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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어린 아이가 20여 년 뒤 사업에 성공해 고향에 5백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은 바로 36살 윤소아 씨인데요.
윤 씨는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두의 도움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약속했습니다.
안동준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고향인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서 넉넉하지 못한 유년시절을 보낸 윤소아 씨.
면사무소 직원이 TV 프로그램에 보낸 윤 씨 가족의 사연이 채택되며, 후원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 윤 씨는 남들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게 그저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윤소아 / 경기 고양시 토당동 : 그때는 되게 싫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게 누구의 어떤 잘못과 선택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그때 받은 후원금은 17살에 부모님을 연달아 여읜 윤 씨가 홀로 설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이후 고향을 떠나 사업가로도 성공했고, 3년 전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받아온 것을 되돌려주고 싶어서입니다.
[윤소아 / 경기 고양시 토당동 : 아이도 낳고, 가족도 생기고 하면서 그게 되게 감사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러면서는 이제 다시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들도 갈수록 더 커졌고….]
자신이 나온 초등학교와 부모님을 도와준 교회, 또 고향인 청평면에도 기부하기로 결심했고, 올해 초 20여 년 만에 면사무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과거 방송국에 연락해 후원의 다리가 돼 준 면사무소 직원과도 재회했습니다.
이제는 청평면장이 된 지병록 씨입니다.
[지병록 / 경기 가평군 청평면장 : 어렴풋이 윤소아 씨 어렸을 때 모습이 기억이 났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고맙게 잘 자라주고 성공하고, 그래서 또 지역을 찾아주고….]
이렇게 청평면에 5백만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매년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기로 약속해 명예 군민으로 선정된 윤 씨.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고향을 포함해 모두가 따뜻한 손길을 내민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윤소아 / 경기 고양시 토당동 : 저는 항상 행운이 너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서. 최소한은 제가 받은 만큼, 적어도 제가 기억하는 것들은 다 다시 갚고 싶다….]
모두가 어렵지만…" 올해도 나타난 80대 '기부천사' / SBS / 뉴스