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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린이도서연구회 대구경북지부 원문보기 글쓴이: 대구 김정윤
이달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하는 책은 그림책 6종, 동화 1종, 과학 1종, 예술 1종, 역사 2종, 소설 3종 모두 14종입니다.
수영장에 간 아빠
유진 글·그림
한림출판사|2018.6.15.|32쪽|12,000원|그림책|6~7세
아빠는 딸 걱정에 딸을 따라 수영장에 다닌다. 그런데 아빠는 딸보다 더 물을 무서워한다. 집에서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놓고 숨쉬기 연습도 해 보지만 딸보다 수영 실력이 늘지 않는다. 딸은 아빠를 유아 풀에 데려와 물을 두려워하는 아빠의 마음을 다독이고 수영 연습을 도와준다. 아빠가 딸 덕분에 물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떨쳐 내고 딸과 신나게 노는 장면이 유쾌하다. 드디어 킥판 없이 수영을 하게 된 딸이 숨을 크게 들이쉬고 계단을 박차고 나가다 몸이 점점 가라앉는다. 당황한 아빠가 딸을 향해 가는데…. 딸은 어떻게 할까?
아빠의 큰 덩치에 비해 훨씬 작게 그려진 딸의 모습과 아빠보다 더 의젓한 딸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글의 대비가 재미있다.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각도에서 그려진 아빠와 딸의 모습은 서로 뒤바뀐 역할을 하는 둘 사이를 잘 보여 준다. 물결이 느껴지는 파란색 수영장 그림이 시원하다.(김미경)
한밤중에 강남귀신
김지연 글·그림
모래알|2018.7.7.|44쪽|13,000원|그림책|6~7세
밤에도 불빛이 가득한 서울 한복판 강남에 등장한 귀신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한번 자면 한 오백 년 자는 잠 귀신 노리가 깨어났다. 신나게 놀아 보려고 밖으로 나가려다 대낮처럼 환한 세상을 보고 깜짝 놀란다. 노리는 사람들을 잠 못 자게 하는 가로등을 도끼로 찍고, 물을 뿌리고 ‘후’ 불어 보지만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밤늦도록 학원에서 공부하고 피곤에 지쳐 귀신처럼 걷는 ‘자미’라는 아이를 만나 반가워한다. 불빛을 피해 자미와 함께 날아서 강 건너 숲으로 간다. 숲에는 불빛 때문에 놀지 못하고 피해 온 귀신 친구들이 모여 있다. 귀신들은 일과 공부에 몰려 밤에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잠자게 할 방법을 나눈다. 귀신들의 이야기를 듣던 자미가 잠자게 하는 방법이 있다는데 과연 무엇일까?
이야기 소재가 독특하고 오싹한 귀신보다 귀여운 귀신을 등장시켜 현대 사회의 세태를 잘 담았다.(정영화)
여섯 번째 바이올린
치에리 우에가키 글|친 렁 그림|김희정 옮김
청어람아이|2018.5.28.|32쪽|그림책|12,000원|8~9세
하나는 이제 막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가 학교에서 열리는 학예회에 나가겠다고 한다. 하나가 바이올린을 배우기로 결심한 건 지난여름 할아버지 댁에 놀러가서이다.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할아버지는 하나를 아름다운 음악과 소리에 눈뜨게 해 주었다. 아침이면 창호지 바른 2층 방문까지 통통거리며 올라오는 바이올린 소리는 아침 햇살처럼 부드러웠다. 할아버지는 음악과 함께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바이올린으로 흉내 내어 들려주셨다. 밤하늘을 수놓으며 반딧불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멜로디와 풀벌레 소리, 빗방울 소리. 그리고 담요처럼 포근하던 자장가. 하나도 할아버지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연주하고 싶다. 마침내 하나는 여섯 번째 바이올린 연주자로 학예회 무대 위에 오르지만 두려움으로 숨이 멎을 것만 같은데….
