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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지난달 18일 전 세계 동물원들과 자연보호단체에서 한 동물의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일제히 올렸어요. 길쭉한 몸은 너구리랑 고양이를 반반 섞어놓은 것 같은데, 얼굴은 판다와 아주 비슷한 '레서판다(Lesser Panda·큰 사진)'였어요. 그날은 멸종 위기에 처한 레서판다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 #세계레서판다의날 '이었답니다.
' #판다 '라는 이름이 붙은 동물은 두 종류가 있어요. 하나는 ' #판다곰 '으로도 잘 알려진, 검고 흰 털을 가진 자이언트판다이고, 다른 하나가 레서판다예요. 레서판다는 #자이언트판다 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다는 뜻인데, 털 빛깔이 붉어서 ' #붉은판다 '라고도 불려요.
만화 영화 ' #쿵푸팬더 '에서 게으른 자이언트판다 '포'를 무술 고수로 길러내는 '시푸(스승)'가 바로 레서판다예요. 레서판다와 자이언트판다는 '판다'라는 이름만 같을 뿐 다른 무리예요. 하지만 비슷한 점도 적지 않아요. 우선 식성이 닮았어요. 둘 다 #대나무 를 주로 먹어요. 다만 레서판다는 대나무 잎이나 #죽순 (어린싹) 등을 즐겨 먹고, 줄기까지 먹는 자이언트판다와 달리 줄기는 안 먹는대요. 둘은 앞발 구조도 비슷해요. 대나무 잎을 먹을 때 줄기를 꽉 잡을 수 있도록 손목뼈가 툭 튀어나와서 마치 여섯째 발가락처럼 보이는데, 이를 ' #가짜엄지 '라고 한답니다.
레서판다는 중국·미얀마·네팔·부탄·인도 등 대나무가 많이 자라는 고산지대에 살아요. 중국 일부 지역에만 사는 자이언트판다보다는 서식지가 넓은 편이죠.
레서판다는 어른이 되면 몸길이가 60㎝까지 자라는데, 꼬리는 50㎝까지 자라요. 자기 몸뚱어리만큼 꼬리가 긴 거예요. 공처럼 뭉툭한 자이언트판다의 꼬리와 확연히 구별되죠. 레서판다의 긴 꼬리는 험준한 바위나 나뭇가지 위를 이동할 때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답니다.
레서판다의 복슬복슬한 꼬리는 또 #고산지대 의 거친 날씨에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레서판다는 날씨가 무더울 땐 덤불이나 나무 구멍에 들어가 잠을 자는데, 이때 꼬리를 둥글게 말아서 베개로 써요. 또 겨울철 강추위에서 몸을 보호해주기도 하지요.
레서판다는 오줌을 누거나 엉덩이 부근과 발바닥에서 독특한 냄새가 나는 물질을 내보내 동족들과 소통한대요. 냄새로 자신이 누구인지 상대방에게 알리고 영역도 표시하는 거죠. 레서판다는 최근 20년간 야생에서 숫자가 40%나 줄어들어 #멸종위기 에 처해 있어요. 농지를 개간하고 나무를 베면서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고, 깜찍한 모습 때문에 애완동물로 팔기 위해 밀렵되기도 한대요.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