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여행길에서 늘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는 (사)제주 올레에서
지난 6월30일부터 2박3일간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올레 청년캠프]를 열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3일]이라는 주제를 가진 이번 프로그램은
환경을 생각하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참가한 40명의 20대 초중반 청년들이 5인 1조로 나뉘어
다양한 아이디어 도출과 미션 수행 등을 수행했답니다.
각 조의 멘토들은 걷기여행길 조성 및 운영단체들의 모임인
한국걷는길연합의 회원단체 사무국장님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저는 해파랑길을 조성하고 있는 (사)한국의 길과 문화 사무처장으로
재기발랄함에 깜찍함과 스마트함까지 갖춘 2조의 멘토로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에 대한 사유와 실천은 자주 언급해도 넘칠 것 없는 현대의 화두이지요.
인간 편의주의적 생활양식으로 인한 환경 파괴와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긴박한 현실의 문제인지 당장 피부에 와닿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는 사실을 직시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끔찍한 현실의 예언들이 아름다운 제주의 길과 오버랩되며 그 심각성과 긴박함이 더욱
증폭되는 경험을 합니다.
이런 문제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젊은 청년들이 그 문제들의 대안을 찾아
고민해 보았던 [올레 청년캠프]의 3일을 상중하의 후기로 나열합니다.
김포공항 이륙!
제주는 비행기로 1시간 거리. 어찌보면 멀지만 가까운 곳이기도 한...
잠시 눈을 붙이다 보니 벌써 제주 공항에 착륙할 준비를 합니다.
검은 해안선이 이곳이 어디인지 일러줍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누리기 위해 인간은 끊임없이 지구의 자원을 소비하고,
그 대신 쓰레기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PC를 생산하고 사용하는데 조차...
이렇게 평화로운 풍광을 보면서도 이런 슬픈 현실을 감지한지는 꽤 오래전입니다만,
이번 캠프 참가를 통해 좀더 적극적인 실천을 해야겠다는 나름의 각성을 하게 됩니다.
공항에 마중나와 있던 올레 관계자 분과 한국걷는길연합 식구들이 합류하여 각각 버스에 나누어 탑니다.
큰 버스에는 청년들이, 작은 버스엔 멘토들이 탑승합니다.
1년 전쯤 (사)제주 올레 식구가 된 황맹개 씨가 우리들과 동승하여 안내합니다.
황맹개 씨는 대만 분으로 한국말은 물론 2개의 중국어, 영어를 구사하는 재원이시랍니다. ^^
각 조의 미션입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경험을 하기 위해 2박3일 동안
각 조에서 비닐봉지, 페트병, 물티슈/화장지 중에서 한가지를 정해 사용하지 않는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제가 멘토를 맡은 2조는 비닐봉지를 쓰지 않기로 정했습니다.
(사)제주올레와 한국걷는길연합의 대표를 맡고 계신 서명숙 대표의 특별 강연
사회적 성공과 특종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본인의 정치부 기자 인생을
난파하는 배에 비유하여 걷기여행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게 되었다는
요지의 강연에 다들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10여년 전, 사회적 성공을 뒤로하고 스페인 카미노 산티아고를 걸으며 제주에 이런 걷는 길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산티아고길을 걸으며 만난 영국인 친구가 '나는 영국에서 길을 만들테니 너는 한국에 가서 걷는 길을
만들어 보아라'라는 말에 더욱 큰 용기를 얻으셨다고 하네요.
그 영국인 친구의 말이 산티아고길 같은 힐링의 길이 시급히 필요한 곳은 바로 사회적 성공을
위해 미친듯이 저돌적으로 일하는 코리아라고 했다는 말씀도 해주시더군요.
실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그 영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동은 광기어림
그 자체 였다고 합니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회사에서도 미친듯이 일하고,
심지어는 휴식시간인 저녁에 만나 기울이는 술자리도 그렇게 전투적일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제3자의 눈으로 본 모습이 더 정확한 우리의 지금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놀랄만한 압축성장을 거듭해온 우리나라에는 느린 힐링의 공간이 분명 필요할 것 같긴 합니다.
