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름이 느린 하천이나 얕은 담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수생식물로 개구리밥과 그 보다 작은 좀개구리밥을 볼 수 있다. 모내기를 끝내고 물 댄 논에 빠르게 번식해서 수면을 연두색 매트로 깔아 놓는다. 이는 물의 증발을 막고 여름철에 수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한다. 또한 수질을 악화시키는 부영양화의 주범인 질소(N)와 인(P) 성분을 흡수하여 수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개구리밥은 담수가 있는 곳이라면 쉽게 보이는데 이들은 지면에 뿌리를 박지 않고 수면 위에 떠서 번식하는 작은 엽상체(葉狀體)이기 때문이다.
개구리밥을 수생식물 중에서도 번식이 가장 잘되는 종류이다. 조건만 갖춘다면 2배로 증식하는 시간은 하루면 충분하다. 이렇듯 빠르게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면 삽시간에 연못이나 웅덩이 표면을 덮어버린다. 개구리밥으로 가려진 그늘 아래는 각종 수생곤충과 물고기들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가리는 은신처가 되고 먹이가 됨으로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요한 포인트가 된다.
국내에서 2016년에 좀개구리밥 속(屬)에서 유전적으로 다른 개체가 발견된 사례가 있었는데 기존의 좀개구리밥과 구분되는 ‘나도좀개구리밥’(사진)이다. 개구리밥 보다는 작은 좀개구리밥에서 ‘좀’이라는 우리말은 보잘 것 없이 작음을 뜻하는 ‘좀스럽다’라는 의미의 접두사이다. 식물을 분류할 때 다음과 같은 이름이 붙은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한 예로 전 세계에서 울릉도에만 자생하며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너도밤나무’라는 고유종이 있다. 반면에 유럽에서 볼 수 있는 ‘마로니에’ 나무와는 구분되며 국내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칠엽수는 혼돈스럽지만 서로 다른 ‘나도밤나무’ 속(屬)이다. 불어로 마로니에는 밤이란 뜻인데 영어권에서는 말밤(horse chestnut)으로 불리며 탄닌산이 너무 많아 먹을 수 없다. 그 외에도 우리에게 알려진 ‘너도(나도)바람꽃’, ‘너도(나도)쑥부쟁이’ 등의 대비를 이루는 이름이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는 모든 사물에 각각의 이름을 붙이는 분별의 능력을 주셨다.(창 2:20) 이름에 ‘너도’나 ‘나도’라는 접두사가 붙는 이유는 원종(原種)과
비교적 가까우면서 모자란 듯 부족하면 ‘너도’가 붙고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종(種)이면 ‘나도’가 붙는다고 한다. 필자가 사는 김포시에서 발견한 나도좀개구리밥(사진)은 좀개구리밥 종류이지만 잎마다 뿌리가 하나인데 비해서 ‘너도좀개구리밥’은 한 잎에 뿌리가 2개 이상 있어서 구분된다. 서로 비슷하지만 일부가 다른 특징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흐르는 물길을 따라 이동도 하지만 물가의 야생동물과 철새들의 다리나 발, 몸에 붙어서 전파됨으로 전 세계의 담수가 있는 곳에서 발견된다. 한편 개구리밥은 부평초(浮萍草)라고 한자식 이름이 있는데 마치 정처 없이 떠도는 수생식물이다. 인생도 유목민처럼 타인이나 환경변화에 따라 이동한다.(창 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