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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2통 → 밤골 → 숨은벽 갈림길 → 숨은벽 능선 → 숨은벽 전망대 → 숨은벽 능선 → 밤골 → 숨은벽 정상 → 백운대 → 백운봉 암문 → 북한산성 입구'의 6.2km 4시간의 가벼운 코스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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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北漢山]
높이: 837m
위치: 서울특별시 도봉구
북한산국립공원은 15번째 국립공원으로 1983년 지정되었으며, 그 면적은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에 걸쳐 약 78.5㎢, 우이령을 중심으로 남쪽의 북한산 지역과 북쪽의 도봉산 지역으로 구분된다.
북한산국립공원은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의 자연공원으로 공원 전체가 도시지역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수도권 이천만 주민들의 자연 휴식처로 크게 애용되고 있다. 연평균 탐방객이 500만에 이르고 있어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다.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봉 정상에 서면 맞은편의 깎아 지른 듯 인수봉이 서 있다. 국망봉, 노적봉 등 높은 봉우리들이 모두 발밑에 있음은 물론 도봉, 북악, 남산, 남한산, 관악산 등 멀고 가까운 산들이 모두 눈앞에 들어온다. 시계가 넓은 날에는 서쪽으로 강화도, 영종도 등 서해상의 섬들도 볼 수 있다.
백운봉 서쪽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은 문수봉에서 비봉능선으로 이어진다. 주 능선 남쪽으로는 진달래 능선, 칼바위 능선, 대성 능선 및 형제봉 능선이, 북쪽으로는 숨은벽 능선, 원효봉 능선, 의상 능선 등이 뻗어 내린다.
북한산 기슭에는 세검정과 성북동, 정릉, 우이동 등 여러 계곡이 있다.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주요 암봉 사이로 수십 개의 맑고 깨끗한 계곡이 형성되어 산과 물의 아름다운 조화를 빚어내고 있으며, 삼국시대 이래 과거 2,000년의 역사가 담긴 북한산성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 문화유적과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선사(道詵寺), 태고사(太古寺), 화계사(華溪寺), 문수사(文殊寺), 진관사(津寬寺) 등 100여 개의 사찰, 암자가 곳곳에 있다.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는 신라 진흥왕(재위 540~576년)이 세운 순수척경비(巡狩拓境碑) 가운데 하나로, 한강 유역을 신라 영토로 편입한 뒤 진흥왕이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비문의 주요 내용은 진흥왕이 지방을 방문하는 목적과 비를 세우게 된 이유 등이 기록돼 있으며, 대부분 진흥왕의 영토 확장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진흥왕 순수비는 1972년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 보존하고 있으며 비봉에는 복사본이 설치되어 있다.
숨은벽 능선 코스
인수봉에서 북쪽으로 댕기를 따아 내린 듯 뻗어 내린 우람한 암릉의 설교벽 암릉과 백운대에서 북서쪽으로 염초봉, 원효봉을 향해 뻗어 내린 원효 능선 사이로 뻗어 내린 능선이 숨은벽 능선이다. 사기막 능선이라고도 한다. 양 능선 사이를 허전함을 채우려고 뻗어 내린 능선 같다. 숨은벽 능선의 송곳처럼 뾰족한 정상부가 숨은벽 암릉이다. 능선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숨어 있기 때문에 숨은벽이라 한다고 한다.
숨은벽 능선 산행은 북한산을 숨겨진 뒷문으로 들어가 앞문으로 나오는 기분이 든다. 숨은벽 능선 산행은 밤골 매표소에서 숨은벽 능선을 타고 오르다가 숨은벽 바로 아래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서 계곡을 타고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 능선으로 올라선다. 북한산 정상부에서 북쪽으로 뻗어 내린 장쾌하고 우람한 암릉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9년 동안 자연휴식년제로 지정되어 있다가 2006년 1월 해제된 후 인기 있는 산행코스가 되었다.
