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벨 옛날 가방 메고 온 손님의 자랑, “세심함과 튼튼함이 정말 최고예요”
기자명 윤성중 사진(제공) : 그림=윤성중 기자 입력 2023.07.27 07:10 댓글 0
[21세기 Heavy Duty] 몽벨 크로스 백
어떤 손님이 근사한 가방을 메고 우리 가게에 방문했다. 가방은 한쪽 어깨에 걸어 엇갈려서 착용하는 ‘크로스백’ 형태였다. 몽벨Montbell 제품이었는데, 짙은 감색이 약간 바랜 상태였고, 지퍼에 매달린 가죽 손잡이도 낡아 있었다. 검정색 바탕의 옛날 로고가 눈에 띄었다. 나는 그가 멘 가방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손님이 계산대에 왔을 때 물어봤다.
“메고 계신 가방이 멋있네요. 옛날 제품 같은데, 오래 사용하셨나봐요?”
손님이 대답했다.
“네, 2005년쯤인가? 일본 야후 옥션에서 중고로 샀어요. 이 가방을 알아보시는군요? 이거 아주 튼튼해요.”
손님은 자신만의 보물을 알아봐 신기했던 모양인지 깜짝 놀라면서 이어서 자랑했다.
“도쿄에서 잠깐 살았어요. 그때 여기저기 다닐 때 사용했습니다. 불편한 점이 전혀 없어요. 이거 대단한 가방입니다. 정말 막 썼거든요. 그래도 여전히 멀쩡해요. 500쪽짜리 두꺼운 책 3권 정도는 거뜬히 들어갈 거예요.”
일본 브랜드 몽벨은 1975년 8월 등장했다. 처음엔 방수 재킷과 침낭 위주로 제품을 만들다가 좋은 품질을 인정받아 인기를 얻어 점차 제품군을 늘린 게 지금의 몽벨이다. 몽벨의 창업자 타츠노 이사무는 유명한 산악인으로 알려져있다. 21세 때 아이거 북벽을 일본인으로선 두 번째로 등정한 그는 또 카누와 카약 마니아다. 이에 따라 몽벨의 제품은 일반 하이킹용부터 사이클링, 등반, 카약 등 세세하게 나뉘어 있다. 몽벨이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크게 성장한 이유를 두고 본사에서는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우리는 세일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데 더 집중하죠.”
이 외에도 몽벨은 사회적 기업으로도 꽤 유명하다.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재해를 입은 지역에 몽벨의 제품을 지원하고 기부금을 보내기도 한다. 환경보호단체에 대한 지원도 꾸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님도 이런 사실을 대충 알고 있는 듯했는데, 그는 무엇보다도 몽벨의 튼튼한 품질에 아주 단단히 반한 것 같았다. 그는 감탄하면서 설명했다.
“일본의 제품들은 디테일이 아주 뛰어나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세하게 신경 쓴 흔적이 제품 곳곳에 묻어 있죠. 몽벨도 마찬가지예요. 이건 진짜 아웃도어 명품이에요!”
그림=윤성중 기자
그림=윤성중 기자
나는 손님에게 양해를 구해 가방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제품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상품정보가 쓰여 있는 태그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가게를 나간 뒤에 인터넷을 뒤졌다. 끝내 상품 이름과 정보를 알 수 없었다. ‘FUNCTION IS BEAUTY’라고 적힌 몽벨의 옛날 로고가 눈에 아른거렸다.
- ‘21세기 HEAVY DUTY’는 월간<山>의 필자가 가상의 아웃도어 편집숍 주인이라는 설정으로 진행합니다. 수록된 제품 소개 기사는 편집숍 주인이 튼튼Heavy Duty하고 좋은 아웃도어 장비를 손님에게 추천하는 콘셉트로 작성됐으며 업체로부터 제품을 협찬받거나 비용 지원을 받은바 없음을 밝혀둡니다.
월간산 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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