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은 e-book!
사주 상담을 재미 삼아 한적이 있다.
물론 바넘 효과를 설명하며, 절대 믿지 말라고 재미일 뿐이라 신신당부하지만 일단 사주 상담에 들어가면 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잠깐 우쭐해지는 경험을 가끔 하게 된다. 입소문을 타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주를 봐달라는 게 피곤해서 그만뒀지만.
난 진지하게 사주를 공부한 적이 없고, 신뢰하지 않으며
몇 가지 규칙 정도만 암기해서 책에 있는 내용+평소 그 사람을 보며 느꼈던 점, 희망찬 미래를 위해 조심해야 할 것 등 뻔한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위로와 재미를 느끼는 듯했으며, 사실 나 또한 그랬기에 사주 상담을 시작한 것이다. 꽤나 신기한 건 그냥 말했으면 기분 나쁠 수 있는 단점 지적도 사주풀이가 되면 유쾌하게 받아들이더라.
어쨌든 인간은 욕망이 있기에 노력을 하고, 걱정하며 미래도 엿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욕망이 지나치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 이걸 어디까지 긍정하고, 어디서부터 버려야 하는지 결정하는 게 정말 쉽지 않다.
톨스토이는 운명을 미리 알 수 없으며, (천사도 혼쭐이 날 정도로) 바꿀 수 없지만, 인간 사이의 사랑으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작고 쉬운 이야기들로 엮어냈다.
욕망의 덧없음, 노동과 성실, 용서와 동정심
너무나 당연한데, 치이다보면 또 너무 쉽게 팽개쳐버리는 것들이 삶에 있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해준다.
그래서 오랜만에 사찰 샘물에 있는 작은 동자승상에 조롱박 물을 끼얹듯이 조금 마음을 정화한 기분이었다.
지금 내 마음속의 미움과 걱정을
굳이 끌어안고 있지 말자.
떨치고 거기에 애정을 채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