. 형인 조비(曹丕)는 황제(皇帝)가 되어 국호(國號)를 위(魏)나라로 고쳤다. 그가 바로 위문제(魏文帝)이다. 정치(政治)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한 뱃속에서 태어난 형제(兄弟) 인데도 권좌(權座)를 놓고는 솥 속에 삶겨지는 콩이 되기도 하고, 그 콩을 삶은 콩깍지가 되는 것이다. 솥에 삶겨진 동생 조식(曺植) 콩은 그 충격으로 울화병(鬱火病)으로 죽게 되었고, 세상을 조금 일찍 나온 덕택으로 조비(曹丕)는 위황제(魏皇帝)가 되었다는 역사(歷史)의 시화(詩禍) 사건(事件)이다. 중국역사(中國歷史) 삼국시대(三國時代)를 가장 널리 알린 공로(功勞)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소설덕택(小說德澤) 이다. 오늘은 조식의 칠보시(七步詩) 반추(反芻)하였다.

여여법당 화옹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