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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불구근화(遠水不救近火)
먼 데 있는 물은 가까운 데의 불을 끄는 데는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멀리 있는 것은 급할 때에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遠 : 멀 원(辶/10)
水 : 물 수(水/0)
不 : 아닐 불(一/3)
救 : 구원할 구(攵/7)
近 : 가까울 근(辶/4)
火 : 불 화(火/0)
예수님의 말씀이다. '네 자신과 같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 이웃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셀 수 없이 많다. '이웃이 사촌보다 낫다'는 속담은 '좋은 이웃은 멀리 있는 형제보다 낫다'는 영국 격언과 똑 같다.
세 잎 주고 집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는 속담은 중국 사서 남사(南史)에서 송계아(宋季雅)라는 사람이 이웃을 보고 시세보다 10배나 되는 집을 샀다는 백만매택 천만매린(百萬買宅 千萬買隣)과 판박이다.
이렇게 좋은 말이 많이 내려와도 각박한 생활을 하는 도시에선 이웃의 얼굴도 모르고 지내는 사이가 흔하다. 먼 곳에 있는 물(遠水)로는 가까운 곳에서 난 불을 끌 수 없다(不救近火)는 이 성어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법치를 주장한 한비(韓非)의 역저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자.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는 강국 제(齊)나라와 북쪽과 동쪽으로 국경을 접하고 남쪽으로는 월(越)나라의 위협을 받는 등 항상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목공(穆公)은 왕자들을 진(晉)나라와 초(楚)나라로 보내 구원을 청할 생각을 했다. 이를 보고 이서(犁鉏)라는 신하가 충고했다.
失火而取水於海 海水雖多, 火必不滅矣. 遠水不救近火也.
불이 났는데 바닷물을 끌어다 끄고자 한다면 바닷물이 아무리 많아도 불길을 잡지 못합니다. 먼 곳의 물은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는 없는 법입니다.
진나라와 초나라가 강하기는 해도 가깝게 있는 제나라의 침공을 받았을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앞선 역사나 민간에서 내려오는 이야기를 엮은 설림(說林) 상편에 실려 있다.
금언과 명구를 모아 놓은 한문 교과서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대구를 붙여 더욱 뜻을 명확히 한다. 성심편(省心篇)에 나온다.
遠水不救近火(원수불구근화)
遠親不如近隣(원친불여근린)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에 있는 친척은 이웃만 못하다.
▶️ 遠(멀 원)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袁(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袁(원)은 뜻을 나타내는 옷 의(衣)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止(지; 발)를 바탕으로 哀(애, 원)이 합(合)하여 옷이 치렁치렁한 모양이나 옷이 길다는 뜻과, 책받침(辶)部는 움직이는 일에서 나아가는 일의 길게 하다, 길다, 멀어지다, 멀다 등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遠자는 ‘멀다’나 ‘심오하다’, ‘오래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遠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袁(옷 길 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袁자는 옷깃이 넉넉한 옷을 표현한 것으로 ‘옷이 크다’라는 뜻이 있다. 遠자는 이렇게 옷깃이 넓다는 뜻을 가진 袁자를 응용한 글자로 옷깃이 늘어져 있듯이 길이 매우 ‘멀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그래서 遠자는 ‘(길이)멀다’나 ‘멀어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세월이)오래되다’나 ‘심오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遠(원)은 ①멀다 ②심오(深奧)하다, 깊다 ③많다 ④세월이 오래되다 ⑤멀리하다, 멀어지다 ⑥소원(疏遠)하다 ⑦내쫓다, 추방하다 ⑧싫어하다 ⑨어긋나다 ⑩먼 데 ⑪선조(先祖)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오랠 구(久), 미륵 미(彌), 멀 유(悠), 길 영(永), 멀 하(遐), 멀 요(遙), 멀 료/요(遼), 길 장(長),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까울 근(近)이다. 용례로는 멀고 가까움을 원근(遠近), 시간이나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원격(遠隔), 먼 곳으로 싸우러 가는 것을 원정(遠征), 먼 데 것은 잘 보이고 가까운 데 것은 잘 보이지 않는 시력을 원시(遠視),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를 원양(遠洋), 멀리 가서 놂을 원유(遠遊), 중심으로 부터 멀어져 감을 원심(遠心), 아득한 먼 시대를 원대(遠代), 멀리 바라다 봄을 원망(遠望), 먼 나라와 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쳐서 점차로 영토를 넓힘을 원교근공(遠交近攻), 먼 곳에 있어서 올 수가 없음을 원막치지(遠莫致之),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불러 들임을 원화소복(遠禍召福), 먼 데 있는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함을 원족근린(遠族近隣), 먼 데 있는 물은 가까운 데의 불을 끄는 데는 쓸모가 없다는 원수근화(遠水近火) 등에 쓰인다.