걷기여행길이 그 훌륭한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구요.
익숙한 얼굴들도 많이 보이시지요? ^^
서귀포의 맛집 중에 하나인 안거리밖거리 식당입니다.
1인분 8천원 정식이 이정도입니다. 여기에 된장찌개가 더 추가된답니다.
맛나는 점심식사도 하고, 제주 올레 6코스를 걸으면 클린올레를 진행합니다.
오늘 저녁에 각 조별로 만들 음식의 식재료를 구매하기 위해 올레 매일 시장까지 가게 됩니다.
올레를 걸으며 쓰레기를 담을 봉지를 받아듭니다.
일반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 봉투가 각각 다릅니다.
제가 멘토를 맡은 씩씩한 2조입니다.
한국의 길과 문화의 이세희 청소년여행문화학교 간사님이 부멘토를 맡아주셨습니다.
길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열심히 봉지에 담습니다.
이 봉지 마저 일회용품인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헉헉대며 오른 6코스 오름입니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입니다.
가끔은 사람 사는 세상과 겹쳐진 자연이 더 매력적일 때가 있습니다.
단, 사람의 세상이 자연에 순응하듯 엎드려 있을 때 그런 것 같아요.
범섬인가요? 섶섬인가요? 정말 많이 보았는데, 볼때마다 헷갈립니다. ^^
이것이 어떤 섬이든 아름답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수처리장 쉼터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며 각자 소개를 합니다.
풋풋한 21세부터 25세 청년들로 구성되었더군요. ^^
자기 소개를 마치고 다시 걷기를 시작합니다.
조만간 비워 주어야 한다는 제주 올레 사무국 건물입니다.
(사)제주 올레와 참 잘 어울리는 곳이었는데, 아쉽네요.
최근의 사건으로 더 강화된 안전진단 결과 행정기관에서 내린 조치라고 합니다
제주 매일 올레시장 앞인 이중섭 거리에서 2조 조원들과 헤어지기 전에 찰칵!
조원들은 오늘 저녁 만들 요리의 재료를 직접 구입해서 숙소인 풍림리조트로 와서
조리를 해야 한답니다. 이름하야 요리 경연 대회. ^^
숙소인 켄싱턴리조트로 돌아와서 멘티들이 요리를 만들 동안 창밖을 바라봅니다.
환상적인 하늘 빛에 절로 카메라 셔터가 눌립니다.
켄싱턴리조트는 풍림리조트가 이랜드 그룹에 흡수되면서 바꾼 이름입니다.
오래 기다리던 각 조의 요리가 등장했습니다.
해물탕과 모듬전, 오징어 볶음 등이 등장했습니다. 짜잔.... ^^
심사위원들 모두 예상 외로 음식 맛이 훌륭하여 놀랐답니다. ^^
이렇게 첫날 밤은 맛나게 마무리됩니다.
---------------2일차---------------
켄싱턴리조트 길 건너편 진가 식당에서 준비한 아침은 보말죽입니다.
맛나게 아침을 채우고 일어납니다. ^^
이름만 바뀌었을 뿐 예전의 풍림리조트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
이튿날 오전은 업사이클링 체험입니다. 2조 조원들... ^^
잠깐 짬을 이용하여 여주 여강길의 장주식 동화작가님께서 어제 요리경연대회 부상으로 증정하신
본인의 저서에 저자 사인을 해주고 계십니다. ^^
제주 올레의 업사이클링 체험은 간세 인형 만들기입니다.
간세인형은 버려진 옷이나 천을 재활용하여 만드는 것입니다.
요 파란 말은 청마의 해를 맞이하여 간세인형 선생님이 특별히 골라주신 저의 애마입니다. ^^
반제품인 간세인형에 스티치를 하여 완성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군산 구불길의 임현 국장님도 손바느질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짜잔... 완성된 저의 간세인형입니다.
