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나도, 수천 명이 죽어도 미국 땅이 아니다."란 현수막이 전국 곳곳에 내걸렸다. 한미군사 훈련을 중단하고 대북특사를 파견해
평화협상을 하라면서 주장하는 내용의 일부이다. 이런 해프닝은 군소진보정당의 존재감 부각용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6.25 전쟁 중에 전사, 부상,
실종된 한국군(경찰포함) 62만여명과 유엔군 15만여명 등 77만여명의 유가족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필자만 그런가?
북한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한국과 미국의 연례 군사 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어제부터 시작되었다. 오는 31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연습에는 우리 군 5만여명과 미군 1만7천500명(해외 증원군 3천명 포함) 등이 참가한다. 미군 참가인원은 지난해보다
7천500명이 줄었다. 군뿐 아니라 전국 시ㆍ군ㆍ구를 포함한 4천여 공공기관 48만명도 오늘부터 3박 4일간 을지연습에 참여해 국가 전시 대응
태세를 점검한다.
UFG의 기원은 1954년부터 시작된 유엔군사령부 주관의 군사연습 `포커스렌즈(FL)`다. 그러다 1968년 김신조 사건(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이 발생하자 이를 계기로 그해 7월 `을지연습`이 시작됐다. `을지`라는 명칭은 수나라 30만 대군을 살수에서 몰살시킨
고구려의 영웅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각기 따로 진행되던 두 연습은 1976년부터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으로 통합됐으며, 2008년
`을지프리덤가디언(UFG)`으로 명칭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는 한반도 우발상황을 가정해 매년 실시하는 한국과 미국의 합동 군사연습으로
한국 전쟁의 휴전이후 북한 조선인민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매년마다 시행되고 있다.
UFG는 `자유를 수호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한미 연합군사령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UFG는 한ㆍ미 양국 군이
유사시 작전수행에 필요한 협조관계, 절차, 계획, 시스템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8월 말 실제 병력과 전투 장비의 투입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전장상황을 가정해 실시한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의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 그로 인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위기감이 확인됐다. 지난달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 직후 임시배치를 결정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에 대해선 62%가 배치에 찬성했다.
반대는 28%였다.
또,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한 한국의 핵 무장에 대한 찬성 응답이 62.8%에 달했다. 역대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유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최근 북한의 위협 및 한반도 상황에 대한 국민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UFG 연습이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한반도)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침략각본들을 완성하기 위한 반공화국 합동군사연습은 우리에 대한 적대 의사의 가장 노골적인 표현이라고 반발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북한이 UFG 연습에 반발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ㆍ경계태세를 강화가 우선이다. 이번
훈련에서 한ㆍ미는 북한의 핵사용 위협, 핵사용 임박, 핵사용 등 3단계별 억제 전략을 실제 작전에서 실행하는 맞춤형 억제전략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고도화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을 전제로 전쟁 징후가 보이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제하되 실패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등의 시나리오
점검도 필수적이란 생각이다.
기사입력: 2017/08/22 [16:24]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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