가을이면 우람한 암릉과 어우러진 단풍이 아름다워 북한산 단풍산행 명소 코스이기도 하다. – 한국의 산하
황금돼지해 설 연휴는 2월 2일 토요일부터 2월 6일 수요일까지 장장 5일간이나 된다. 그중 토요일은 정기 산행 겸 해산물 산행으로 강화도 마니산을 다녀왔다. 그리고 조용히 집에서 헌신적으로 봉사 후 설 다음 날인 6일 수요일은 딱히 할 일도 없고 내가 가까운 산에 간다고 해서 뭐라고 할 분위기도 아니라 오랜만에 숨은벽을 다녀오기로 했다. 혹시 같이 갈 동무가 있나 등산방에 의사를 타진해 보았지만, 아직 환자인 지리 조만 반응이 있었다. 완치되지 않은 지리 조의 어깨로 네 발을 써야 하는 겨울 북한산은 무리라는 생각에 자제시키고 나니 단독 산행이 되었다.
단독 산행인 이상 누군가 같이 간다는 전제하에 세워놓은 산행 계획을 전면 수정해 오랜만에 북한산 들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설교벽이나 상장능선을 탈까도 생각해봤지만, 혼자서는 위험하다는 직감에 포기하고 숨은벽 정상과 백운대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노적봉 정상 나폴레옹 바위에 앉았다가 오기로 했다. 그리고 하산은 바로 노적사로…. 숨은벽 정상을 오르는 방법 중 내가 선호하는 것은 구멍바위에서 밤골이 아니라 사기막골로 내려가 사기막골 정상에서 숨은벽 정상을 거쳐 호랑이굴을 통해 백운대로 오르는 것이지만, 혼자서 하기엔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해서 가볍게 밤골 정상에서 숨은벽 정상에 올랐다가 백운대로 오르기로 했다. 노적봉 동봉이야 누구나 가는 거고, 서봉 암벽은 몇 번 기어올라봐서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노적사로 바로 하산하는 코스도 몇 번 다녔던 길이고…. 준비물이야 혼자 가는 거니 1인용으로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가장 작은 코펠과 버너를 들고 가고 라면 하나에 햇반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 물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비상식과 혹시 몰라 아이젠과 스패츠를 챙겼다. 수요일 9시경 집을 나서기로 한 이상 아침에 준비물을 싸면 될 거라는 생각에 미리 배낭을 싸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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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경 기상해 아침을 먹고 배낭을 싸서 집을 나선 시각이 9시가 좀 넘어서다. 9시 10분경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막 도착한 704번을 타고 효자리를 향해 갔다. 설이 지난 설 연휴 마지막이라 그런지 승객 대부분이 등산객이었다. 70% 정도의 등산객이 북한산성 입구에서 내리고 나머지 80%가 나와 같이 효자 2통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 등산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 시각이 9시 39분이었다. 밤골로 들어서는 순간 입구의 변화에 놀랐다. 원래 버려진 밭이었던 왼쪽에 전원주택으로 보이는 주택 두 채가 들어서 있고 오른편으로는 식당이 자리를 잡았다. 식당이 자리 잡은 지는 꽤 되긴 했지만. 그 식당을 지나 국사당에 도착하니 차량 서너 대가 마당에 주차해 있었다. 굿을 하러 온 걸까? 산에 오르기 위해 주차만 시킨 걸까? 궁금해하며 탐방센터 쪽을 보니 십여 명의 등산객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을 지나쳐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한 시각이 9시 42분이다. 숨은벽 전망대를 향해 500여 미터를 갔을까 갑자기 떠오른 생각! 라면 끓일 물을 가져오지 않았다! 아침에 생수 하나 챙겨야지 했는데, 깜빡했다. 오랜만에 노적봉 나폴레옹 바위에서 폼 잡고 라면 먹을 생각이었는데…. 마실 물이라곤 생강차 500mL가 전부라 라면 끓이는데 쓸 수가 없었다. 해결책은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려진 생수병을 주워 계곡물을 담아가는 것이다. 해서 계곡을 따라 오르는 동안 버려진 생수병을 찾느라 열심히 두리번거렸다.
