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 해저드(Moral hazard)는 19세기에 영국 보험업계에서 사용하던 용어로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행위와 법 또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여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운전자가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면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본인의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한다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운전자가 보험을 가입했다면 보험 가입 이전보다 비교적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해도 비용을 보험회사가 처리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운전자(피보험자)가 보험회사를 의지할 경우 사고가 많이 발생할 것이고 보험회사는 이익을 벌어들이기 힘들고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의 위험을 보장해 줄 수 없게 됩니다.
보험회사는 모든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알아볼 수 없기에 보험에 제약을 두면서 착한 운전자도 제약을 받게 되면서 비효율이 발생하게 됩니다.
모럴 해저드의 경제학적 의미는 특정한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윤을 위해 사회적임 책임을 회피하고 도덕적, 윤리적, 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이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고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 받아서 사업을 과도하게 늘려 막대한 부채가 쌓여서 기업이 부도 위기에 처해도 정부는 그 기업이 파산하지 않도록 도울 것이고 A기업은 자신의 저지른 문제를 정부에게 넘겨 발을 뺄 것입니다.
즉, 모럴 해저드는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제3자를 희생시켜 이득을 취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모럴 해저드의 알맞은 번역으로 ‘도덕적 해이’와 ‘도덕적 위험’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도덕적 위험’이 알맞다고 봅니다.
모럴 해저드의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금융위기입니다.
리만브라더스를 파산으로 몰아넣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는 세계를 경제 위기로 만듭니다.
미국의 금융기관들(AIG, 씨티은행, BOA[뱅크오브아메리카], 프레디맥, 패니메이)이 연쇄적으로 파산 위기에 처하자 미국 정부는 긴급 구제로 금융기관을 지원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구제 금융을 위한 지원 받은 돈으로 ‘보너스 잔치’를 벌입니다.
무분별한 주택 담보대출로 인해 세계경제를 악화시켜놓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빚과 실업이라는 구렁텅이로 밀어놓고서 시민들이 피, 땀 흘려 낸 세금으로 구제시켜 주었지만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금융권은 지원받은 세금으로 사익을 챙기고 발을 빼면서 뭇매를 맞았습니다.
경제가 원래대로 회복될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리며 버텨낸 것을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이렇게 특정한 사람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익을 챙기며 제3자가 피해 보는 것 또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해결하는 태도를 모럴 해저드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