용기를 내어 자신만의 특별한 연주를 들려주는 하나의 열정이 편안한 그림과 서정적인 글 속에서 빛난다. 특히 글에선 소리에 관한 감각적인 표현들이 돋보인다. 빛나는 소리, 움직이는 소리, 포근하고 부드러운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김연희)
카틴카의 조금 특별한 꼬리
주디스 커 글·그림|공경희 옮김
웅진주니어|2018.6.25.|32쪽|12,000원|그림책|8~9세
카틴카는 할머니가 키우는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흰색 고양이다. 그런데 꼬리만은 갈색 줄무늬로, 자기 꼬리를 아주 소중히 여긴다. 카틴카는 매일 아침이 되면 덩굴을 타고 할머니 집 창틀로 올라온다. 할머니와 함께 아침을 먹고 장을 보고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든다. 평온하고 평범한 일상을 함께하는 것이다. 어느 날 밤 할머니가 잠을 깨 보니 카틴카의 침대가 비어 있다. 창밖을 보니 카틴카가 동물들을 이끌고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다. 호기심에 할머니도 같이 따라가 보니 그곳에는 카틴카의 꼬리가 이끄는 신비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날 아침, 카틴카는 여느 때처럼 다시 창틀에 와 있고 할머니는 꿈을 꾸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젯밤 여행은 정말 꿈이었을까?
고양이와 할머니의 일상을 스케치 선이 드러나는 옅은 파스텔 톤으로 부드럽고 곱게 그렸다. 꼬리 덕에 펼쳐지는 상상의 여행 또한 과하지 않고 잔잔하게 펼쳐진다. 꼬리의 비밀을 간직한 카틴카의 표정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다.(노은정)
구조 바람
로이 미키 글|줄리 플렛 그림|길상효 옮김
씨드북|2018.8.17.|40쪽|12,000원|그림책|10~11세
니콜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거세고 오싹한 소리에 잠에서 깬다. 집 근처 바다가 폭풍으로 얼어붙어 돌고래 세 마리가 얼음에 갇혔다. 돌고래들이 얼음을 깨고 나가려고 머리를 부딪치며 울부짖는 소리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자연의 흐름에 끼어들지 말라는 정부 지침 때문에 가슴 졸이며 사흘 밤낮 울음소리를 듣고 있어야만 했다. 견디다 못한 니콜의 오빠와 친구들은 돌고래 울음소리를 “구조 바람! 구조 바람!” 하는 애타는 구조 요청으로 받아 응답하기로 한다. 작은 배를 타고 나가 무려 5시간 동안 얼음을 깨고 물길을 만들어 냈다. 돌고래 두 마리는 헤엄쳐 나갔지만 몸에 상처 입은 한 마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니콜의 큰오빠가 물속에 들어가 돌고래를 끌어안는다. 돌고래가 몸부림을 그치고 오빠의 손길에 몸을 맡긴 장면이 안도감과 함께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이야기는 2009년 캐나다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돌고래 구조 과정을 어린 소녀 니콜의 목소리로 전한다.(김현정)
소쉬르, 몽블랑에 오르다
피에르 장지위스 글·그림|나선희 옮김
책빛 |2018.7.30.|40쪽|15,000원|그림책|8~9세
이 책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에 올랐던 자연 과학자, 오라스 베네딕트 드 소쉬르의 몽블랑 등반기다. 높은 산에는 악마가 산다고 믿었던 시절, 사람들에게 알프스는 두려운 곳이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소쉬르의 도전은 사람들의 오랜 미신을 깨고 산을 탐험의 대상으로 이끌었다.
거대하고 웅장한 알프스의 대자연 속에서 소쉬르 일행은 개미처럼 작다. 징이 박힌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연미복 같은 외투를 입은 사람들이 대열을 이루며 행진한다. 대열 맨 앞에 가발 쓴 이가 소쉬르다. 긴 사다리와 지팡이가 전부인 이들의 장비가 우습다.