▶️ 水(물 수)는 ❶상형문자로 氵(수)는 동자(同字)이다. 시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물을 뜻한다. 본디 물 수(水)部는 시내의 뜻이었다. 부수로 쓸 때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水자는 ‘물’이나 ‘강물’, ‘액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水자는 시냇물 위로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水자의 갑골문을 보면 시냇물 주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액체’나 ‘헤엄치다’, ‘범람하다’와 같이 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氵자나 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水(수)는 (1)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 빛깔로는 검정을 나타냄 (2)수요일(水曜日)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물 ②강물 ③액체(液體), 물과 관련된 일 ④홍수(洪水), 수재(水災), 큰물(비가 많이 와서 강이나 개천에 갑자기 크게 불은 물) ⑤수성(水星: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 ⑥별자리의 이름 ⑦물을 적시다, 축이다 ⑧물을 긷다, 푸다 ⑨헤엄치다 ⑩물로써 공격하다 ⑪평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바다 명(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뭍 륙/육(陸), 불 화(火),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물 속에서 몸을 뜨게 하고 손발을 놀리며 다니는 짓을 수영(水泳), 축축한 물의 기운을 수분(水分), 물속에 잠김을 수몰(水沒),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물의 겉을 이루는 면을 수면(水面), 홍수로 인한 해를 수해(水害), 물에 의해 발생하는 힘을 수력(水力), 물의 깊이를 수심(水深), 저수지에 설치하여 수량을 조절하는 문을 수문(水門), 물의 양을 수량(水量), 물 속에서 자라는 풀을 수초(水草),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듦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물이 흐르면 자연히 개천을 이룬다는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수도어행(水到魚行),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수류운공(水流雲空), 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수락석출(水落石出),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물과 불은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수화불통(水火不通),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救(구원할 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求(구; 정리하다, 모으는 일)로 이루어졌다. '손으로 말리다', '구원하다'는 뜻이 있다. 나쁜 길로 빠지려는 사람은 때려서라도 구해 주어야 한다는 뜻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救자는 '건지다'나 '구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救자는 求(구할 구)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求자는 털가죽으로 만든 옷을 그린 것으로 '구하다'나 '탐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救자는 이렇게 '구하다'라는 뜻을 가진 求자에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누군가를 구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救자에 쓰인 攵자는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내민다는 뜻으로 응용된 것이다. 그래서 救(구원할 구)는 ①구원하다, 건지다, 돕다 ②고치다, 치료하다 ③막다, 못 하게 하다, 금지하다 ④도움, 구원(救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건널 제(濟)이다. 용례로는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냄을 구제(救濟), 위험한 상태에서 구하여 냄을 구출(救出), 빈민이나 이재민 등에게 금품을 주어 구조함을 구휼(救恤), 구원하고 도와 줌을 구조(救助), 도와서 보호함이나 부상자나 병자를 간호함을 구호(救護), 사람의 목숨을 구함을 구명(救命), 위급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구하는 일을 구급(救急), 어려움에 처하여 있는 사람을 도와서 건져줌을 구원(救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함을 구국(救國), 어려운 고비를 도와주는 사람을 구인(救人), 어려움을 도와 구해 줌을 구난(救難), 병을 고치는 약을 구약(救藥), 사람들의 괴로움을 구해 줌을 구고(救苦), 극히 가난한 사람을 구제함을 구빈(救貧), 세상 사람을 죄악으로 부터 구원함을 구세(救世), 호응하여 구원함을 구응(救應), 위태롭거나 곤란한 지경에 처한 사람을 구원하여 살려 줌을 구활(救活), 스스로를 구함을 자구(自救), 도와 구해줌을 원구(援救), 서로 구해줌을 상구(相救), 힘써서 구원함을 역구(力救), 완전히 구제함을 완구(完救), 중생을 불쌍히 여겨 구제함을 자구(慈救), 구원하러 감을 부구(赴救), 잘못된 풍습이나 폐단을 