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사월의 첫 수요일, 유정독서 모임 커먼즈필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수요일로 모임 일정을 바꾸면서 참석할 수 없는 분들이 늘어났습니다만 이번 한 학기는 그대로 밀고 나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오늘 1차시에는 이어령교수의 '시대가 만드는 시인의 상'을 읽고, 르네상스를 전후로 나타난 이탈리아의 시성 베르기우스(버질)의 조각상에 나타난 차이, 진정한 시인은 밀실과 광장에서의 역할을 병행시켜야 한다는 것, 시대가 요구하는 시인, 시대가 요구하는 시인은, 그리고 현대인은 움직이며 꿈틀대는 생명력과 실천력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베르기우스를 설명하기 위해서 단테의 <신곡>, 지옥에서 연옥 천당에 이르는 과정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어서 수필 <입맛>을 읽으며, 어린 시절과 장년 시절에 이르는 동안 변해온 입맛의 차이, 동시에 사람을 보는 눈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박목월 시인의 산도화 1-3까지를 읽으며 시작품 속에 나타난 봄날의 정서를 하나 하나 짚어보기도 했지요,
2차시에는 봄날 벚꽃 필 무렵 사직단이 내려다 보이는 사직골 사람들의 이야기를 1시간에 걸쳐서 돌아가며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지난 번에 읽었던 <봄과 따라지>는 10살 짜리 걸인(따라지)의 눈에 비친 야시장의 인간군상과 시대상에 관한 것이었지요.
이에 비하면 <따라지>는 주로 19세 카페여급 아키코의 눈에 비친 집주인 구렁이, 같이 세들어 살고 있는 톨스토이 남매, 버스걸(버스차장 )부녀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당시의 서민들이 어떻게 생활을 꾸려가고 그들의 꿈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봄을 시간 배경으로 젊은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서, 비록 그들은 사회의 밑바닥을 더듬고 있지만 그래도 사랑을 꿈꾸고 삶에 도적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통해서, 뒷맛이 상큼하고 개운한 작품이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만남은 4월 17일 14시에 실레마을 김유정역에 있는 김유정문학열차에서 진행됩니다. 다음에 함께 읽을 작품은
김유정의 수필 < 들병이 철학>입니다.
꽃동네 실레마을, 김유정문학열차에서 뵙겠습니다.
2024.4.3 강버들
실레이야기길에 동백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