“우리는 수없이 길을 떠났어요. 몇 번이나 되냐고요? 그걸 어떻게 다 말로 할 수 있을까요….” 푸른 숲을 지나, 희귀한 침엽수림으로, 거대한 빙하로, 산으로 향할수록 여정은 험해지고, 모험은 어려워진다. 그러나 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등반의 여정을 따라 변화되는 알프스의 풍경이 근사하게 펼쳐진다. 앞 면지에 담긴 소쉬르에 대한 내용도 작품의 한 부분이니 건너뛰지 말기를.(박은경)
안녕, 우주
에린 엔트라다 켈리 글|이원경 옮김
밝은미래|2018.9.12.|320쪽|14,500원|외국 동화|12~13세
버질은 몸집이 왜소하고 수줍음이 많은 열한 살 소년이다. 할머니는 이런 버질에게 자주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정하고 위트있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버질은 엄마, 아빠 그리고 형들보다 할머니가 더 편하고 잘 통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버질은 숲속에서 자기가 기르던 기니피그와 함께 버려진 우물에 갇힌다. 학교에서 버질을 늘 띨띨이라 부르며 놀려대는 쳇이 저지른 일이다. 버질은 손조차 보이지 않는 깜깜한 우물 속에서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잊힌 존재가 될 거라 절망한다.
한편 점성술사 카오리는 만나기로 한 버질이 나타나지 않자 꿈 해몽을 받으러 온 발렌시아와 버질을 찾아 나선다. 카오리는 버질과 오래전부터 알던 친구이고 발렌시아는 버질이 짝사랑 하는 여자 친구다. 버질이 발렌시아에 대한 고민으로 카오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사고가 났지만 카오리와 발렌시아는 그 사실을 모른다.
버질이 구조되기까지 버질과 카오리 그리고 발렌시아와 쳇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교차 구성된다. 버질 마음속에 숨어 있는 말들이 밖으로 나오기까지 세상에 우연이란 없으며 우주까지 도움을 준다고 말해 준다.(한광애)
로봇&드론 - 현실이 된 상상
마가렛 스캇 글|제이콥 섀벗 그림|김의석 옮김
길벗어린이|2018.4.30.|130쪽|12,000원|자연의 세계|12~13세
기원전 350년, 하늘을 날고 싶어 하던 사람들은 기계 새 ‘파울리’를 만들었지만 그대로 추락했다. 고대 그리스에는 동전을 넣으면 물이 나오는 자동판매기가 있었지만 동전이 정확히 놓이지 않으면 물벼락을 맞았다. 옛날 사람들은 상상해 온 것들을 만들어 왔고 로봇과 드론은 공상 과학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발전했다. 안내자 ‘파울리’를 따라 고대의 단순한 기계가 현대로 오면서 현실화 되고 최첨단 기술 분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커피메이커는 로봇 같지 않지만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작동하는 로봇이다. 무선 조종 자동차는 최첨단 장치지만 로봇이 아닌 이유를 로봇 청소기와 비교하면서 설명한다. 로봇의 기본 구조와 작동 원리를 사람의 신체에 비유하고, 드론의 핵심 부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원리를 설명한다. 로봇의 발전사를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로봇이 무엇인가’에 집중하게 한다. 과학 만화 형식으로 재미있고 쉽게 로봇을 이해하고 호기심이 또 다른 상상으로 이어지게 한다.(이양미)
피어나다
쿄 매클리어 글|줄리 모스태드 그림|윤정숙 옮김
봄의정원|2018.7.25.|40쪽|3,500원|예술|10~11세
패션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의 인생과 작품을 담은 예술 그림책이다. 어린 시절 언니와 비교당하며 못난이로 불렸던 엘사는 꽃의 선명하고 강렬한 색깔에 사로잡혔다. 일곱 살 때 엘사는 ‘무엇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걸까?’ 궁금했다. 예쁘고 당당해지고 싶어 귀, 입, 코에 꽃씨를 심는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상상과 열정은 예술가로 자라는 바탕이 된다.