그렇게 올라가는데 높이가 낮은 아래 폭포는 꽁꽁 언 한겨울이었지만, 그나마 북한산에선 높이가 좀 되는 위의 폭포는 거의 녹아 봄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하늘도 청명하고 햇살도 좋아 일기예보와는 달리 오늘 시야가 꽤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착각이란 게 밝혀졌지만. 10시 8분 숨은벽, 백운대 갈림길에 도착해 내 갈 길로 갔다. 그리고 10여 분 들개 산행을 하다 물에 떠 있는 빈 생수병을 발견하고 주위에 있던 나무를 이용해 내 쪽으로 끌어와 계곡물을 담아 보았다. 그런데 바닥에 구멍이 나 물이 줄줄 새고 있었다. 전혀 쓸모가 없는 병으로 쓰레기만 늘었다. 이 시점에선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여기서 방향을 틀어 숨은벽 전망대를 향해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해결책은 세 가지였다. 하나는 라면을 포기하고 가져간 비상식으로 점심 때우기. 백운대피소에 들러 생수 하나 사기. 그럼 200여 미터 왕복 400여 미터의 쓸데없는 산행을 해야 한다. 나머지는 주변의 등산객에게 구걸하는 거. 일단 밤골 정상에서 고민하기로 하고 숨은벽 전망대를 향해 올라갔다. 참고로 내가 오른 그 코스는 비법정 탐방로도 아닌 짐승의 길로 계속 오르면 숨은벽 전망대와 숨은벽 바위 능선 중간 갈림길에 도착한다. 그럼 다시 전망대를 갔다 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왕복 코스다!
나와 같은 산꾼이 많다 보니 숨은벽 능선 도착 50여 미터 아래에 몇몇 산꾼이 전망대로 빠지는 갈림길을 만들어 두었다.그래 봐야 그게 갈림길이라는 것을 알기 어렵지만. 하다못해 능선을 향해 오르는 이 길 자체가 비법정 탐방로에도 끼지 못하는 마당에 거기서 갈라지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일 리 만무했다. 해서 어떤 산꾼이 그 갈림길에 있는 조그마한 바위에 아는 산꾼만 알 수 있는 표시를 해두었다. 나는 매번 그 표시를 보고 갈림길을 찾느라 헤매지 않고 바로 전망대로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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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표시가 있는 바위를 찾으며 길을 만들며 올라가는데 능선이 바로 코앞에 있었다. 이 말은 내가 그 바위를 지나쳤다는 얘기다. 해서 뒤로 돌아 바위를 찾아 내려갔다. 그렇게 10여 미터 내려가서 다시 정상을 향해 위를 바라보니 내가 생각하는 바위가 보였다. 그 표시는 사라져 없었지만. 누군가 지운 듯했다. 그리고 그 갈림길에는 나무를 걸쳐 놓아 무심코 지나치기 쉬웠다. 요원이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거의 사라져 바위의 표시를 지우고 나무를 걸쳐 둔 것이 효과가 있었던 거 같았다.
어쨌든 10시 50분에 숨은벽 전망대에 도착했다. 숨은벽 전망대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 위치에서 좌로부터 나란히 있는 인수봉, 숨은벽 정상, 백운대의 전망이 가장 좋다. 그리고 왜 이 능선을 "숨은"벽이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 세 봉우리를 전면에 두고 좌로는 상장 능선과 도봉산이 뒤로는 해골바위와 노고산이 우로는 파랑새 능선과 장군바위 그 밑으로 바람골 모두가 절경이다.
삼각대를 펴서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는 동안 남녀 두 등산객이 전망대에 도착해 앞에 보이는 세 봉우리의 장관에 감탄을 연발하고 있었다. 전망대에는 그 남녀와 나 외에 사람이라곤 없어 내게 사진 찍어 달라고 부탁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귀찮지만 찍어줘야지 하고 있는데, 그냥 가버렸다. 응, 뭐지? 그렇게 감탄을 연발한 절경을 두고 그냥 간다고? 갑자기 아주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시 대슬랩을 행해 오르다 중간에 있는 바위에 오르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거에는 나무가 있어 그 나무에 의지해 올랐었다. 해서 나무를 찾아보니 등산객의 등쌀에 찢겨 밑동만 남아 있었다. 나무를 이렇게 만드는데 나도 일정 정도 기여했기에 죄책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라 일단 나무에게 사죄를 하고 다시 바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잡을만한 곳을 찾아 기필코 기어올랐다.
