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가렵습니다 면봉으로 후볐습니다 시원했습니다 그의 연봉은 얼마일까요 면봉보다 비싸겠지요 그걸 말이라도 하는 거냐고 기가 막히다고 할 겁니다 귀가 막히니까 면봉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연봉이 있어야 면봉을 사고 귀를 뚫지 않습니까 기가 막힌 연봉을 받고 귀가 막혀 면봉을 들고 후비는 겁니다 생각해 보니 그가 시원하게 후빌 수 있는 게 귓구멍 콧구멍 밖에 더 있을까요 혹시 그에게 배꼽 빠지게 웃을 일이 생겨 실컷 웃는다면 구멍이란 구멍이 다 시원할까도 싶습니다 오늘처럼 귀 빠진 날 가려운 귀를 후비면서 그의 월급 날을 기다리는 게 평범한 비범이겠지요 그 날을 기다리며 노른자 탱탱한 계란 프라이 하나 접시에 담으니 소국小國처럼 그의 잇몸이 드러납니다 기막힌 웃음입니다
☞ 시가 재밌다. 생활시를 읽는 맛은 여기에 있다. 이 시 그대로 해학이 있어서 좋다. 기가 막히다. 귀가 막히다, 언어 유희를 가져왔고 평범과 비범을 잘 살렸다. 기가 막힌다. 앞으로 좋은 시를 더 자주 써 주길 바란다. 시에 재미와 의미가 있으면 시는 성공한 것이라고 한다. 아쉬운 점은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 새롭게 고쳐보기를 권한다.
여의봉이 운다
금별
가난한 귀가 가렵습니다 후진 면봉으로 후볐습니다 형광등 밑인 듯 소리가 환해졌습니다 연봉이 핼쑥합니다 면봉보다 홀쭉한 연봉이 기가 막힌 밤입니다 밤이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