바로잡아 구제함을 교구(矯救), 나라를 구하는 방패와 성이란 뜻으로 나라를 구하여 지키는 믿음직한 군인이나 인물을 의미하는 말을 구국간성(救國干城), 불을 끈답시고 땔나무를 던진다는 뜻으로 폐해를 없애려고 한 행위가 폐해를 조장하게 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구화투신(救火投薪), 곤란이 몹시 심하여 다른 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구사불첨(救死不瞻), 세상을 구하고 민생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구세제민(救世濟民), 같은 배에 탄 사람이 배가 전복될 때 서로 힘을 모아 구조한다는 뜻으로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은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서로 돕게 됨을 이르는 말을 동주상구(同舟相救), 옹기를 깨뜨려서 친구를 구한다는 말을 파옹구우(破甕救友), 한 잔의 물로 수레에 가득 실린 땔나무에 붙은 불을 끄려 한다는 뜻으로 능력이 도저히 미치지 않아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짓을 한다는 말을 배수구거(杯水救車), 땔나무를 지고 불을 끈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부신구화(負薪救火), 땔나무를 안고 불을 끄러 간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포신구화(抱薪救火), 치료약을 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일이 만회할 수 없을 처지에 이른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구약(不可救藥), 급히 서둘러 구한다는 말로 포복은 손과 발이 함께 간다는 뜻으로 남의 상사에 힘을 다하여 도움을 이르는 말을 포복구지(匍匐救之), 병이 나면 돕고 죽으면 장례를 치러 줌을 일컫는 말을 병구사장(病救死葬), 먼저 폐단을 말하고 그 폐단을 바로잡음을 일컫는 말을 설폐구폐(說弊救弊), 물로써 물을 구한다는 뜻으로 잘못을 바르게 하려다가 그것을 더 번지게 만드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이수구수(以水救水), 우물에 들어가 남을 구한다는 뜻으로 해 놓은 일에 아무런 이득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종정구인(從井救人), 불로써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폐해를 구해 준다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조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화구화(以火救火) 등에 쓰인다.
▶️ 近(가까울 근, 어조사 기)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斤(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斤(근)은 나무를 베는 도끼로 일부를 잘라내다, 구분 짓는 일을 뜻한다. 물건의 주위를 구분하는 일에서 그 주위, 가깝다, 가까이, 가까워진다는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近자는 ‘가깝다’나 ‘비슷하다’, ‘근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近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斤자는 ‘도끼’를 그린 것이다. 여기에 辶자가 결합한 近자는 길을 나누듯이 거리를 줄인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近자는 거리의 짧음 뿐만 아니라 사람 관계에서의 친분이나 시간의 가까움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近(근, 기)은 셈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서 그 아래의 말이 나타내는 수량(數量)이나 시간(時間) 따위에 거의 가까움을 나타내는 말로 ①가깝다 ②닮다, 비슷하다 ③천박하다, 생각이 얕다 ④가까이하다, 친하게 지내다 ⑤사랑하다, 총애하다 ⑥알다 ⑦근처(近處) ⑧곁, 가까운 곳 ⑨가까이 지내는 사람 ⑩근친(近親), 일가(一家), 집안, 친척(親戚) ⑪요사이, 요즘 ⑫가까이, 가까운 데서 그리고 ⓐ어조사(語助辭)(기)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멀 원(遠)이다. 용례로는 가까운 곳을 근처(近處), 육지에 가까운 바다를 근해(近海), 가까운 데 것은 잘 보아도 먼 데 것은 잘못 보는 눈을 근시(近視), 가까운 곳을 근방(近方), 물체를 똑똑하게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점을 근점(近點), 가까운 요즈음이나 요사이를 근래(近來), 요사이나 요즈음을 근자(近者), 가까이 닿음이나 아주 가까움을 근접(近接), 가까운 지난날의 세상을 근세(近世), 도시에 가까운 주변을 근교(近郊), 최근의 형편을 근황(近況), 아주 비슷함이나 거의 같음을 근사(近似), 촌수가 가까운 일가를 근친(近親), 장소나 위치가 가장 가까움을 최근(最近), 거리 상으로 가까운 이웃을 인근(隣近), 가까이 닿음을 접근(接近), 곁의 가까운 곳이나 가까이 친한 사람을 측근(側近), 어떠한 곳을 중심으로 하여 그에 가까운 곳을 부근(附近), 멀고 가까움을 원근(遠近), 정분이 친하고 가까움을 친근(親近), 흔히 보고 들을 수 있을 만큼 알기 쉽고 실생활에 가까움을 비근(卑近),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그 버릇에 물들기 쉽다는 말을 근묵자흑(近墨者黑), 부근에 있는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먼 곳의 사람들이 흠모하여 모여든다는 근열원래(近悅遠來), 가까운 곳에서는 근심하고 먼 곳에서는 염려함을 근우원려(近憂遠慮), 촌수가 가까운 일가끼리 간음하는 일을 근친상간(近親相姦) 등에 쓰인다.