대슬랩 정면에 도착해 사진 몇 장 찍고 구멍 바위로 하산하려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뒤통수를 맞은 듯 띵했다. 내가 한동안 숨은벽을 안 온 사이에 구멍 바위에 철봉을 설치해 놓았다. 이건 뭐 왜놈의 후손도 아니고 기를 끊는 철심 박는 걸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어쨌든 잠깐 구멍 바위에서 사기막골로 내려가 인수봉 쪽으로 오를까 고민을 했다. 내가 싫어하는 같은 길을 왕복하지 않으려면 인수봉 쪽에서 숨은벽 정상을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같이 있었다면 그리로 갔겠지만, 단독으로 그쪽으로 가는 것은 위험해 여차하면 숨은벽 정상을 버리기로 하고 밤골로 내려갔다. 밤골 정상을 향해 오르며 정상 100여 미터 아래에 있는 약수에서 물 한 모금하려고 가보니 겨울 가뭄에 약수도 말라 간신히 물의 흔적만 있었다. 저 물을 마셔봐야 위에 좋을 거 같지 않아 사진만 찍고 계속 올랐다.
밤골 정상이자 호랑이굴 입구에 11시 41분에 도착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숨은벽 정상은 버릴 생각이었지만, 백운대로 가기 위해 거대한 백운대 바윗덩어리를 끼도 도는 순간 왼쪽의 숨은벽 바윗덩이가 올라오라고 유혹했다. 생각이고 뭐고 없이 바로 바위를 잡고 기어 오르기 시작했다. 오르며 우연히 밑을 보니 등산객 한 명이 내가 올라가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렇게 바위를 기어올라 정상에 도착한 시각이 11시 45분이다. 앞으로는 숨은벽 능선과 노고산이 우로는 인수봉, 좌로는 백운대가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어 그 두 봉우리보다 한참 낮은 이 봉우리가 외부에서 보일 리 만무했다.
강한 바람에 삼각대가 쓰러질까 봐 높이 세우지는 못해 내가 누워 인증을 찍으며 혼자 놀고 있는데, 내가 바위를 기어 올라가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그 등산객이 올라오더니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나 봅니다?"라고 해 "인증은 남겨야죠!"라고 답해줬다. 그리고 그 등산객의 부탁으로 인수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줬다. 그 후 내려가는 길을 물어 올라온 쪽으로 하산은 힘드니 백운대피소 쪽으로 내려가라고 일러주었다. 나도 짐을 챙겨 백운대를 향해 출발했다. 이 시점에선 노적봉 나폴레옹 바위에서 라면을 끓여 먹겠다는 생각은 버렸다. 비상식으로 대충 때우고 정 배가 고프면 노적사로 내려가는 계곡에 물이 있으면 그 물로 끓여 먹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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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벽 정상을 떠나 삼각산의 최고봉 백운대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22분이다. "3.1운동 암각문" 등을 사진으로 남기고 백운대를 떠나 노적봉을 향해 바로 떠났다. 더 있어 봐야 밀려오는 인파에 하산이 쉽지 않아 보였다. 백운봉 암문을 지나 용암문으로 향하는 만경대 우회로로 접어드는 순간 또 놀랐다. 2018년 9월 12성문 종주 시 데크 공사하는 걸 보기는 했지만, 그 공사가 끝나 데크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얼마나 많은 등산객이 다녔는지 완성된 지 채 5개월이 안 됐을 텐데 마치 4~5년은 된 거처럼 보였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노적봉이 보이기 시작해 유심히 살펴보니 빨간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비법정 탐방로를 눈에 확 띄는 빨간 옷을 입고 가는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노적봉 아래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47분이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바로 목책을 넘어 노적봉을 향해 올라갔다. 그리고 위에서 내려오는 아까 멀리서 본 빨간 등산복 일행을 만났다. 여성 1명, 남성 둘로 이루어진 팀으로 여성은 "어어…." 하다가 노적봉까지 끌려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중이었다. 공포에 질린 여성이 앞으로 남은 길에 관해 물어봐 지금까지에 비하면 장난이라고 일러주고 그들이 내려온 바위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12시 51분에 노적봉 동봉 정상에 도착했다. 삼각산을 사진으로 찍고 삼각산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건너 서봉의 나폴레옹 바위를 보고 갈 것인가 말 건인가 고민을 했다. 라면도 못 끓이는 마당에 가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강했다. 일단 동봉과 서봉 사이의 평지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 먹을 수 있는 것을 꺼내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이것저것 있었지만, 딱히 먹고 싶은 것이 없어 영양갱과 회무침에 빨갱이 마시는 것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그리고 서봉을 바라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언제 내가 다시 여기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 안 올라가면 당분간 오를 기회가 없을 거 같았다.