지금은 제 배낭에 잘 모셔져 매달려 있습니다.
3년 전쯤 간세인형 만들기 체험을 해본터라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ㅎㅎ
2조 조원들도 간세인형 만들기 성공! ^^
바느질 솜씨가 뛰어나 부업으로 해도 되겠다는 칭찬을 받으신 장주식 선생님의 중간 공정.
여강길에서 오신 분들의 간세인형입니다. ^^
다들 간세가 정말 예쁘네요.
자연과 인간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3일 이라는 주제의 올레 청년 캠프입니다.
다음은 세 분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강릉 바우길과 한국걷는길연합의 사무국장을 맡고계신이기호 국장님께서 걷기여행길이 갖는
힐링의 힘에 대해 특유의 유머를 섞어가시면서 강연해주셨습니다.
두번째 강연은 일본 톳토리현 워킹협회의 아사다 유이치 사무국장의 발표입니다.
제주 삼다수의 원가 분석을 통해 1,000원짜리 500ml 생수에서 물 자체의 원가는
10%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과, 버려진 PET병을 재활용하는 비용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 큰 불합리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재활용으로 인한 과비용의 차액을 정부에서 지원하기도 한답니다.
다음은 컨설팅 전문가인 프레임웍의 디자이너 최원석 님의 매우 인상 깊은 발표였습니다.
재활용과 관련한 코카콜라의 콜라보네이션 제품입니다. 우측은 코카콜라 페트병으로 만든 의자,
왼쪽은 코카콜라 캔으로 재활용하여 만든 의자라고 합니다.
실제 판매도 많이 되었다고 하네요.
최원석 대표님의 발표에 따르면 지금 태평양에는
한반도의 150배가 넘는 크기의 쓰레기 섬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전 TV보도를 통해 알고 있던 사실이기는 했는데, 다시 들으니 역시 섬뜩하네요.
지금도 그 크기가 점점 커지는 그 섬을 이루는 주요 재료는 PET병과 플라스틱이라네요.
여러분은 오늘 몇 개의 PET병을 소비하셨나요.
다음편 후기에서 계속...
(아래의 유튜브 영상은 최원석 대표님이 발표 과정에서 보여주셨던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과정 3분만에 보기'입니다.
아주 심하지는 않으나 심장이 극히 약하신 분은 안보시는 게 좋습니다.)
첫댓글 즐거운 경험과, 생각이 많았을 행사였네요.
걷는 즐거움과 아끼고 버리지 않을 의무가 부딪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홍보하고 해야겠습니다.
우리처럼 걷는 이들은 버려진 쓰레기를 눈으로 많이 보기에 비교적 이에 대한 인식이 있는데,
깨끗하게 정화된 도시 속에만 있는 분들은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의 현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T.T
간세인형이 저곳에서 만들어 졌군요.
유이치상을 보니 다시 또 반갑네요.
PET 제품을 거의 사지 않는 제가 잘하고 있는거네요.
하긴... 평소에 음료수를 거의 안마시는 관계로.
물은 사무실의 정수기나 집에서 이온수기로 마시구요.
생수등의 PET병이 생기면 깨끗이 씻어 말려서 꼭 다시한번 쓰기도 하구요.
저 잘하는거죠?ㅎㅎ
오후. 지교님이야 말로, 환경을 생각하시는 녹색시민이십니다. 와우... 정말 짱이예요. ^^
사진과 함께 묘사까지 덧붙여서 마치 저도 현장에서 같이 참여하는 느낌입니다.
요즘 간세인형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저렇게 만들기도 하는군요.
저도 지금 제주도에 가고 싶어요, 막막막 ㅠㅠㅠ
제주도는 어떤 이상향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예요. 제주에 올레길이 나면서 더욱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게 진짜 제주였으니까요. 우리들도 진짜 자신을 찾아 걸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