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사십사칙(四十四則)
파초주장(芭蕉拄杖) 파초의 주장자,
본칙(本則) 역(譯)
파초혜청 화상이 대중들에게 말씀하였다. 그대에게 주장자가 있으면 내가 그대에게 주장자를 줄 것이고, 그대에게 주장자가 없으면 나는 그대의 주장자를 빼앗을 것이다. 芭蕉和尚示衆云, 爾有拄杖子, 我與爾拄杖子, 爾無拄杖子, 我奪爾拄杖子.
평창(評唱) 역(譯)
무문이 말했다. 다리가 끊어진 물을 이것에 의지하여 건너고, 달도 없는 마을로 이것과 벗 삼아 돌아가오니, 만약 이것을 주장자라고 부른다면 쏜살같이 지옥으로 들어가리라. 無門曰 扶過斷橋水, 伴歸無月村, 若喚作拄杖, 入地獄如箭.
송(頌)역(譯)
게송으로 읊다. 제방(諸方)의 깊고 얕음이 모두 이 손아귀 가운데 있도다! 하늘을 받치고 땅을 지탱하니 어디서나 종풍(宗風)을 떨치도다! 頌曰 諸方深與淺, 都在掌握中. 撐天并拄地, 隨處振宗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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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蛇足)
파초화상(芭蕉和尚)은 파초산(芭蕉山)의 주석하셨던 파초혜청(芭蕉慧淸) 선사(禪師)다. 우리나라 백제인(百濟人)이라고 전한다. 일찍이 중국에 가서 앙산선사(仰山禪師)의 법손(法孫)이 된다. 앙산선사는 위앙종(潙仰宗)을 창종(創宗)한 고승(高僧)이다. 파초혜청(芭蕉慧淸) 선사(禪師)는 귀국(歸國)하지는 않았다고 전한다. 파초선사가 대중에게 짚고 다니는 지팡이를 들고 흔들면서 내가 그대들에게 이 주장자를 줄 것이다. 그대들에게 주장자가 없으면 나는 그대의 주장자를 빼앗을 것이다, 는 본칙(本則) 공안화두(公案話頭)다. 주장자가 있으면 주장자를 주겠다고 하고, 주장자가 없으면 주장자를 뺏겠다고 했다. 말인가? 말이 아닌가? 말 같지 않은 말이 공안화두다. 그래도 공안화두를 낼 만큼 고승의 말을 누가 토씨를 달겠는가? 파초 선사의 오장육부 속 내를 훤히 뚫고 봐야 알 수가 있는 말이다. 혜개선사(慧開禪師)께서도 평창에서 다리가 끊어진 물을 이 주장자로 건너가야 하고, 달빛도 없는 캄캄한 마을에 파초선사 주장자로 벗을, 삼아 지탱하고 가야 종풍을 떨칠 것이라고, 했다. 파초선사 주장자는 제방의 납승의 살림살이를 옅고 깊음 것을 가늠해 볼 수가 있다고 하였다. 뼈, 속까지 새겨들으란 말씀이다. 헛듣고 만약 주장자라고 부른다면 지옥 가는 것은 화살촉같이 빠를 것이라고 했다. 안목을 갖춘 납승은 파초선사의 주장자를 받을 것인가? 없는 주장자도 뺏길 것인가? 기로(岐路)에 섰다. 여기서 주장자는 번뇌 망상 집착을 말한다.
화옹송평(和翁頌評) 역(譯),
파초화상의 주장자는 주장자가 있으면 주장자를 주겠다고 하고, 주장자가 없으면 없는 주장자를 빼앗겠다고 하였는데, 없는 주장자를 어떻게 다투어 빼앗을꼬? 芭蕉和尚拄杖子 有執拄杖授拄杖 無執拄杖奪拄杖 無執拄杖何諍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