해서 모든 짐을 아래 두고 카메라만 들고 서봉에 기어올랐다. 노적봉 서봉 정상에 오른 시각이 1시 36분이다. 2016년 9월 17일에 올랐으니 햇수로 4년 만이다. 카메라를 바위에 두고 나폴레옹 바위에 앉아 인증을 찍고 주변 경치를 감상 후 서봉을 내려왔다. 암벽을 매달려 내려오다가 '아니, 내가 이걸 이렇게 쉽게?' 하며 스스로 놀랐다. 4년 사이에 바위에 매달리는 기술이 많이 늘었다.
아래에 펼쳐 놓은 짐을 다시 싸 배낭에 넣고 노적사를 향해 내리꽂아 2시 15분에 노적사에 도착했다. 노작사에 도착해 삼성각에서 부처님과 대면했다. 삼성각에 부처가 있다는 것이 다른 등산객에게는 놀랍겠지만, 노적사에 대해서 남들이 잘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좀 있어 우리는 그러려니 한다. 2시 24분 노적사를 떠나 북한산성 입구를 향해 출발했다. 그리하여 3시 4분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산행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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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고프고 산행 뒤풀이로 삼오순대에서 순댓국에 빨갱이를 마실 생각에 시간 있는 친구는 삼오순대에서 3시에 보자고 했는데 내가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이 3시니 삼오순대에 도착하면 3시 반경이다. 30분가량 늦었지만, 시간 되는 친구가 없어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시외 34번 버스가 와 바로 타고 불광동으로 갔다. 와이프가 시킨 장 보는 일은 삼오순대에서 요기를 한 후에 할 생각으로 먼저 삼오순대로 갔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 식당은 그날까지 설 연휴 휴무였다. 대안이 없어 일단 장을 먼저 보기로 하고 NC 백화점으로 갔다. 와이프가 사 오라고 시킨 것에 소주 몇 병 추가 하는 등 장을 보는 동안 대조시장에 삼오가 아니라도 순댓국집이 몇 개 더 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장을 보고 그 식당으로 가니 다행히 그 집은 문을 열었다. 순댁국과 빨갱이를 시켜 오랜만의 북한산 들개 산행을 자축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시각이 4시 반경이다.
결과적으로 "효자 2총 → 밤골 → 숨은벽 갈림길 → 전망대 갈림길 → 전망대 → 숨은벽 능선 → 구멍바위 → 밤골 → 밤골 정상 → 숨은벽 정상 → 백운대 → 백운봉 암문 → 만경대 우회 → 노적봉 동봉 → 노적봉 서봉 → 노적사 → 북한산성 입구'의 8.8 km(트랭글 기준), 5시간 29분의 들개 산행이었다.
오랜만의 북한산 들개 산행으로 아주 기분이 좋았다. 언제 다시 북한산 들개 산행을 할지는 나도 궁금!
첫댓글 산에 다녀온걸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으면 완벽한 들개산행이 될듯하다. 들개는 원래 들개들끼리만 신호를 주고 받지~~
ㅎㅎㅎ
빙고
그런데 이번 산행은 들개라고 부르기도 뭐한 게
너무 익숙한 길? 길이 아니라 코스라
산행기 고맙다. 굿정보가 될듯.. 들개산행기 종종 올려라.. 그외 산행긴 볼 시간이 없고...
(설악산 공룡 이후론 들개산행이 부럽지 않다. 전엔 정말 부러웠는데...왜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