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 동길이와 1박 2일 일정의 <속리산 법주사 템플스테이>를 체험했다.
지난 해에 약속했으나, 이제 이루어졌다.
사찰 스테이 기본 예절 등 간단한 교육을 받고, 스님 따라 경내 주요 시설물을 돌며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동양 최대의 미륵불 입상으로 높이 33m에 순금 50톤으로 도금되었다 한다.
벽면에 석가보니의 일생에서 8가지를 그린 팔상도(八相圖)가 있어서 '팔상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통일신라시대 사자상를 조각한 석조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석등이라 한다.
법고와 범종이 어지러운 세상을 때리는 듯했다. 장엄한 울림의 여운이 깊었다.
법정스님이 먼저 떠오르는 명언이다. 공양간 벽면에 장식돼 있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달렸다는 불교 사상으로, 신라의 의상대사가 명문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주 만물의 모든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뜻 같은데, 해독이 어렵다.
사찰에서 3회 공양을 했는데, 마지막 날 점심 냉면 공양이다. 사찰 음식은 주로 채소 위주여서 부담감이 적었고, 소화도 잘되는 편이었다.
공양간 옆 장독대를 둘러싼 데이지 꽃들이 반긴다.
우리는 당일 자유시간에 이 찻집을 지나서 <세조길>을 나란히 걸었다.
세속을 떠난 자연은 더없이 평화롭고 여류로운 풍광의 맛이 일품이다.
간 밤엔 나란히 누운 우리는 살아온 지난 날들의 엄청난 얘기를 허물없이 쏟다가 그만 골아 떨어졌다.
그리고 새벽 4시, 예불 의식을 체험했다. 동길이는 대웅전에 삼배를 올리는 것 모두 생전처음이라 한다.
아침 공양 후, 법주사 경내 좌측 수정봉 오를 때 만난 함박꽃이다.
수정봉의 청신한 아침공기는 폐부를 씻어주고, 탁 트인 산정의 사방은 온통 마음을 다스리는 풍경들이다.
사막 같은 생의 여정에서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잘 다져온 인정 많고 결 고운 사내 하나가 여유롭다.
속리의 사찰은 경박한 감각과 이기의 집착을 초월하고 있었다. 불편함과 떠들썩한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그곳에서 결 고운 내 죽마고우와 함께 오붓하고 허물없는 시간을 남기며 잠시 쉬었다 간다.* 석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