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지도 문답 6] 개인지도의 소중한 기회를 꼭 잡고 싶지만 동시에 부담감이 큽니다.
제자: 스님 불교 공부를 해볼수록 다른 어떤 절이나 수행 단체에서도 스님들께 직접 수행에 대해 '개인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이런 기회가 제게 온 것이 얼마나 귀한지 너무나 잘 알기에 절대 놓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꼭 동참하고 싶은데... 막상 신청하려니 제 부족한 밑바닥을 보이며 스승께 낱낱이 드러내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솔직히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소중한 기회 앞에서 자꾸만 머뭇거리고 부담스러워하는 못난 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님: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힘들다면 수행 지도가 어려운 것은 분명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태도는 수행 지도뿐 아니라 수행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잘못된 관념입니다. 왜냐하면 수행이란 '있는 그대로 내 꼴을 보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내 꼴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수행법이라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지 수행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꼴을 보는 첫 단추를 끼울 때, 다음으로 그 꼴을 인정하든 바꾸든 할 수 있습니다. 수행 지도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제자: 정곡을 찔린 기분입니다. 누군가에게 제 민낯을 보여주기 두렵다는 핑계 뒤에는 사실 '있는 그대로의 내 꼴'을 직면하기 두려워하는 마음이 숨어있었군요. 그렇다면 스님 이 부끄러움을 깨고 개인지도의 기회를 꽉 잡기로 결심했다면, 스승님 앞에 서는 제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스님: 스승님과 수행에 대해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마치 거울 앞에 서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사람들과의 만남도 모두 거울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스승과의 인연은 조언의 기능이 더해진 업그레이드 거울과 같습니다. 나의 민낯을 깨끗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하셨듯이 나를 안심시켜주는 선호념(善護念)의 조언과 내 게으름을 경책해주시는 선부촉(善付囑)의 다양한 조언을 선물합니다. 나 혼자서는 놓칠 수 있는 내 모습을 보고, 내 경험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지혜로운 선택의 보기를 넓혀주시는 것이 바로 스승이라는 거울의 특징적 기능입니다. 거울 앞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솔직함, 이 거울을 잘 활용하겠다는 다짐 그리고 조언을 수용하겠다는 신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제자: 수행 지도의 시간은 단순한 거울을 넘어 저를 안심시켜 주시고 선택지를 열어주시는 특별한 거울을 보는 것이군요! 부족한 꼴을 들킬까 전전긍했던 부끄러움은 내려놓고 거울 앞에 솔직하게 서겠습니다. 그런데 스님 용기를 내고 나니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이 귀한 기회를 주시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수행 개인지도를 받는다는 것은 스님의 귀한 시간을 빼앗아가며 1시간짜리 고액 PT를 받는 것과 같은데 이에 대해 보답을 해야 마음의 부담과 빚진 느낌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님: 스님들의 경우 출가를 할 때 이미 자신의 시간을 남에게 팔지 않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렇기에 제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판매'가 아닌 '선물'입니다. 그러니 감사한 마음이 있다면 스님이라는 개인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마시고, 불법승 삼보 전에 공양물을 올리시는 게 좋습니다. 절에 가면 불전함이 있지요? 불전함에 공양금을 올리듯이 부담 없이 자율보시 하시면 됩니다. 나아가 현물로 함께 나눠 먹을 간식을 가져오셔도 좋습니다. 개인에게 가져온 것이 아니니 부처님 전에 먼저 공양 올리고 정성스럽게 삼배하시면 그 공덕이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삼륜청정(三輪淸淨)의 원리를 통해 공덕을 더 증폭시킬 것입니다. 스승은 제자에게 지혜를 선물하고, 제자는 스승에게 공양물을 올리는 것이 아름다운 사제 관계가 아닐까요?
제자: 시간을 팔지 않겠다는 출가자의 다짐과 저에게 내어주신 시간이 온전한 '선물'이라는 말씀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세속의 얄팍한 거래 방식으로 마음의 짐을 덜려 했던 제 어리석음이 부끄럽습니다. 스님 개인에게 대가를 지불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불전함에 정성껏 자율보시를 하거나 도반들과 나눌 간식을 부처님 전에 먼저 올리겠습니다. 주는 이와 받는 이, 그리고 물건에 얽매이지 않는 삼륜청정의 가르침대로 청정하게 공양하며 이 귀한 선물에 보답하겠습니다!
스님 : 아! 그리고 스승이 가장 기뻐하는 선물은 열심히 수행하는 정진입니다. 꼭 정직하게 정진하시길_()_
📌 [핵심 요약] 개인지도의 부담감을 넘어서는 마음가짐
부담감의 실체 직면: 지도가 부담스러운 것은 내 밑바닥의 꼴을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임. 내 꼴을 직시해야 기술이 아닌 '진짜 수행'이 시작됨.
스승이라는 특별한 거울: 스승은 내 민낯을 비춰줄 뿐 아니라 나를 안심시키는 선호념과 게으름을 깨우는 선부촉의 조언이 더해진 거울임. 기꺼이 수용하고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함.
시간은 판매가 아닌 선물: 출가자는 시간을 팔지 않음. 스승이 내어준 시간은 제자를 위한 온전한 선물임.
삼륜청정의 보답: 개인(스님)에게 대가를 지불하려 하지 말고, 불법승 삼보 전에 자율보시를 하거나 부처님 전에 공양물을 올린 뒤 도반들과 나누는 것이 공덕을 증폭시키는 참된 수행법임.
69회차 가을정진 안내 - 자비도량 만일정진
https://cafe.daum.net/everyday1bean/TqU/2154?svc=cafeapi
첫댓글 은혜에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항상 감사합니다 스님~~
스승이 가장 기뻐하는 선물은 열심히 수행하는 정진입니다. 꼭 정직하게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_()_
늘 주시는 안심의 선물, 기쁘고 감사하게 받아 지니겠습니다._()_
불법승 삼보에 귀의합니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