엘사는 초현실주의 예술가와 교류하며 영감을 얻고 다채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작가는 그녀가 처음 선보이고 도입한 것을 보여 준다. 엘사는 기성복 가게를 열고 패션쇼에 음악과 곡예사를 등장시켰다. 여성의 옷에 지퍼를 처음 사용했고, 옷에 달던 나비매듭을 스웨터에 무늬로 새겨 넣은 ‘트롱프뢰유’를 디자인했다. 손 모양을 넣은 허리띠, 어울리지 않는 옷의 소재를 이어보는 등 독창적이고 현대적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었다.
책 표지는 다양한 핑크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녀가 만들어낸 세상에 없던 강렬하고 폭발적인 느낌의 색 쇼킹 핑크를 속지로 사용해 생생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쇼킹 핑크의 아름다움과 엘사만의 대담하고 도전적인 삶, 개성을 느낄 수 있는 패션을 볼 수 있다.(최경숙)
색깔의 역사
클라이브 기퍼드 글|마르크-에티엔 펭트르 그림|이강희 옮김
노란돼지|2018.7.20.|72쪽|19,000원|역사|12~13세
색깔이 어떻게 만들어져 쓰였으며 색깔을 둘러싼 열풍과 색깔이 역사에서 어떤 존재이었는지를 잘 보여 준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노랑 샤프론, 미라를 갈아서 만든 빨강 머미 브라운, 순금보다 비싼 자주 티리언 퍼플, 전투에 나갈 때 필요한 파랑 워우드 등 색깔 앞에 붙은 수식어가 궁금함을 더해 준다. 색깔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색을 얻다가 독에 중독이 되는가 하면, 색깔이 사라졌다가 다시 발견된 이야기도 흥미롭다. 특히 코치닐이라는 붉은색이 선인장 벌레 이름이며 코치닐 1kg을 만드는데 코치닐 약 14만 마리가 필요하다는 것도 놀랍고 자주색 예복 한 벌 염색하는데 어떻게 수천 마리의 바다 우렁이가 필요했는지 색깔에 얽힌 많은 뒷이야기 들을 만날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동양의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색깔 이야기도 소개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같이 읽힌다.(김경미)
이레나의 비밀을 담은 병
마샤 본 글|론 마젤란 그림|이승숙 옮김
고래가숨쉬는도서관|2018.9.14.|40쪽|12,000원|인물|12~13세
‘물에 빠진 사람을 보면, 비록 헤엄칠 줄 몰라도 물에 뛰어들어 그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아버지가 일곱 살 이레나에게 남긴 유언이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1939년 폴란드를 침공했고, 1940년 바르샤바에 살고 있던 유대인들을 게토에 가두는 만행을 저질렀다. 게토는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굶주렸으며 온통 죽음과 절망뿐인 곳이었다. 이레나는 사회 복지사가 되어 아버지의 유언대로 온 마음으로 그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 비밀 단체 제고타에 들어간 이레나는 2,500명 유대인 아이들의 목숨을 구했다. 그러다가 발각되어 처형을 당할 뻔 하지만, 이레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아이들을 구했다.