▶️ 火(불 화)는 ❶상형문자로 灬(화)는 동자(同字)이다. 불이 타고 있는 모양을 본떠 화산이 불을 뿜는 모양이라고도 일컬어진다. 나중에는 火(화)가 化(화)와 같은 음(音)이므로 물건의 모양을 변경시키거나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아주 옛날엔 毁(훼; 태워서 없애 버리다)와 음(音)이 비슷하였다. ❷상형문자로 火자는 ‘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火자는 불길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열’이나 ‘불의 성질’과 관련된 뜻을 전달합니다. 火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집니다. 만약 한자의 아래 부분에 위치한다면 이때는 네 개의 점(灬)으로 표현됩니다. 그러나 灬자가 쓰였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불’과 관련된 뜻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爲(할 위)자와 烏(까마귀 오)자처럼 일부 한자에서는 ‘불’과는 관계없이 같이 단순히 사물 일부를 灬자로 표현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火(화)는 (1)화기(火氣) (2)오행(五行)의 하나. 제2의 위치하며 방위로는 남쪽, 시절로는 여름, 색(色)으로는 적(赤)이 됨 (3)화요일(火曜日) (4)몹시 노염을 타거나 못마땅해서 또는 뜻대로 되지 않거나 언짢아서 나는 성 등의 뜻으로 ①불, 열과 빛 ②타는 불 ③화재(火災) ④화, 한의학 용어 ⑤양, 태양(太陽) ⑥화성(火星), 별의 이름 ⑦긴급함의 비유 ⑧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한패 동행자, 동반자 ⑩급하다 ⑪불사르다, 불에 태워 없애다, 태우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 수(水)이다. 용례로는 불이 나는 재앙 또는 불로 인한 재난을 화재(火災), 땅속에 있는 가스체나 바윗물이 땅껍질의 터진 틈을 통하여 땅거죽으로 나와 쌓여서 이루어진 산을 화산(火山), 불꽃으로 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의 기운을 화염(火焰), 불의 힘을 화력(火力), 걷잡을 수 없이 타는 불과 같이 썩 급함을 화급(火急), 불을 때는 아궁이의 아가리를 화구(火口), 열을 이용하기 위하여 불을 담아 두는 그릇을 화로(火爐), 화재의 원인을 화인(火因), 죽은 사람을 불에 살라 장사 지냄을 화장(火葬), 불이나 뜨거운 열 따위에 데어서 상함 또는 그 상처를 화상(火傷), 불에 익혀 만든 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을 화식(火食), 주로 산간 지대에서 풀과 나무를 불질러 버리고 파 일구어 농사를 짓는 밭을 화전(火田), 불을 내뿜음을 분화(噴火), 화재가 꺼짐을 진화(鎭火), 번쩍이는 불을 섬화(閃火), 사람이 일부러 불을 지르는 것을 방화(放火), 불을 켬을 점화(點火), 불이 나는 것을 미리 막음을 방화(防火), 불이 일어나거나 타기 시작함을 발화(發火), 건물이나 물건 등에 붙은 불을 끔을 소화(消火), 불빛이 하늘이라도 찌를 듯이 그 형세가 맹렬함을 이르는 말을 화광충천(火光衝天), 바람 앞의 등불이란 뜻으로 사물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매우 위급한 자리에 놓여 있음을 가리키는 말을 풍전등화(風前燈火),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 밤은 시원하고 상쾌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등화가친(燈火可親), 불을 보는 것 같이 밝게 보인다는 뜻으로 더 말할 나위 없이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명약관화(明若觀火), 먼 데 있는 물은 가까운 데의 불을 끄는 데는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멀리 있는 것은 급할 때에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원수근화(遠水近火), 무서운 기세로 타오르는 벌판의 불길이라는 뜻으로 미처 막을 사이 없이 퍼지는 세력을 이르는 말을 요원지화(爎原之火), 땔나무를 지고 불을 끈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부신구화(負薪救火), 번갯불이나 부싯돌의 불이 번쩍이는 것처럼 극히 짧은 시간이나 아주 신속한 동작 또는 일이 매우 빠른 것을 가리키는 말을 전광석화(電光石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