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는 신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산 전체가 신이다. ‘신의 처소’라 불리는 지구의 지붕, 쿰부히말라야!! ‘산 사나이’ 엄홍길 대장, 쿰부히말라야를 가다!
네팔, 파키스탄, 인도, 티베트 남부에 걸쳐있는 2,400km의 거대한 산맥 히말라야-. 그중에서도 네팔 히말라야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비롯하여 8,000m가 넘는 열네 개의 산(히말라야 14좌) 중 대부분의 산이 모여 있어 그레이트 히말라야로 불린다. 특히,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로체, 초오유, 마칼루 고봉들을 볼 수 있는 쿰부히말라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트레커들이 찾는 꿈의 장소다. 엄홍길 대장이 꼽는 단연 최고의 트레킹 코스 역시 ‘쿰부히말라야’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세가 험해지고 기상이변과 눈사태가 많아 숱한 산악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비운의 산 에베레스트. 하지만 ‘세상의 어머니’란 그 이름처럼 에베레스트는 사람과 자연을 아우른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산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한 번쯤 가보기를 소원하는 곳 쿰부히말라야-. 히말라야의 신성한 바람과 함께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1부 셰르파의 고향, 남체 바자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끝에 언제나 산이 있고, 산을 오르다 보면 그 끝에 언제나 하늘이 있다.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땅, 쿰부히말라야-. 그곳엔 언제나 셰르파가 있다. 히말라야 길 위의 안내자로 불리며, 세계 각국의 산악인들이 히말라야에 오를 때 함께하는 셰르파는 네팔이 진정한 산악왕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티베트 어로 ‘동쪽에서 오는 사람’이라는 뜻인 셰르파는 에베레스트 산 남쪽 기슭의 3,000m 이상의 고산에 사는 티베트계 네팔 사람들을 말한다. 고산지대의 악천후와 열악한 생활환경을 이겨내 온 강한 민족성이 지닌 사람들 셰르파-. 셰르파의 고향이라 불리는 남체 바자르는 해발 3,440미터에 있는 에베레스트의 관문 도시이다. 이곳은 엄홍길에게도 의미 있는 마을이다. 히말라야를 처음 찾았던 1985년부터 25년 동안 이어온 셰르파들과의 인연이 깊이 자리 잡은 곳, 해서 엄홍길의 또 다른 고향이다. 하늘이 쉽게 허락하지 않는 척박한 땅에서도 모진 생명의 끈을 이어가는 사람들.... 히말라야를 품은 바람의 순례자 셰르파-. 그들의 삶으로 들어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