홀로코스트가 자행되는 동안 목숨을 걸고 아이들을 구해낸 영웅인 이레나 샌들러는 자신이 영웅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장면마다 긴장감이 도는 이 책은 이레나의 숭고한 삶을 감동적인 한 편의 영화를 보듯 그려내고 있다. (김혜원)
산책을 듣는 시간
정은 글
사계절|2018.8.20.|180쪽|11,000원|소설|16세
수지는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느낄 줄 안다. 입술 모양과 손짓, 눈빛으로 뜨개질 하듯이 대화를 나누고, 작은 새를 쓰다듬듯 수화로 혼잣말을 하며 걷기도 한다. 엄마는 수지와 둘만 아는 수화를 만들어서 대화하고 보통의 수화는 배우지 못하게 한다. 구화만을 고집하며 수화가 아닌 구화로 사람들과 소통하길 바라고 동정이 아닌 인정받기를 원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수지는 청각 장애가 선천적이 아닌 후천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고등학교 때 인공 와우 수술을 받는다. 수지는 수술을 통해 소리를 듣게 될 것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히려 온갖 소리들이 침묵을 방해할 것 같아 두렵다. 소리에 적응하는 것이 수지에게는 너무나 벅찬 일이다. 그런데 할머니의 죽음과 엄마의 가출은 수지를 더 힘들게 한다.
우리가 살면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오히려 편견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수지에게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우리는 수지에게 보통의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수지는 당당하게 자기의 길을 찾는다. 수지 내면에 어떤 힘이 있기 때문일까 함께 찾아보면 좋겠다.(배현영)
외톨이들
누카가 미오 글 | 서은혜 옮김
창비|2018.8.24.|316쪽|12,000원|소설|16세
후유키는 우연히 얻은 금붕어를 학교에서 돌본다. 그러나 5학년이 끝나기 전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고 금붕어는 히토코가 맡는다. 산소 공급 장치가 꺼져서 금붕어가 모두 죽은 날, 선생님은 히토코가 금붕어를 돌보기 싫어서 일부러 죽였다고 생각하고 히토코를 사정없이 때린다. 선생님의 폭력도 감당하기 힘든데 친구들은 선생님 편에서 히토코를 몰아세우기도 하고 침묵하기도 한다. 이 사건으로 히토코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외톨이 ‘히토리코’로 지낸다. 히토코는 더 이상 친구를 사귀지 못하지만 다행히 이웃의 규 할머니에게 피아노를 배우며 친구가 된다. 후유키는 히토코가 다니는 고등학교로 다시 전학 오고 너무 많이 변해버린 히토코를 보며 당황한다.
이야기는 등장인물을 초점 화자로 서술하여 그들의 마음을 더 잘 들여다 볼 수 있지만 사건의 중심에 있는 히토코에게 시선이 머문다. 누구와도 얽히고 싶지 않은 히토코가 자기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스스로 점점 외톨이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쓰인다. 그러나 후유키의 등장으로 금붕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누구나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외톨이였다고 말한다.(배현영)
우연한 빵집
김혜연 글
비룡소|2018.7.31.|220쪽|12,000원|소설|16세
작가 지망생인 이기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제대로 된 간판조차 없는 빵집을 물려받고 제빵사가 된다. 그냥 빵집으로 불리던 가게에 ‘빵집’이란 간판을 달았다. 기호는 모교에서 교사로 있는 동창 영훈의 부탁으로 청소년 센터의 빵 만들기 강좌를 맡게 된다. 영훈과 기호의 제빵 제자 윤지는 수학여행 길에 남쪽 바다에서 난 사고로 돌아오지 못했다. 아르바이트생 하경은 군대에서 죽은 오빠로 인해 아빠와 갈등하다가 오빠의 흔적을 따라 ‘빵집’까지 왔다. 윤지는 빵과 빵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였다. 윤지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고 윤지와의 추억만 생각나는 단짝 친구 진아, 윤지의 행운의 부적을 자기가 갖고 있어서 윤지가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하는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남자 친구 태환, 딸이 너무도 그리운 윤지의 엄마도 끌리듯 빵집으로 오게 된다.
상처 받은 사람들은 빵을 만들면서 반죽이 주는 부드러운 촉감, 갓 구운 빵의 온기, 구수하고 향긋한 냄새에 위로를 받는다. 마들렌, 캉파뉴, 바게트, 단팥빵 등 빵에 얽힌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있다.(정인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